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驅魔
〔라〕exocismus · 〔영〕exo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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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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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의 구마식(뤼미네 작).
종교적 의례나 주술을 통해 사람이나 사물에서 악마나 악의 감염을 쫓아내는 행위. 가톨릭 교회에서는 그 의례 를 구마식(驅魔式)이라 하며, 한국 민속에서는 '귀신 쫓 음' 〔逐鬼〕 또는 '액막이' 〔度厄〕라고 한다. 구마의 대상 이 되는 악마는 종교나 주술의 성격에 따라 악령 · 악 귀 · 귀신 · 잡귀 등으로 표현되며, 한국 민속에서는 살 · 동티 · 부정 · 액(厄) · 질병 · 우환 등도 그 범주에 넣고 있다. 특히 귀신 쫓음은 '쫓는다' 이외에 '물린다' , '내 린다' , '내몰다' , '풀어 먹인다' 라는 동사로도 표현되었 고, 이들 모두를 '풀다' 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씻음' 도 구마의 전제이거나 구마 그 자체로 간주될 수 있고, 양재(禳災) 또한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I . 성서적 고찰 주문을 외우거나 주술적 의식을 통하여 어떤 사람, 짐 승, 사물 또는 장소에서 악령을 축출하는 행위. 〔구약성서와 초기 유대교〕 수메르과 아카드의 원시 종 교에서는 악령들은 신계(神界)와는 무관한 어떤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령 들은 신들의 후예로, 특히 하늘신 아누의 후예로 간주되 었다. 악령들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재앙의 원인 자이고, 사람에게 신체적 · 정신적 질병을 유발시키는 존 재라고 생각되었다. 구마는 마술을 부리는 제관(아카드어 로 아쉬푸 또는 칼루)의 직무였다. 대체로 제관은 악령의 모형을 만들어 주문을 외운 다음 부수거나, 악령 들린 사 람의 모형을 만들어 악령이 그 사람에게서 나와 모형 속 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함으로써 악령을 퇴치하였다. 고대 중동에서 구마가 매우 흔한 일이었음을 볼 때, 구 약성서에 구마에 관한 직접적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이스라엘이 야훼 이 외의 신을 엄격히 금한다는 뜻에서 마술 행위를 전적으 로 죄악시한 때문에 비롯된 현상이 아닌가 싶다(출애 22, 17 ; 레위 19, 30 ; 20, 6. 27 ; 신명 18, 9-12 ; 1사무 28, 3. 9 ; 에제 13, 17-23). 구약성서 전체에 걸쳐서 악령이 사 람을 괴롭히는 이야기는 오로지 사울 이야기에서만 발견 된다(1사무 16, 14-16 : 18, 10 : 19, 9). 그러나 악령에 사 로잡혀 괴로워하던 사울이 소년 다윗의 피리 소리로 진 정된다는 이야기는 고대 중동의 구마 이야기와 사뭇 달 라서 구마에 관한 언급으로 보기가 어렵다. 그런가 하면 구약성서에는 죽은 자의 혼백을 불러내는 일(1사무 28, 7-25 ; 2열왕 21, 6 ; 이사 8, 19), 문설주에 피를 발라 죽 음의 사자가 오지 못하게 하는 일(출애 12, 21-23), 나병 환자가 요르단 강에서 일곱 차례 씻어서 치유되는 일(2 열왕 5, 10. 14) 등을 비롯해서 마술 행위와 관계 깊은 풍 습이 상당수 발견된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 구절들이 실 제로는 구약 시대 이스라엘에서 구마 행위가 성행하였음 을 간접적으로 반영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바빌론 유배기에 이란의 혼합 종교와 만나면서 이스라 엘에는 귀신에 관한 교설과 더불어 악령 추방 예식, 특히 정결 예식이 발전하여 헬레니즘 시대에는 아주 성행하게 되었다. 