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뒤에 얻은 맏아들.
하와는 카인에 이어 아벨을 낳았다(창세 4, 1-16). 카인과 아벨은 커서 각각 목축과 농사를 하고 사는데, 이들이 하느님께 바친 제물이 비극의 발단이 된다. 하느님은 아벨의 제물은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카인의 제물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카인은 하느님의 경고까지 무시하고, 동생을 들로 데리고 나가 그를 죽여 버린다. 그리고는 동생의 행방을 묻는 하느님께,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하며 퉁명스럽게 모른다고 잡아뗀다. 결국 카인은 형제를 살해한 죄로 생존의 바탕과 터전인 땅과 가족에게서, 그리고 생명의 바탕인 하느님에게서 쫓겨나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된다. 이렇게 철저한 소외를 짊어지고 사는 벌이 너무나 무거울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마다 자기를 죽이려 들 것이라고 카인이 한탄하자, 하느님은 사람들이 카인을 죽이지 못하게 그에게 징표를 찍어 준다. 카인은 아내를 얻어 자식을 보게 되는데, 그의 자손들에게서 도시와 악기, 금속 도구 등 여러 문명이 시작된다(4, 17-24).
창세기 4장 1-16절과 17-24절은 각각 설화와 족보로서 문학 유형이 다른데, 카인과 관련하여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은 설화 부분이다. 이 이야기는 위에서 요약한 것처럼 간략하고 명확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러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하느님은 왜 카인의 제물을 물리쳤고, 카인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가? 설화는 사전에 카인의 제물이나 사람됨에 대하여 아무런 평가도 내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때에 사람이라고는 카인 외에 아담과 하와뿐인데 사회에서 추방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누가, 왜 카인을 죽이려고 들 것인가? , '하느님이 카인에게 찍어 주었다는 징표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와 같은 질문들은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의도하는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귀결된다.
후기 유대교에서는 이 설화를 개인적 · 도덕적으로 해석하는데, 이러한 해석이 후기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 그대로 반영된다. 카인은 믿음으로 의인이 된 아벨과 달리(마태 23, 35 ; 히브 11, 4), 본래 믿음 없이 "불의한 자"로서 질투와 분노로 살인을 저질러 스스로 스러져 간 인물이다(지혜 10, 3 ; 1요한 3, 12ㄴ). 그는 결국 "악마에게 속한 사람" 으로서, 그가 걸어간 "카인의 길"은 그리스도 인들이 조심하여 따르지 말아야 한다(1요한 3, 12 : 유다 11절). 카인은 악인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내용이 창세기에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카인이 "불의한 자" 또는 "악마에게 속한 사람"이라는 것은 그의 사람됨에서 드러난 성격이 아니라 후대 사람들이 그의 살인에서 추정한 성품이다. 그래서 역사 비평적 방법론의 대두와 함께, 카인과 아벨의 설화를 집단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농부 카인과 양치기 아벨의 이야기는 정착 농민과 유목민, 농사와 목축, 가나안 농경지와 유다 남부 광야라는 두 가지 사회와 생활 방식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특히 카인 이야기를, 켄족(창세 15, 19 ; 1사무 15, 6 등)-우리 말에서는 '카인족' 이라고 옮겨야 옳을-의 기원을 우의적으로 밝히는 민담으로도 이해한다.
창세기 4장 1-16절은 17절 이하가 아니라 2-3장과 직결된다. 카인과 아벨 설화는 에덴 설화의 절정이 아니다.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이 단순히 살인으로 귀결된다는 것도 아니다. 두 설화는 구조와 내용이 비슷하다. 모두 다 죄를 짓고 하느님에게서 벌을 받으며 하느님과 대화를 하고, 벌의 결과로 에덴 밖 또는 에덴 동쪽에서 살게 된다. 창세기 2장 4ㄴ절-4장 16절은 하느님의 피조물인 인간의 두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학과 신학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또한 인간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만 사는 존재가 아니라, 삼각 관계 속에서 생존하게 되어 있다. 2-3장은 부부로서의 인간을, 4장 1-16절은 (넓은 의미의) 형제(자매)로서의 인간을 서술한다. 그래서 창세기의 이 두 단락은 상호 보완적이다. 둘 다 창조주 하느님을 마주한 한 인간의 두 면을 보여 준다. 자유 의지를 지닌 인간은 이미 그 안에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과 살인이라는 범죄의 씨앗을 담고 있다. 인간은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4, 7). 그리고 하느님은 인간이 실패한다 하더라도 당신 앞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방도를 그들에게 마련해 준다. (→ 살인 ; 아벨 ; 창세기)
※ 참고문헌 H.C. Brichto, Cain and Abel, 《IDB》 Supplementary Volume, 1976, pp. 121~122/ C. Westermann, Genesis 1. Kapitel 1- 11(Biblischer Kommentar I-1), Neukirchen-Vluyn, Neukirchener Verlag, 2판, 1976/ R.S. Hess, 《ABD》 I, pp. 806~807. 〔任承弼〕
카인
〔히〕קַיִן · 〔그〕Καιν · 〔라 · 영〕C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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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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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은 아벨을 죽이고 아벨의 행방을 묻는 하느님께 모른다고 대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