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야르 드 샤르댕, 피에르 (1881~1955)

Telihard de Chardin, Pie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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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야르 드 샤르댕.

테야르 드 샤르댕.


프랑스 출신의 예수회 신부. 철학자. 고생물학자. 〔생 애〕 테야르 드 샤르댕은 1881년 5월 1일 프랑스 사르세나(Sarcena)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10세 때부터 예수회가 운영하는 몽그레(Mongré) 칼리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정규 과목뿐만 아니라 지질학에도 몰두하였다. 18세 때인 1899년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 있는 예수회에 입회하였다. 이후 철학과 신 학을 공부하였으며, 1911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 는 신학 외에도 지질학, 고인류학, 고생물학을 공부하였 는데, 사제 수품 후인 1912년부터는 파리의 박물관에서 고생물학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이 터지자 위생병으로 참 전한 그는 이 기간 동안의 공로가 인정되어 전투 훈장과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1919년 말 파리 로 돌아와 진화론에 대한 연구 논문인 <제3기 시신세(始 新世) 말기 프랑스와 그 지층의 포유류들>(Les Mammifères de I'Éocèen inférieur français et leur gisements)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22년까지 소르본 대학의 교수가 되 어 잠시 강의를 맡았다. 그런데 그의 진화론적 인간관과 우주적 그리스도론 및 진화를 앞으로 이끌어 가는 신, 즉 과학적으로 추론된 신에 관한 사상이 위험한 것으로 간 주되어, 예수회는 해외 주재 연구라는 구실로 그를 중국 에 파견하였다. 이리하여 그는 1923~1946년까지 아시 아의 퇴적물, 단층들 사이의 상호 관계, 화석의 연대 등 에 대해 지식을 넓혀 갔으며, 인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북경 원인(北京原人, Sinanthropus Pekinensis) 의 두개골 발굴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1938년에는 《인 간 현상》(Le Phénomène humain, 1938~1940)의 초고를 완 성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6년에 파리로 돌아온 그 는 파리 과학 연구원과 콜레주 드 프랑스(Collège de France)에서 연구와 교수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그의 사 상 발표와 교수 활동은 제약을 받았으며, 철학 서적을 출 판하겠다는 희망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1951년 인류학 연구 기관인 뉴욕의 워너그렌(Wennergren) 재단의 상임 연구원으로 초청받아 그곳에서 일하게 된 그는 이 재단 을 위해 남아프리카로 두 차례에 걸쳐 고생물학 고고학 탐사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그는 1955년 4월 10일 부활 대축일 아침에 세상을 떠났다. 테야르 드 샤르댕의 주요 저서는 대부분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출판되었다. 과학적 진화론과 그리스도론에서 인류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제시하려고 하였던 그의 주장 에 대해, 교황청은 1962년 6월 30일 그의 사상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것에 대한 경고문을 발표하였다. 〔사 상〕 진화에는 법칙이 있다 : 테야르 드 샤르댕은 과학자로서 지질계로부터 생명 발생과 인간의 출현에 이 르기까지 우주를 하나의 통일체로 고찰하였다. 그는 이 와 같은 우주의 전체 구조와 의미를 알기 위해 우주를 하 나의 대상으로 놓고 현상학적으로 관찰하였다. 현상학적 관찰이란 우주의 본체론적(本體論的) 원인이나 본질을 규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감성이나 지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대상으로 놓고 드러나는 그대로의 모습 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과학 적 관찰이지 결코 철학적 · 형이상학적 관찰이 아니다. 