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 성사 判功聖事 (라)confesio annua [프]confession annu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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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부활과 성탄을 준비하면서 받아야 하는, 한국 교회에만 있는 고해성사. [의 미]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라면 누구나 매년 사순 시기와 대림 시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 부활을 준비하면서 교회의 규정에 따라 고해성사를 받을 의무가 있다. 즉 1년에 두 번 예수 부활과 성탄 전에는 꼭 고해 성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때 신자들은 판공 성사표를 받아서 고해성사를 보게 되고, 교회는 성사를 받은 사실을 교적에 1년에 2회 기입함으로써 신자들의 신앙 생활 상태를 점검하고 돌보게 된다. 판공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용어로, 한자로는 '힘써 노력하여 공을 세운다'는 의미의 '판공' (辦功)과 '공로를 헤아려 판단한다' 는 의미의 '판공' (判功) 이 사용되었다. 아마도 전자는 교우 쪽에서 '판공을 받는다' 고 할 때, 즉 1년 동안 힘써 세운 공로를 사제로부터 판단받는다(察考)는 의미로 사용된 듯하다. 그리고 후자는 사제의 입장에서 '판공을 준다' 라고 할 때, 즉 1 년 동안 세운 신자의 공로를 헤아려 판단한다는 의미로 사용된 듯하다.

[교회법에서의 규정] '성교 사규' (聖敎四規)의 세 번째는,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는 1년에 적어도 한 번 고해 성사를 받을 것을 규정하였다. "이성을 사용하는 자는 매년 적어도 한 번은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의 고해성사가 판공 성사이며, 이를 '사규성사' 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1986년에 제정된 '전국 공용 교구 사제 특별 권한 은 "부활 영성체의 의무를 재의 수요일부터 삼위 일체 대축일 사이에 이행하면 되는 것으로 허락한다. 부활 영성체의 의무를 지키기 위하여 고해성사를 미리 받아야 한다"(7조)라고 규정하였다. 한편 1983년에 공포된 교회법에서 판공 성사에 대한 규정은 없다. 다만 부활 고해(confessio paschalis)와 영성체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이다. "모든 신자는 사리를 분별할 나이가 이른 후에는 매년 적어도 한 번 자기의 중죄를 성실히 고백할 의무가 있다" (교회법 989조). "모든 신자는 지성한 성찬을 영하기 시작한 다음에는 매년 적어도 한 번 성체를 영할 의무가 있다. 이 계명은 부활 시기에 이행하여야 한다. 다만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연중 다른 시기에 수행하여야 한다" (920조). 이러한 규정에 근거하여 1995년부터 시행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90조는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모든 신자는 1년에 적어도 한 번은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하여야 한다. 이 영성체는 원칙적으로 부활 시기에 이행되어야 한다(교회법 920조, 989조 참조). 우리 나라에서는 이 시기를 재의 수요일부터 삼위 일체 대축일까지 연장하고 있으므로(교구 사제 특별 권한 7조 참 조), 이때에 맞추어 판공 성사도 집전되어야 한다. 부활 판공 성사를 부득이한 사정으로 위의 시기에 받지 못한 신자는 성탄 판공 때나 다른 때에라도 받아야 한다(교회 법 989조 참조)."

〔한국 교회의 전통적인 사목 지침] 한국 교회에서는 신자가 판공 성사를 받기 전에 본당 신부가 신자들의 신앙 생활 상태를 성서와 교리 시험 등의 찰고를 통하여 확인한 후 성사를 주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으로 규정된 고해성사의 의무를 1년에 2회로 규정한 고유의 전통적인 관습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돌보기 위한 조처이다. 하지만 고해성사를 기피하려는 신자들의 경향이 있기 때문에, 판공 성사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교회는 판공 성사를 연속 3년 이상 받지 않은 신자를 '쉬는 교우' 또는 : '냉담자' (冷淡者)로 규정하여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판공 성사를 받은 후 성사표를 성실히 제출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본당에서는 신자들의 신앙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회 사목 자료를 작성 하기 때문이다. 판공 성사는 가능한 한 자신의 본당에서 받아야 되지만, 사정상 타본당에서 받은 경우에는 성사표에 고해 신부의 확인을 받아 본당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해외, 군대 또는 다른 지방에 장기 체류 중인 가족이 있는 경우,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가족이 본당에서 판공 성사를 받지 못하는 이유와 함께 사무실에 판공 성사표를 제출해야 한다. (V 부활절 고해 · 영성체 ; 사규성사 ; 성사표 ; → 고해성사) ※ 참고문헌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 역,《교회법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0/ 정진석,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해설》, 한 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5/ -, 《전국 공용 교구 사제 특별 권한 해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8/ 윤형중, <상해 천주교 요리》, 가톨릭출판사, 2002. 〔李康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