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텔, 루돌프 (1853~1929)

Kittel, Rud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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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프로테스탄트 구약성서 학자. 《히브리어 구약 성서》(Biblia Hebraica, 1906)의 편집자로 유명하다.
〔생 애〕 키텔은 1853년 3월 28일 뷔르템부르크(Württemburg)의 에닝겐(Eningen)에서 태어나, 튀빙겐(Tübingen)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1871~1876). . 1876~1889년까지 교회에 봉사하면서 튀빙겐에서 강의하였고(1879~1881), 슈투트가르트(Shuttgart)의 김나지움(Gymmasium)에서 교편을 잡았다. 1888년에 튀빙겐 대학교의 교수 임용 심사에 통과되지 못한 후, 브레슬라우(Breslau) 대학교의 구약성서 강사로 초빙되었다. 이어 라이프치히(Leipzig) 대학교에서 구약성서를 가르쳤는데(1898~1924),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어수선하던 1918~1919년에는 학장으로서 크나큰 용기와 독창력을 발휘하였다. 1907년의 팔레스티나 연구 여행은 그의 후속 연구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1929년 10월 20일 라이프치히에서 세상을 떠났다.
〔연구 성과〕 키텔은 주로 이스라엘 역사와 히브리어 성서의 본문 비평 분야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남겼다.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그의 첫 저서인 《히브리 역사》(Geschichte der Hebräer, 1888/1892)는 성조들의 시기부터 유배 시기까지를 두 권으로 개관한 것이다. 이 개관은 히브리어 성서의 역사서에 대한 원천 비평 연구, 즉 야훼 전승 문헌(J)과 엘로힘 전승 문헌(E)이 판관기와 사무엘서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처음 부터 그는 성조들 시기의 역사적인 내용이 거의 알려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제계 문헌(P)은 대체로 유배 중이거나 유배 이후 시기에 생겨났다는 성서 비평학자 벨하우젠(J. Wellhausen, 1844~1918)의 견해에 도전하였다. 그 는 《히브리 역사》 제1권에서 벨하우젠의 6경 이론(Hexateuchkritik)을 비판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원역사와 초기 역사를 묘사한 구약성서의 역사성에 관한 주장을 문제삼았다. 그럼으로써 키텔은 모세 오경을 시기적으로 더 앞당길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구전 전승처럼 독자적이면서도 다양한 고대의 문서 전승을 끌어냄으로써 역사적인 기원의 진상을 파헤치려고 하였다. 그리고 모세 오경의 기원을 더 넓게 적용하는 것에 관한 가설에서 비롯된 원문의 특성이 역사서에서는 느슨하다는 점을 들어 논쟁하였다.
그 사이 팔레스티나에서는 고고학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고, 아마르나 문서(1892년부터 널리 알려졌다)와 함무라비 법전(1902년부터 널리 알려졌다)과 같은 중요한 본문이 발견되어 학계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키텔은 새롭게 발견된 고대 근동의 문헌을 이스라엘 이전의 가나안 역사와 문화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처음으로 사용한 학자였다. 특히 이스라엘 국가가 세워지기 이전의 시대를 전하는 구약성서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거나, 자주 그 뜻하는 내용을 발견하는 데 사용하였다. 그 결과 《동양의 발굴품과 구약성서의 역사》(Die orientalischen Ausgrabungen und die ältere biblische Geschichte, 1902)를 라이프치히에서 출판하였는데, 이 책은 1908년까지 5판이 간행되었다.
키텔은 지형학적인 연구와 고고학적인 유적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여, 《히브리 고고학과 종교사에 관한 연구》(Studien zur hebräischen Archäologie und Religionsgeschichte, 1908)를 펴냈다. 그는 역사를 소재로 한 출판물에서 성서 이외의 문헌 자료와 비교하는 데 관심을 보였으며, 바벨-비벨 논쟁(Babel-Bibel-Streites) 시기에 대중학문서인 《중요한 결과를 가져온 구약성서 학문》(Die alttestamentlichen Wissenschaft in ihren wichtigsten Ergebnissen, 1910, 1929⁵)을 출판하였다. 1907년에는 팔레스티나에서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저서 《히브리 역사》의 두 번째 권을 개정하여, 1909년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2》(Geschichte des Volkes Israel Ⅱ)란 제목으로 출판하였다. 개정판은 판관 시대를 추가하였고, 각 시대에 벌어진 사건들을 문화사적 · 정신사적 · 종교사적으로 폭넓게 묘사하였다. 동시에 이스라엘 역사를 다룬 책으로는 최초로 고고학적인 결과를 광범위하게 평가하였다. 1912년에 그는 석기 시대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구조로 제1권을 개정하였다. 이 책은 크나큰 반향을 일으켜 곧바로 재판과 개정판이 출판되었다(1권은 1925⁶ 2권은 1932⁷에 최종판이 나왔다). 키텔의 관심은 초기의 기본 시기로 모아졌기 때문에, 유배 이후의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분량은 적었다. 그가 세상을 떠날 무렵에 집필한 제3권(19281929)의 둘째 부분에 짧게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또한 《헬레니즘의 신비 종교와 구약성서》(Die hellenistische Mysterienreligion und das Alte Testament, 1924)는 키텔이 말년에 연구한 주제였다.