토비트서에는 토비트의 아들 토비아가 물고기의 간과 염통을 태운 연기로 귀신을 쫓아내는 이야기가 나 온다(토비 6, 7-8. 16-17 ; 8, 2-3). 1세기 때의 유대 역사 가 요세푸스는 솔로몬이 위력 있는 귀신 축출자로 명성 을 떨쳤다고 전한다(유대 고사 8, 46-49). 바빌론 탈무드 는 랍비 아카 벤 야곱이 머리 일곱 달린 마귀 용을 기도 를 통하여 물리쳤다고 전한다(끼두신 29b). 〔예수의 구마〕 같은 시대의 유대교와 마찬가지로 신약성서도 질병의 원인을 악령으로 돌린다. 예수가 질병은 귀신 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라고 믿었음 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록 자료(Q)에 해당하는 베엘제불 논쟁(마태 12, 22- 30. 43-45 ; 루가 11, 14-26)은 역사적 예수에게 소급될 개연성이 높은데, 여 기에서 예수는 그 당시 유대인들이 병 마를 내쫓음으로써 질병을 치유한다는 것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당신도 같은 방법으로 치유를 베푸는 것이다. 예수 는 말씀으로 귀신들을 위협하기도 하며 (마태 17, 18 ; 마르 1, 25 ; 3, 12 ; 9, 25 ; 루가 4, 35. 41 ; 9, 42), 말씀으로 많은 귀신들을 축출하기도 한다(마태 8, 16). 또한 악령들을 사람에게서 나오도록 명 령하기도 하며(루가 4, 35 ; 8, 29 ; 마르 5, 8 ; 참조 : 사도 16, 18), 침으로 귀먹 은 벙어리와 소경을 고치기도 한다(마르 7, 31-37 ; 8, 22-26 ; 요한 9, 6). 병자를 만지거나(마태 8, 3. 15 ; 9, 29 ; 20, 34 ; 마르 1, 31. 41 ; 루가 5, 13) 손을 얹음 으로써(마태 9, 18 ; 마르 5, 23 ; 6, 5 ; 7, 32 ; 8, 22-26 ; 루가 4, 40 ; 13, 13) 병마를 몰아내기도 한다. 〔종말론적 사건으로서의 예수의 구마〕 유대인들은 종말에 악마와 귀신들이 권능이 약해지리라고 기대하였는데 (1QS 3, 24-25 ; 4, 20-22 ; 1QH 3, 18 ; 1QM 1, 40-41), 예수는 병자를 치유하 는 자신의 행위를 사탄의 세력들에 대 한 투쟁에서의 승리로 이해하였다(마르3, 27). 이 투쟁에서 예수는 귀신의 두목인 베엘제불의 힘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마르 3, 22), 하느님의 영(마태 12, 28) 또는 하느님의 손가락(루가 11, 20)에 의존한다. 감옥에 갇힌 세례자 요한의 질문("당신이 오실 분이십니 까?)에 대한 답변에서 예수는 자신의 치유 행위가 이사 야서에 기록된 종말론적 예언들(29, 18-19 ; 35, 5-6 ; 61, 1)의 성취임을 암시한다(마태 11, 4-6 ; 루가 7, 2223). 사탄의 세력이 쇠락하리라는 유대인들의 종말론적 희망, 예수의 종말론적 자기 이해, 그리고 그의 치유 이 적들은 상호간에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어록 자료에 의하면 예수는 자신의 귀신 축출 행위를 하느님 나라 도래의 시발점으로 이해한다(마태 11, 4-6 ; 12, 28 ; 루가 7. 22-23 ; 11, 20). 귀신을 축출하는 예수의 권능은 사탄의 권능보다 크며(마르 1, 21-28), 사탄은 멸 망하고 그의 권능은 결박당한다(마르 3, 26-27). 예수는 제자들에게 귀신을 추방하며 병을 치유하는 능력과 권세 를 준 다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도록 그들을 파견한다 (루가 9, 1-2 ; 10, 9). 귀신을 제어하고 돌아온 제자들을 향하여 예수는 사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루가 10, 17-18). 