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韓國殉教福者修女會
〔영〕Sisters of the Blessed Korean Marty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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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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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회 총원 전경 (서울 청파동).
일제하에 잃어버린 민족의 주체성을 회복하고 한국 천 주교회의 신앙 선조인 순교자들의 영성을 따라 살고자, 방유룡(方有龍, 안드레아) 신부가 1946년 4월 21일 개 성에서 창설한 수녀회. 현재 총원은 서울시 용산구 청파 동 2가 38-1에 위치해 있다. 〔설립 과정과 성장〕 창설자 방유룡 신부는 신학교 시 절부터 수도 생활을 원하였고 완덕에 이르러 성인이 되 고자 하는 뜻을 오래 전부터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수도 원 지망자들을 특별히 사랑하고 교육, 지도하는 데에 애 착을 보였다. 그는 신학교 시절 이미 한국에 진출한 외국 수도원들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 의 특별한 소명은 외국 수도원의 입회가 아니라 순수한 한국적인 수도원을 건립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는 당 시 일제 지배하에 있던 한민족의 암울한 시대상, 근대화 와 함께 서양 문명의 우월함을 앞세우며 유입된 서양 학 문과 가톨릭 교회의 수도 생활 및 외국인 선교사 · 수도 자들의 모습을 직시하면서, 한국인 사제로서 한국적인 수도의 맥을 이어 참된 구도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더욱 마땅하리라는 깨달음에서 나온 사명이었다. 방유룡 신부는 해주 본당 주임으로 재직하던 1936년 에 이후 수녀회의 초대 원장이 되는 윤병현(尹炳賢, 안 드레아)을, 1942년에는 개성 본당에 재직하면서 홍은순 (洪恩順, 라우렌시오)을 만났다. 방 신부는 바로 이 시기 에 수도원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게 되었고, 해 방 이듬해인 1946년 4월 21일 개성 본당 사무실에서 윤 병현, 홍은순과 함께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를 창립하 였다. 수녀회는 해방 직후의 혼란과 불투명한 미래를 내다보 며 우선 젊은이들의 교육과 민족 복음화를 위해 육영 보 통학교와 장미 양재여학원을 설립 운영하며 본격적인 사 도직 활동을 전개하였다. 1950년 3월에는 현 총원과 본 원이 자리잡은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으로 수녀회를 이전 하고 회원을 모집 · 육성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으며, 창 립자인 방유룡 신부의 노력으로 1951년 12월 12일 교 황청으로부터 수도회 인가를 받았다. 방 신부는 1953년 10월 남자 회원들을 위한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를 창립함으로써 한국적인 영성으로 살아가는 남녀 수도 회를 건립하겠다던 자신의 소망을 성취하였으며 이어 1957년 3월에는 재속회인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제3 회' 를 설립하였고, 1962년 10월에는 기혼 여성 · 미망 인들을 위한 수도 공동체인 '빨마회' (현 한국 순교 복자 빨 마 수녀회)를 설립하였다. 수녀회는 설립 후부터 순교자들의 유물들을 집중적으 로 수집하며, 모든 유물들을 연구 · 정리할 장소를 마련 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던 중 1967년 절두산에 순교자 기념관이 건립되자 서울과 떨어진 지방 거주 신 자들을 위해 부산에도 순교자 기념관을 세우기로 하고, 부산교구장 최재선(崔再善, 요한) 주교의 도움을 받아 이듬해 6월 부산 오륜대에 수녀 2명을 파견하여 분원을 설립하고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 결과 1977년 순교자 성당을, 1982년에는 한국 순교자 기념관을 개관하였다. 2001년 9월에는 수녀회 총원 내에 한국 순교자 영성 센 터를 개관하여 순교자들의 신앙 실천과 영성을 알리는 피정 · 강의 · 순례 피정 등 신심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3년 9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 이 센터를 개관하여 순교자 현양을 위한 모임과 강의 를 진행하고 있다. 2005년 6월 현재 수녀회는 종신 서 원자 436, 유기 서원자 73, 초기 양성자 25명 등 총 534명의 회원들이 있다. 〔영 성〕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의 영성은 한국 교회의 순교 역사와 순교자들의 신앙에 근거한다. 한국 순교 복 자회의 영성인 '면형무아' (麵形無我)는, 성체 축성으로 밀떡의 실체는 없어지고 그 형상만 남아 무(無)인 면형 에 그리스도가 오시어 면형이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가 되듯이, 내 인간적인 본성이 없어진 무아(無我)에 하느 님께서 오시어 하느님과 내가 하나됨을 말한다. 즉 "이 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는 것입니다" (갈라 2, 20)라는 것이다. 자기 비움의 정신, 나를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른 그 리스도의 정신을 따르는 것이자, 곧 순교자들이 죽음으 로써 자기를 버리고 신앙을 증거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 삶 안에서 자기를 비우고 살아가는 면형무아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방 신부는 점성(點性) · 침묵(沈默) · 대 월(對越)을 강조하였다. 