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미사

國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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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근 신부의 <국악 미사> 악보집.

강수근 신부의 <국악 미사> 악보집.


1987년, 예수 고난회 강수근(姜秀根) 신부가 한국 전통 음악(국악)의 어법에 따라 작곡한 미사곡의 이름. 근래에는 일반적으로 한국적인 미사곡들이나 성가곡들을 사용하여 거행되는 미사도 '국악 미사'라고 한다. 강수근 신부는 1972년 국악 중학교에 입학하여 국악을 공부하던 중 미사에 참여할 때마다 "왜 성당에서는 우리 나라 음악으로 된 성가는 부르지 않고 외국 음악으로 된 성가만 부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면서 국악 성가 작곡을 결심하게 되었다. 예수 고난회에 입회한 후 1987년, 군 생활 중에 국악의 어법에 따라 작곡했던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그 해 성금요일 전례 때에 사용하였고, 부활 대축일 때에는 새로 작곡한 '알렐루야'도 사용하였다. 당시 수련장이었던 손어진(Richard Thomson) 신부로부터 나머지 미사곡들도 모두 만들어보라는 권고를 받고 완성된 이 미사곡들은 1987년 9월 24일 미리내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경당 앞에서 거행된 전국 남자 수도회 수련자 대회 미사에서 처음으로 불려졌고, 같은 해 10월 17일 손어진 신부의 은경축 미사에서 정식으로 봉헌되었다. 이듬해 8월 KBS 국악 관현악단의 반주(이상규 편곡)로 녹음 테이프가 제작되고, 악보도 발간되었다. 이때 이 미사곡의 명칭이 '국악 미사'로 정해졌다. 〔내용〕 미사곡 9곡과 응송곡 4곡, 그리고 성가곡 '십자가 길의 성모' 등 모두 14곡의 전례 성가가 수록되어 있다. 이 곡들은 주로 5음계에 단선 위주이지만 부분적으로 양악식 화성을 도입하였고 선율은 특히 국악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미는 소리, 꺾는 소리, 굴리는 소리, 흘리는 소리, 맺는 소리 등을 사용하였다. 박자는 중모리 장단, 굿거리 장단, 자진모리 장단, 동살풀이 장단 등 전통적인 한국 장단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교회의 소중한 음악 유산인 그레고리오 성가의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시편 성가들은 교회 음악의 전통대로 신자들과 성가대가 교창 형식으로 후렴과 시편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성가대가 부르는 시편 부분은 무박자 형태에 한국적인 선율을 담아 길이가 다른 가사들도 무리 없이 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1980년 이후 토착화와 연관되어 몇 가지 중요한 성가곡들의 발표가 있었다. 손상오의 〈시편 성가〉(1987), 이종철의 <전례 미사곡집 바단조>(1988), 그리고 강수근의 <국악 미사>(1988)는 한국 교회 안에 전례 음악 토착화를 부각시킨 작품들이다. 이와 같이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점차 한국적인 성가들을 작곡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전례 음악의 토착화를 위하여 실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1994년 2월 '가톨릭 국악 실내악단'의 창단은 전례 음악의 토착화에 밝은 미래를 보여 주는 것이다. (→ 전례 음악) 〔姜秀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