예수는 그를 비방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말한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귀신들을 쫓 아내고 있으니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여러분에게 왔 습니다"(루가 11, 20). 즉, 예수에게 있어서 귀신 축출과 치유 기적은 종말론적 사건으로서의 하느님 나라의 징표 요, 역사적 현존 양식이다. 〔원시 교회의 구마〕 예수의 제자들 또한 귀신을 축출 하는 능력과 권세로 귀신들린 자들과 병자들을 치유한다 (마태 10, 1. 8 ; 마르 3, 15 ; 6, 13 ; 루가 9, 1-2). 그들은 '예수의 이름' 으로 귀신을 내어쫓는다(마르 16, 17 ; 마태 7, 22 ; 루가 10, 17 ; 사도 3, 6. 16 ; 4, 7. 10. 30 ; 16, 18). 병자를 위한 기도(사도 9, 40 ; 28, 8)와 기름을 바르 는 행위도 '주의 이름' 으로 진행된다(야고 5, 14). 예수를 따르지 않는 유대인 구마자들도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 을 쫓아낸다(마르 9, 38-40 ; 루가 9, 49-50). 귀신 축출에 실패한 제자들의 이야기(마르 9, 18)는 예수의 이름으로 행한 구마가 언제나 성공하지는 못했던 원시 교회의 현 실을 반영한다. 바오로는 자신 의 질병을 사탄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치유를 위해서 세 번 이나 간구하였다(2고린 12, 79). 원시 그리스도교는 하느님 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부 활, 그리고 승천을 통하여 악마 의 세력들을 제어시켰으며(에페 1, 20-22 ; 4, 8-10 : 필립 2, 9 이하 ; 골로 2, 10. 15 ; 히브 2, 8. 14), 그들을 예수에게 복종 케 하였다(히브 10, 13)고 증언 한다. 루가는 심지어 베드로의 그림자도 병 고치는 능력이 있 다고 보도한다(사도 5. 15). 〔평 가〕 귀신 축출과 치유 이 적은 원시 그리스도교 선교 운 동에서 중요한 수단의 하나였 다. 당시 사람들은 질병이 악령 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라고 믿 었으므로 질병의 치유는 악령 을 추방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원시 그리스도교의 선교사들은 악령들을 추방함으로써 악령들에 대한 예수 의 승리를 확인하였다. 곧, 초대 교회에서 귀신 축출 행 위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하느님 나라 의 징표요 하느님 나라의 역사적 현존 양식으로서 의미 를 지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귀신 축출의 사회적 성격을 일별해 보자. 예수의 치유 대상들, 예를 들면 나병 환자(마르 1, 40). 악귀 들린 자들(마르 1, 23 ; 5, 2 ; 7, 26 ; 9, 17), 혈루증 여인(마르 5, 25), 소경(마르 7, 22 ; 10, 36), 벙어리(마르 7, 2) 등은 예외 없이 반사회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그 들은 사회의 중심부에서 밀려난 변두리 인생들로서 죄인 으로 낙인 찍힌 사람들이다. 이러한 반사회적 질병들은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착취, 문화적 소외 등 전통적 질서 가 붕괴되고 사회적 모순이 심화되는 현상과 밀접한 관 계가 있다. 예수 시대의 팔레스티나 민중들은 밖으로는 종주국인 로마 정권에게, 안으로는 자기 이익만 추구하 는 지배 계급에게 모든 것을 강탈당한 가운데, 온갖 반사 회적 질병에 시달려야 하였다. 