그래서 테야르 드 샤르댕은 자신의 우주론을 '과학적 진 화 현상론' 이라고 불렀고, 또 '진화의 초물리학' (hyperphysics of evolution)이라고 하였다. 그는 우주를 결코 정 적(靜的)이고 완결된 어떤 체계로 보지 않고, 동적(動 的)이고 발전적인 즉 미래 지향적인 하나의 역사로 보았 다. 따라서 우주는 완성을 향해 진화하는 도중에 있다. 테야르 드 샤르댕에 의하면, 우주의 역사는 이미 120억 년이나 되었고, 이 우주가 그 완성점 즉 오메가(Ω) 점에 이르기까지는 앞으로 100만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한 다. 또 이 우주기를 넘어서면 물질이 영화(靈化)되는 새 세계가 닥칠 것이라고 하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완성 되어 가고 있는 이 우주에는 진화를 지배하는 법칙이 있 는데, 테야르 드 샤르댕은 그것을 '복잡화-의식의 법칙' 이라 불렀다. 이제까지 우주에는 무한대와 무한소라는 두 개의 방향만 있는 줄 알았는데, 테야르 드 샤르댕은 우주 진화에서 '무한 복잡' 이라는 현상을 포착하였다. 즉 우주는 인간을 기준으로 하여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방향과 아울러 무한소로 뻗어나가는 방향이 있는데, 그 것은 지구, 은하수, 성운(星雲), 우주 직경 등의 세계와 세포, 원자, 전자, 원자핵 등의 세계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이 세계에는 매우 단순한 것에서 매우 복 잡한 것으로 뻗어가는 제3의 무한 즉 '무한 복잡' 이 있 는데, 이것이 바로 우주 진화의 방향이다. 무한대의 방향 에서는 상대성이, 무한소의 방향에서는 양자 현상(量子 現象)이 나타나는데, 제3의 무한의 방향에서는 의식(意 識), 자유의 현상이 나타난다. 이 복잡화 현상은 유기적 관계의 복잡화를 말한다. 즉 사물이 구조상으로 복잡하 면 내적으로 더욱 큰 의식(정신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런데 테야르 드 샤르댕은 사물의 구성 요소를 외면 성이라 하고, 사물의 활성(活性) 또는 의식을 내면성이 라 불렀다. 이것은 쉽게 말해서 물질과 정신 혹은 질량과 에너지라 할 수 있다. 물질과 정신은 엄연히 구별되지만, 동일한 사물의 양면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모든 존재 는 그 내부에 진화의 에너지가 잠재해 있어서 언제나 더 욱 큰 복잡성과 더욱 큰 내면성, 즉 더 높은 의식을 지향 한다. 간단히 말하면, 우주 진화에 의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금부터 약 100만 년 전에 생명을 모태로 삼아 사 고(정신)가 돌연히 출현하였다. 이 사고의 창발이 바로 인간의 출현이다. 그 후 지금으로부터 약 3만 년 전 신석 기 시대가 시작되고 지혜인(智慧人, Homo sapiens)이 나 타나 집단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것을 공동 사고 (公同思考, Coreflection)라 부르는데, 이것은 100만 년 전의 인간 출현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임계점(臨界點)이 다. 그런데 3만 년 전 지혜인이 출현한 후부터 진화의 양 상은 달라졌다. 이제 진화는 자율 진화와 계획 진화의 양 상을 띠게 된 것이다. 인간의 출현과 진화 : 테야르 드 샤르댕은 생명 발생과 인간 출현이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두 개의 임계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출현은 가장 중요하고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진화의 새로운 단계이기 때문이다. 생명이 점차로 진화하며 고도의 복잡성에 달하였을 때, 그것은 인간화(hominisation)되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고 작용(思考作用)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화 단계' (hominising step to reflection)의 산물이다. 다시 말하면 인 간은 우연한 산물이 아니라, 언제나 더욱 고도의 복잡성 과 고도의 내면화를 지향하는 장구하고 점차적인 진화 과 정의 특수 산물이다. 이로써 세포는 '그 어떤 이' 가 되었 다. 물질의 씨가 있은 다음 생명의 씨가 있게 되었고, 마 지막으로 사고(思考)의 씨가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우주 발생' (cosmogenesis)은 인간이 지상에 출현하기 전에 시작되어, 무기물의 진화는 생명 발생을 준비하였 고, 생명의 진화는 인간 출현의 준비 단계가 된 것이다. 