친구

親口

〔라〕osculum · 〔영〕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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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에게 친구하는 동방 교회 주교.

교황에게 친구하는 동방 교회 주교.

공적인 전례 거행 중에 경의를 표해야 하는 대상이나 인물에게, 또는 평화를 나누기 위해 입맞추는 것.
지중해 문화권에서 '친구' 는 애정의 표현보다는 존경과 환영을 상징하는 행위로 더 많이 이해되었다. 성서에서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친구를 언급하고 있는데, 각기 처한 상황이나 사건의 내용에 따라 상징하는 의미가 다르다(창세 27, 27 : 29, 11 ; 1사무 10, 1 ; 2사무 14, 33 ; 루가 7, 45 ; 15, 20). 사도 시대에는 신자들이 사랑과 화해의 표시로 서로 입을 맞추는 것이 관행이었던 것 같은데, 특히 입맞춤과 평화를 긴밀히 연결시키고 있다.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시오"(로마 16, 16). "사랑의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시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를 (빕니다)"(1베드 5, 14). 이러한 입맞춤은 유스티노(Justinus, 100/110?~165), 히폴리토(Hip-polytus, 170~236) 등의 저서에 이미 전례 의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히폴리토의 《사도 전승》(Traditio Apostolica)에 의하면, 친구는 일치와 결합과 존경을 표현하는 행위로서 초기 교회의 전례 안에 도입되어 큰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전례 안에서 거행되는 친구는 존경과 일치를 표현하는 행동으로서 특정한 사람(로마 16, 16)이나 사물을 그 대상으로 하였다. 특히 사물에 대한 친구는 입술을 통한 접촉으로 그 사물이 지닌 특정한 힘이 전달된다는 생각에서 생겨난 것이다.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16장 16절에 언급되는 사도들의 풍습은 후대에 영성체를 준비하는 평화의 친구로 발전하였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Hipponensis, 354~430)는 서로 입술을 대는 것은 사랑과 마음을 주고받는 평화의 표지라고 해설하였다(Sermo 227 ; PL 38, 110 ; Sermo Denis 6). 그러나 친구 자체가 지닌 지나친 접촉성 때문에 볼에 직접 하는 친구 대신 다른 표현 형태로 발전하였다. 동방 교회에서는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 손에 친구하였고, 서방 교회에서는 성직자들끼리 하는 포옹으로 평화의 친구를 대신하였다. 특히 13세기 이후 영국에서는 이른바 '평화판' 또는 '입맞춤판' (osculatorium, pacificale, instrumentim pacis)에 친구하는 예식이 성행하여 널리 유포되었다. 이 예식은 사제가 '평화판' 또는 '입맞춤판' 에 먼저 친구한 후, 봉사자들과 신자들이 차례로 친구하며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평화 예식이었다. 이 '평화판' 또는 '입맞춤판' 은 교황 비오 5세(1566~1572)의 《로마 미사 경본》(Missale Ro-manum)뿐만 아니라, 1965년 예부 성성(현 전례 성사성)의 문헌(Ritus servandus, 1965, 77항)에도 언급되고 있다.
사물에 대한 친구 중에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의 친구는 전례 안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미사의 시작과 마침 때 하는 친구는 환영과 작별의 인사로서 전례 거행의 시작과 마침을 알려 주는 행위로 이해될 수 있다. 그 외에도 전례에 필요한 기물들을 전달하거나 사용할 때 하던 친구도 있는데, 특히 복음 봉독 후에 복음서에 하는 친구와 파스카 금요일의 십자가 경배 때 십자가에 하는 친구가 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발에 하는 친구는 본래 동방에서 유래하여 동로마 제국의 황실 예절을 통해서 서방 지역 교회에 전달되었다. 이 친구들은 모두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로써 성인 유해나 성화(Icon), 주교 반지(Anulus)에 대한 친구도 모두 이런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시간 전례를 성대하게 거행하는 주교좌 성당이나 아빠스좌 수도원에서는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때 제대에 분향하기 전에 친구가 이루어지는데, 이 관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친구가 표현하는 내용을 다른 행동들(인사, 악수, 포옹)로 대신 드러내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 결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는 전례 쇄신을 통해, 특히 미사에서와 그 밖의 예식에서 친구의 횟수를 상당히 많이 축소하였다. 더 나아가 《로마 미사 경본의 총지침》에 의해 제대와 복음서에 대한 존경은 각 국가의 고유한 풍습과 정서에 따라서 친구 대신 다른 표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232항).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주교 회의 결정에 따라서 미사 중에 제대와 복음서에 경의를 표시하는 방법으로 친구 대신 각각 정중하게 올리는 절이나 목례를 하도록 하였다(27, 84, 95, 141항). 그 밖에도 주교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주교 반지에 하던 친구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이 없다. (→ 평화 예식)
※ 참고문헌  J.A. Jungmann, Missarum Sollemnia I, Freiburg, 1962, pp. 402~409/ A. Ronald Sequeira, Gottesdienst der Kirche, vol. 3, Regensburg, 1990, pp. 35~36. 〔金錫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