귀신을 쫓아냄으로써 예 수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그들이 자기 자신과 사회적 인 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신약성서가 증언 하는 종말론적 사건으로서의 구마에 관한 이야기들은 로 마 제국의 치하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이스라엘 민중의 사회적 현실과 애환, 그리고 해방에 대한 그들의 강렬한 염원과 희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 참고문헌 M. Limbeck, Jesus und die Dämonen, Bilki 30, 1975, pp. 7~11/J. Schneider, exorkizō, exorkitēs, 《ThWNT》5, 1954, pp. 465~466/ K. Thraede, Exorzismus, 《RAC》7, 1969, pp. 44~117/0. Böcher, Exorzismus, 《TRE》 10, 1982, pp. 747~750/ 一, Dämonen, 《TRE》 8, 1981, pp. 270~286/ G. Theißen, Urchristlichen Wundergeschichten, Gütersloh, 1974/ P. Hollenbach, Jesus, Demoniacs and public Authorities, AAR XLIX 4, 1981, p. 582 이하/ 안병무, 《갈릴래아의 예수》, 서울, 한국신학연구 소, 1990, p. 145 이하. 〔金明洙〕
II . 한국 전통의 구마 〔유래와 변천〕 한국의 구마 주술은 신라 시대에 그 자 세한 기록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기원은 더 올라간 다. 불교 전래 이전부터 고대 사회에는 샤머니증(巫覡信 仰) 전통이 널리 퍼져 있었고, 그 신앙 안에서 원시 사 회의 구마 행위가 주술사를 통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 다. 신라 왕명의 하나인 차차웅(次次雄)이 주술적인 무 (巫)를 의미하는 것도 이와 같은 샤머니즘의 전통이 이 어져 온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제정 분리가 이루어지고 불교가 전래된 이후에도 민간 신앙으로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특히 신라인들은 노래가 천지와 귀신을 능히 감동시킨 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향가(鄕歌)를 통해 각종 괴변, 즉 일변(日變)을 비롯한 천지의 재변과 적의 침입 등을 해 소시키거나 물리치고자 하였는데, 유명한 <처용가>(處容 歌)나 <혜성가>(彗歌)의 사례를 통해 볼 때도 열병신 또는 역신(疫神) 곧 병마를 노래로써 쫓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 향가인 '처용가' 는 춤의 힘과 어우러져서 달 램이나 섬김에 의해 간곡하게 귀신 쫓음을 행하고 있는 주가(呪歌)이며, 처용의 가면무에서 등장하고 있는 구나 (驅難) 의례는 계절의 전환에 따르는 재생 의례를 겸하 고 있다. 또 다른 구마 주술의 사례는 《수이전》(殊異傳) 에 실려 있던 '심화요탑' (心火繞塔) 곧 '지귀(志鬼) 얘 기' 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즉 역졸(驛卒)의 처지를 돌아 보지 않고 감히 여왕을 짝사랑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 자, 죽은 뒤에 원한의 불 귀신이 된 지귀는 사방에 불을 지르고 다니게 된다. 여왕이 이 사실을 알고는 그를 달래 는 주시(呪詩)를 써서 붙이자 더 이상 불이 나지 않았다 고 전해져 있다. 고려에 이르러는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군마 대왕' 을 비롯하여 무당들이 굿거리에서 사용하였음직한 귀신 쫓음의 노래가 기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뜻이 통하 지 않는 허사(虛辭) 및 의성어만으로 된 주시가 포함되 어 있는 점에서는 주시의 전문성 내지 독자성이 우세하 게 확보된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또 신라인들이 불력 (佛力)을 빌어 구마 행위를 하고자 했음에 비해 고려에 와서는 도교의 신앙 원리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리 고 실제에 있어서는 달램이나 섬김이 아니라 위협 내지 는 협박에 의해 귀신을 쫓는 주가로 탈바꿈하게 되었고, 신라인들에 의해 문신(門神)으로 섬겨져 액막이 구실을 하던 처용 그림은 고려에 와서는 오방(五方)의 액을 적 극적으로 몰아내는 구나의 신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후 조선을 거쳐 근대 및 현대에 이르기까지 구마 행 위는 각종 세시 풍속에 스며들게 되었다. 