고등 동물-더욱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인원(類人猿) 에서 진화된 인간을 외적 · 신체적인 면에서 볼 때, 즉 동 물학적 견지에서 볼 때 고등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상대 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실상 인간은 고도로 진 화된 고등 동물(유인원)과 외견상 다를 뿐 아니라 본질상 으로도 다르다. 즉 고등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마치 생물 과 무생물 의 차이처럼 크고 결정적인 것이며, 양자의 차 이-무생물과 생물, 생물과 인간의 차이-는 진화의 임 계점이 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반성 의식, 다시 말해 서 단순히 무엇을 아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을 알고, 또 단순히 무엇에 대한 인식 능력만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 을 인식한다는 것을 아는 정신 능력(반성 능력)을 갖고 있 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은 자아 의식적(自我意識 的) 존재요, 자신과 자기 주변의 세계에 관해 반성할 수 있는 특이한 존재이다. 이러한 인간의 기능은 인간에게 수많은 새로운 특성, 즉 선택의 자유, 예견 · 계획 및 구 성(構成) 능력과 그 외 여러 가지를 부여하고 있다. 인간 은 스스로의 창조력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발전 시키고 지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세계의 미래는 인간의 수중(手中)에 달려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주의 진화는 새로운 국면과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이다. 이제 인간은 우 주 진화의 화살촉(spear head)으로서 진화의 목표를 향해 세계를 이끌고 나간다. 이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그 어떤 사물보다 월등하고 존엄함을 깨닫고 자부(自負)한다. 그 런데 인간으로 말미암은 진화는 염색체의 유전과 사회적 유전 및 지성과 자유 의지에 의한 고안(考案)이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진화는 개인 의 발전과 관련될 뿐 아니라, 개인 상호 간의 인격적 관 계에 근거한 사회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의 진화 에서 가장 중요한 현상은 증대하는 인류의 내면성과 통 일 과정인 사회화(社會1化)이다. 인간이 지상에 출현한 이 후, 인류는 수많은 가지로 벌어지려는 경향이 있는 다른 생물의 제종(諸種)과는 달리 분기(分岐)하지 않고 그 자 체 안에 응축되었다. 인류는 나누어지려는 경향보다 더욱 견고히 결합하고 상호 침투하여 통일되려는 경향이 있다. 테야르 드 샤르댕은 이와 같은 사회화 과정에 두 단계 즉 팽창기와 압축기가 있다고 하였다. 팽창기는 인간의 출현에서 근대(19세기)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으로서 인구 증가, 문화와 문명의 발전,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복잡 화, 기초적인 기술 공학의 진보 등을 특징으로 한다. 그 러다가 19세기 말에 이르러 이러한 팽창기는 끝나고, 세 계적인 인구 급증과 기술 공학 및 자연 과학의 급속하고 현저한 진보와 더불어 진화의 압축기가 시작되었다. 이 러한 현상으로 인류의 사회화가 갑자기 증대된 것이다. 이제 인류는 강제된 통일-지리적(地理的) · 정신적 만 곡(彎曲)-로써만이 아니라, 상호 인력(引力)에 의한 자유로운 통일로써 자신을 더욱 굳게 결속한다. 그런데 인류가 의식(내면성)을 가일층 증대(정신적 성장)하려면, 각 개인은 서로 공동 정신을 갖고 내적 인력과 일심(心)을 통하여 서로의 심정(心情)이 밀접하게 결부되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인류의 사회화를 위해서는 상호 이 해, 사랑 및 동감(同感)이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인 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고, 따라서 개체들로 구 성된 인간 사회는 사회의 각 구성원의 총화(總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는 각 지체(肢 體)가 제각기 어떤 생명체의 특수 기관을 이룸으로써 그 생명체가 지닌 공동 목표를 지향하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가 더욱 커지고 더욱 다양화될수록 인 간의 집단화는 각 개체의 특수성[個性]을 억압하거나 말 살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가 유기화하면 할수록 개체 는 더욱 개별화 또는 특수화된다. 