이스라엘 역사를 기술하는 데 있어서 키텔의 영향은 오래 지속되었다. 그가 쓴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는 창세기에서 열왕기 하권까지의 주석서처럼 널리 통용되어, 본문을 직접 해석하는 면에서는 다소 소홀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키텔에게는 히브리어 구약성서의 편집인이라는 공적이 있다. 그는 <히브리 성서의 새 간행에 대한 필연성과 가능성>(Die Notwendigkeit und Möglechkeit einer neuen Ausgabe der hebräischen Bible, 1901)이란 연구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의 노력으로 본문 비평에 따른 연구 성과를 참작한 비평 자료를 지닌 새 성서는 오래전에 편집되어 거듭 인쇄되기만 했던 판본을 대치하였다. 두 권으로 된 히브리 성서의 초판은 1906년에, 재판은 1909년에 출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텔은 더 오래된 사본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판본을 준비하였다. 이전까지 사용된 판본의 토대가 되었던 것은 1524/1525년에 야곱 벤 하임 이븐 아도니아(Jacob Ben Hayyim Ibn Adonijah)가 편집한이래 공인 본문으로 자리잡은 《제2 랍비 성서》였다. 그런데 이 성서는 후기 사본들을 많이 사용하여 원본과는 거리가 먼 절충 본문으로 판명되었고, 벤 아세르(ben Asher)가문에서 만든 가장 오래되고 훌륭하면서도 완전하게 보존된 수사본인 레닌그라드 사본(Codex Leningradensis, L)이 발견되자 그에 맞추어 전반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하였다. 키텔은 제3판을 펴내기 위한 작업으로 1929년에 창세기와 이사야서를 분책으로 출판하였는데, 이 판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8년 후인 1937년에 칼레(P. Kahle)의 편집으로 완성되었다. 레닌그라드 사본을 인쇄 본문으로 채택한 첫 번째 본문인 이 성서는 이후 수십 년 동안 구약성서의 대본이 되었고, 학문적인 작업을 곁들여 수많은 판본이 출판되었다. 여기에 제시된 본문 비평의 방법은 번역본들과 자유로운 교정을 통하여 하나의 원본문(Urtext)을 찾으려는 당대 학계의 연구 방향을 잘 시사해준다.
번역자와 주석가로서의 키텔의 활동은, 본문 비평가로서 참여한 그의 작업과 관련이 있다. 그는 처음의 두 판본에 있던 룻기뿐만 아니라, 카우츠(E. Kautzch)가 주관한 히브리어 성서(1894, 1922⁴)의 네 번째 공역 작업에서 판관기와 사무엘서에 주석을 붙인 번역판 작업을 하였다. 카우츠가 히브리어 성서의 외경을 편찬하는 데 있어서도(1900), 키텔은 시편에 입문과 주석을 달아 번역하였다. 또한 그는 열왕기(1900) 역대기(1902), 그리고 시편(1914) 주석서를 저술하였는데, 이 주석서는 폭넓게 보급되었다. (→ 성서 사본 ; 성서 신학 ; 성서 연구 방법론)
※ 참고문헌  C.T. Begg, John H. Hayes ed., Dictionary of Biblical Interpretation, Abingdon Press, 1999, p. 30/ B.S. 차일즈, 김갑동 역, 《구약 정경 개론》, 대한기 독교서회, 1987/ Ernst Würthwein, Der Text des Alten Testaments. Eine Einfilhrung in die Biblia Hebraica, Deutsche Bibelgesellschaft, Stuttgart, 1974⁴/ 장 루이 스카, 박요한 영식 역, 《모세 오경 입문- 오경 해석을 위한 지침》, 성바오로출판 사, 2001/ Karl-Heinz Bernhardt, 《TRE》 19, pp. 225~226. 〔李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