세시 풍속으로 시행된 각종 귀신 쫓음은 일반적인 구마 행위나 주술의 원리가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면 호남 지방의 '잰부닥 불' 은 일종의 모닥불이지만 피마지대나 굵은 왕대를 섞 어 태우면서 크게 폭음이 일게 하는 것으로, 이것은 궁중 나례(儺禮)의 일환으로 시행된 방포(放砲)나 폭죽(爆竹) 에 비교될 수 있다. 또 정초에 논밭을 태우는 것도 병마 와 액을 쫓는 효능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와 비슷한 사례로 들 수 있다. 한편 세시 풍속 중의 하나인 정월의 '지신밟기' 〔埋鬼〕나 선달의 '마당밟기' 또한 전형적인 구마 주술의 하나로 간주될 수 있다. 물론 그 행위에서 보이는 연희 내지 연극적인 귀신 쫓기는 유사 주술이 겹 쳐진 은유 원리의 주술인 동시에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 는 결과를 실제로 일어나기 이전에 모방하는 '사전 모방 의 주술' 로 볼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고대에서 시작되어 조선을 거쳐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구마의 전통은 여러 가지로 변모되면서 한국인의 종교 심성에 많은 영 향을 끼쳐 왔다. 〔종류와 속성〕 귀신 쫓기의 종류는 그 의례 내지는 주 술의 형태로 보아 '비손' 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개인적 인 '고사' , 구마의 전문가인 무당이 주재하는 '푸닥거 리' 와 '굿' , 마을 공동체의 집단적인 의례나 주술 등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 중 비손은 가정 안에 우환 이나 재난 또는 질병이있을 때, '가정 무당' 이라고 불러 도 좋을 주부가 천지 신명이나 일월 성신, 조상신 등에게 도움을 청함으로써 구마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눈 병을 다스리기 위한 '삼 내림' 도 주부가 직접 주관하는 주술이지만, 이 경우는 병마보다는 병의 증세 자체를 물 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로, 무당 굿 또는 작은 규 모의 푸닥거리는 부정 맑힘 이외에 조상신, 대감신, 그 밖에 신장이나 몸주 등의 도움, 무당 자신의 권능 등 세 가지 기능 내지 힘이 상승됨으로써 구마를 하게 된다. 이 경우 무당의 권능은 노래와 주문〔眞言〕, 그리고 춤과 몸 사위 등이 굿판 차림새 및 무구(巫具) 등의 힘과 어우러 져 발휘되고 있다. 한편 강원도 지역의 '경꾼' 곧 남자 무당은 경 읽기로 악귀의 넋을 통이나 병 속에 가두어 놓 고는 밀봉한 다음 재를 뿌려 땅에 묻음으로써 축귀(逐 鬼)의 결과를 얻기도 한다. 셋째로, 마을 공동체에서는 계절적인 통과 의례에 임하여, 아니면 특별한 재난이나 질병에 임하여 각종 주술로써 귀신 쫓음을 행한다. 가령, 별신굿만 해도 그 자체가 기복(祈福)을 겸한 귀신 쫓음 의 기능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구마의 속성을 분류함에 있어서는 몇 가지 기준을 설정할 수가 있다. 그 첫번째 기준은, 구마에 이 용되는 물질적 수단 곧 주술적 도구 내지 물질에 따른 것 이다. 