그러므로 사회화와 개 성화(個性化, personalization) 간에는 언제나 상호 관련 성, 보완성 및 상호 의존성이 있고, 이에 따라 사회화와 개성화는 동시에 발전한다. 마치 수십억의 신경 세포로 이루어진 두뇌가 세포의 무수한 조합(combination)과 상 호 연결로 통일된 의식을 이루는 것처럼, 인간 개체는 상 호 간에 결합하여 일종의 초유기체(超有機體)를 형성하 고, 이러한 가운데에서 공동 의식(社會的 反省意識)과 초개성적(超個性的) 통일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사 회화 현상은 인류가 최대의 복잡성과 최고도의 의식을 지향하는 과정, 즉 집단적 두뇌화(cerebralization)의 점차 적인 과정으로 생각된다. 한마디로 인류의 진화는 점차적인 인류의 집단화, 내 면화 및 전체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통합과 기술화(technification) 및 지구의 점진적인 이성화(理性化)가 미래 인류의 진화에서 나타날 일반적 경향이다. 테야르 드 샤 르댕은 진화가 의식의 상승(上昇)으로서 복잡화 의식의 법칙에 따라 인류의 통일을 향해 계속 진행되면서 미래 로 연장된다고 본다. 진화의 궁극 목표 : 이처럼 세계는 복잡화-의식의 법 칙에 따라 더욱 큰 내면성(의식)을 지향하면서 하나의 거 대한 통일체, 즉 초유기체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 한 진화가 앞으로 무한정으로 계속될 수는 없고 어느 점 에 가면 끝을 맺는데, 이 점이 바로 진화의 종국점 즉 '오메가 점' 이다. 그런데 테야르 드 샤르댕은 과학적 진화 현상론에서 오메가 점을 포착한 후, 그리스도교 계시를 이용하여 우 주의 목적인 그리스도를 오메가 점과 동일시하였다. 그 리스도는 만물의 시작과 목적이고, 아울러 만물을 완성 하는 통일력이다. 테야르 드 샤르댕은 우주에는 결코 두 개의 다른 목표와 정상이 있을 수 없으므로, 진화 현상론 에서 언급된 오메가 점이 바로 계시에서 언급된 위격신 (位格神) 그리스도와 동일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진화의 궁극 목표는 유일한 '오메가-그리스도' (2-Christ)뿐이 다. 이 '오메가-그리스도' 는 진화의 원동력으로서 우주 의 진화를 앞으로 이끌어 가는 동시에 위로 이끌어 간다. 이리하여 진화는 전진하는 동시에 상승하며, '오메가-그 리스도' 는 과학의 신(神)인 동시에 신앙의 신이다. 따라 서 세계 진보를 지향하는 현세적 충동과 신에게로 나아 가려는 종교적 충동은 '오메가-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로 통일된다. 여기서 그리스도와 과학의 상호 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는 우주의 종점 즉 오메가인 동시에 우주를 진화시키는 진화의 원동력이며, 만물 안에 내재 하는 자연 법칙이고, 우주의 조화와 질서를 주는 통일 원리 즉 하느님의 지혜인 로고스이다. 이 그리스도는 영 원으로부터 성부와 함께 계시는 성자로서, 인간성을 입 고 육화한 분 즉 신인(神人)이다. 그런데 과학은 우주의 갖가지 현상을 관찰하고 거기에서 자연 법칙을 찾아내 는 것이므로, 결국 우주의 창조자인 하느님을 탐구하게 이끌어 간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과학과 종교의 상호 관련성과 보 완성이다. 과학은 신이 창조한 세계를 탐구하고 자연 법 칙을 발견하여 인류 복지에 응용하며, 종교는 과학적 업 적을 인정하고 과학의 진로와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그 런데 과학은 어디까지나 자기 고유의 연구 분야가 있어 서 자연 현상의 일부분만을 탐구하기 때문에, 우주 전체 의 문제나 인간 실존의 근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해답 도 줄 수 없는 것이다. 천문학자가 천체의 변화와 운동을 발견하고, 생물학자가 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내고, 의학자가 질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아내고, 물리학 자가 물질 세계 안에서 작용하는 역(力) 관계를 발견하 고, 지질학자가 지층의 구조와 지구의 연대를 알아낸다 해도, 그것으로 인간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인간 은 누구나 실존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과학은 종교의 영역에 넘겨야 한다. 