점성 정신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서 가장 무(無) 를 닮은 존재로서 점(點)이 갖는 비움과 겸손의 길을 걷 게 할 뿐 아니라, 점처럼 작은 일에도 소홀함이 없고, 점 처럼 지나치기 쉬운 찰나에도 깨어 있어 순간을 성화하 는 삶을 말한다. 침묵 생활이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 니라 자기 없음과 자아 부정(自我否定)이다. 하느님과 합일하기 위해서 영혼에게 요구되는 극기의 과정 전체를 의미하므로 곧 자아의 죽음, 순교(殉敎)를 뜻한다. 대월 생활은 말 그대로 영혼이 현실적인 모든 것을 떠나 하느 님을 대면하고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영혼이 누리는 초 월적이고 신비적인 비상의 경지를 의미한다. 수도 생활 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현존 속에 살아가며 언제 어디 서나 하느님을 의식하고 하느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다. 결국 하느님을 관상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신비를 깨 달은 영혼은, 어떠한 인간적인 어려움과 한계 상황에서 도 매이는 것 없이 인간 세상이 만들어낸 모든 경계나 울 타리를 훌쩍 뛰어넘어 언제나 이웃의 필요에 열려 있는 사랑의 삶을 살게 된다. 따라서 대월 생활은 단순한 관상 적인 기도의 차원을 능가하여,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에 까지 도달하게 하는 수도자의 삶인 것이다. 〔사도직 활동〕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사도직 활동은 "사랑에서 태어나고 사랑 위해 생겼으니 우리 본(本)은 사랑이요 목적도 사명도 사랑이다"를 기본 정신으로 하 여, 땅끝까지 전파하라는 주님의 선포 명령에 따라 행동 하는 것을 근본으로 한다. 수녀회의 특수 목적은 "우리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수도자의 보람, 형제애로 전교를 약속합니다" 로써, 이를 행함에 있어 시대의 요구에 의한 교회의 필요에 따라 본 회의 능력 내에서 여러 가지 형태 의 봉사 활동을 통해 사랑을 드러내고자 한다(회헌 42조). 수녀회는 순교자 현양 사도직을 최우선으로 하며 다른 사도직을 행함에 있어서도 순교자 현양을 주요 지향으로 삼고 있다. 모든 회원들은, 이 땅에 복음이 전해진 뒤 100여 년간 모진 박해 속에서도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 거한 순교자들의 얼과 사랑의 위업을 높이 기리고 전달 할 사명을 지니고 있다. 또한 하느님의 영광을 드높이고 자 기도의 사도직과 활동의 사도직을 통해 복음을 전파 하고 순교자들을 현양하며, 그리스도교 영성의 토착화를 위하여 우리 고유 문화를 연구한다. 이를 위해 수녀회에 서는 현재 국내의 14개 교구의 63개 본당에서 직접 선 교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교포들을 대상 으로 하는 해외 선교에도 관심을 두고, 1967년 일본 오 사카를 시작으로 미국(1983) · 멕시코(1987) · 독일 (1988) 등지에 수녀들을 파견하여 복음 전파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마테우알라(Matehuala) 교구에서는 원주민 선교를 펼치고 있으며 믹스테키야(Mixtequilla) 지역에서는 현지인 지원자가 입회하여 '면형무아' 의 영 성과 순교 영성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2003년부터는 북방 선교를 시작하여, 중국 연길에 회원을 파견하였다. 교육 사도직으로는 천안에 1961년에 복자여자중학교 를, 1963년에 복자여자고등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 며, 전국 각지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운영에도 적극 참 여하고 있다. 의료 사도직으로는 1963년부터 인천 부평 의 성모자애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사회 복지 사업으로 는 정신 지체 유아들을 위한 엠마누엘 장애 어린이집 (1981) · 성모자애 보육원(1984) · 엠마우스 정신지체 여 성 공동체(1984) · 성모자애 종합 복지관(1999) · 무료 양로원 모니카의 집(2001) 등을 운영하며 여러 방면에서 소외되고 형제적 사랑이 요구되는 곳에 그리스도의 사랑 의 빛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녀회는 이 밖에도 더욱 깊은 명상으로 부름받은 회 원들을 위하여 1982년 7월 충북 진천에 관상부 공동체 인 '대월의 집' 을 마련하였다. 이곳에 있는 회원들은 하 느님을 위한 은거와 깊은 침묵, 단순한 노동을 수행함으 로써 활동부 회원들의 내적 생활을 돕고 필요한 이들에 게 영혼의 쉼터를 제공하여 영적 생활에 활기를 불러일 으키는 기도의 사도직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2000년 3 월에는 서울에서 빈민 사목을 하던 3명의 수녀가 성북구 하월곡동에 '면형 공동체' 를 마련하고 기초 공동체로서 찾아가는 선교, 노동하는 선교 공동체를 건설하고자 노 력하고 있으며, 2005년 2월부터는 대전에서 외국인 이 주 여성들을 위한 '이주 여성 쉼터' 를 운영하며 가난하 고 약한 이웃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고 있다. (→ 방유룡 ;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 ※ 참고문헌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편,《순교의 맥》,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회헌>.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편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