이들이 일종의 '마나' 곧 영력(靈力)을 갖춘 실체 임은 분명하지만, 영혼을 가진 실체로 간주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중 영력이 있다는 물질로는 불과 연기, 재, 물(정화수), 소금, 피(여성의 경혈 포함)와 침 등의 인간 체액, 말피나 닭피, 그리고 황토흙, 솔잎, 곡물(팥이나 팥죽) 등을 들 수 있고, 그 도구로는 의 상, 칼, 가위, 창, 몽둥이, 침 이외에 징이나 북, 방울, 거 울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불칼, 불침 등은 두 가지의 영 력이 합쳐진 주술적 도구라고 할 수 있으며, 가시가 돋힌 엄나무 가지 이외에 복숭아 나무 가지 역시 귀신 쫓기에 사용되는 도구들이다. 특수한 경우 악취까지를 포함한 내음과 소리, 그리고 일정한 빛(백색, 순연한 흑색, 황색, 피 빛 등) 등도 그 구마의 도구로 볼 수 있다. 또 의상과 피 의 결합이라고 보여지는 경도가 묻은 여성의 속옷(속바 지)도 특수한 예이다. 이들은 특히 쾌감과 불쾌감, 맑음 과 더러움 등으로 대립되고 있는데, 불쾌한 소리와 고약 한 내음, 그리고 더러운 물질 등은 귀신들에게 견디기 어 려움을 안겨 줌으로써 그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되 었다. 한편 주술적 도구 및 물체들은 그것이 지닌 양기(陽 氣)로 인해 귀신 쫓음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으 니, 불 · 재 · 연기 · 소금 · 피나 황토색 또는 붉은 빛 등 이 이에 속하고 있다. 귀신을 음으로 간주하고, 이들 양 기에 의해 퇴치가 가능하다고 믿게 된 것이다. 그런가 하 면 주술적인 도구나 물체가 갖는 무기로서의 힘, 쇠붙이 로서의 힘에 기대어 귀신 쫓음이 가능하다고 생각된 경 우는 신라 탈해왕(脫解王)의 경우처럼 '스미드 샤마 곧 '야장무' (冶匠巫)의 개념과 무관할 수 없으며, 여기에서 는 쇠붙이에 대한 신앙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강 한 자극성(소금)에 대한 신뢰, 청정함(물)에 대한 신뢰 등 이 곧 구마의 동기가 된 경우도 지적할 수 있다. 뿐만 아 니라 인공적 심미성(審美性)을 수반하고 있는 주시(呪 詩), 부적, 주화(呪畵), 가면(假面), 그리고 각종 부호 등도 구마와 관련된 물질로 범주화할 수 있다. 이들은 인 간의 예술적 측면이 포함된 주예물(呪藝物)이며, 그중 정체가 확인되기 힘든 부호 내지 암호들의 기원은 청동 기 시대 이전에 제작되었을 일부 암벽화에까지 소급된 다. 구마의 속성을 살필 수 있는 두번째 기준으로는 쫓고 자 하는 자와 쫓기는 자 사이의 역학적 관계이다. 전자가 후자에게 빈다든가 아니면 전자가 후자를 달랜다든가 해 서 내치는 경우가 있고, 이와 달리 전자가 후자를 위협해 서 내치거나 물리적인 강압적인 수단을 씀으로써 내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천연두 귀신을 '마마' 라고 부르 고, 그만한 존칭에 어울릴 고사나 푸닥거리를 함으로써 내치려 하는 사례는 칼이나 창을 써서 잡귀를 내치는 사 례와는 아주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 구마의 속성을 살필 수 있는 세번째 기준으로 주술의 범주 및 그 비유법을 제시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감염 법칙과 유사 법칙의 주술이 귀신 쫓음으로 활용되는가 하면, 비유법의 원리도 활용되고 있다. 그중 감염 법칙의 주술이 대유법(代喩法)에 의한 것이라면, 유사 법칙의 주술은 직유(直喩) 또는 은유(隱喩)의 주술로 간주된다. 가령, 짚으로 만든 사람 모양의 인형을 만들고, 그 안에 저고리 동정이나 생년월일을 적은 종이를 넣어 도랑이나 개천에 버리는 '액막이' 의 사례는 곧 '액 쫓음' 으로, 여 기에는 은유 법칙의 주술이 유사 법칙의 주술과 중복되 어 있다고 할 수 있다. (⇦ 귀신 추방) ※ 참고문헌 金烈圭, 《한국 신화와 무속 연구》, 일조각, 1977/ 朴 桎弘, 《한국 민속학 개론》, 형설출판사, 1984/ 조흥윤, 《한국의 巫》, 정음사, 1983/ 柳東植, 《韓國巫敎의 歷史와 構造》, 연세대학교 출판 부, 1975. 〔金烈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