또 과학이 만일 자기 본연의 사명인 '행복한 세계 건설' 을 외면하고 인류의 비극과 가공할 결과를 낳을 경우, 종 교는 과학의 자기 과장과 횡포를 견제하고 본래의 방향 으로 돌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반면 종교는 과 학의 직분과 능력을 충분히 이해하고, 과학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 과학에 대한 경시나 무지는 결국 종 교가 담당할 과학 시대의 선교적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 지 못하게 할 것이다. 종교와 과학은 대립되지 않는다 : 테야르 드 샤르댕의 진화론적 세계관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우주의 종국점인 오메가로서 우주 만물을 초월한 존재이자, 동시에 우주 안에 내재하여 진화를 이끌어 가는 진화의 원동력이자 우주의 완성자이다. 이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천상적인 것과 지상적인 것, 하느님에 대한 경배와 현세적 활동, 영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가 서로 결부되어 유기적인 관 련을 맺고 있다. 하느님이 창조한 세계는 바로 하느님이 내재하여 그 안에서 활동하는 세계인 만큼, 인간의 현세 적 노력은 우주 진화의 종국점인 '오메가-그리스도' 를 향해 세계를 전진시킨다. 이때 인간의 현세적 활동은 그 자체로 종교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인간의 현 세적 활동의 일면인 과학적 탐구는 바로 하느님에 대한 공경과 예배가 된다. 결국 종교와 과학은 우주 진화와 세 계 완성의 두 요소로서 전자는 세계를 위로, 또 후자는 세계를 앞으로 이끌어가되 이 양자는 '오메가-그리스 도' 안에서 종합된다. 〔평 가〕 테야르 드 샤르댕은 사제인 동시에 지질학자 이며 인류 고생물학자로서 지층의 구조를 면밀히 연구하 였다. 그리고 고생물의 화석과 인류의 두개골을 더듬어 보면서 고대 인간의 발자취를 탐구하고, 그 속에 함축된 인간과 우주의 의미를 숙고하고 재발견하려 하였다. 그 는 사제인 동시에 과학자였기에 무엇보다도 과학적 결론 인 진화론을 신학에 도입할 수 있었다. 또 과학과 종교를 종합하여 일원적이고도 미래 지향적인 세계관을 구상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현대 과학에서 지적 · 윤리적 위기 를 발견하고, 인류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심지어 인류 멸 망에 대한 공포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과 학적 진화론과 그리스도론을 제시하여 인류의 미래를 낙 관적으로 멀리까지 예시하였다. 이런 점에서 그는 현대 사상가와 신학자들 가운데 인류의 미래를 누구보다도 가 장 장엄하고 희망차게 열어 보인 사상가라 하겠다. 테야르 드 샤르댕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화 현상론을 세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일원론적 세 계관을 수립하여 종교와 과학의 종합을 시도한 것은 현 대 사상에 큰 공헌을 한 것이다. 더욱이 그는 과학에 대 한 회의와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게 과학의 본래적 사명을 역설하고, 우주 진화에서 차지 하는 인류의 위치와 역할을 명시하며 미래의 새로운 전 망을 예시하여 예언자적이고 혁신적인 신학자요 사상가 로 추앙받고 있다. 생전에 그의 사상은 이단적이라고 위 험시되고 원고는 출판 금지당하였으나, 사후 그의 사상 은 그리스도교 안팎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그리 스도론 ; 진화론) ※ 참고문헌  Teilhard de Chardin, The future of Man, London · New York, Colins & Harper, 1964/ 一, Human Energy, New York, Harcourt Brace Jovanovich, 1969/ 一, Le Milieu Divin, London, Collins Fontana ed., 1972/ 一, The Phenomenon of Man, London · New York, Collins & Harper, 1965/ 一, Science and Christ, New York, Harper & Row, 1968/ 一, Christianity and Evolution, New York, Harcourt Brace Jovanovich, 1971. 〔李洪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