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라카
〔히〕הֲלָכָה · 〔영〕Hal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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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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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라카 연구의 기본인 탈무드 보완을 위해 법문학 작품을 저술한 마이모니데스.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서 지켜야 할 일상적 규범들을 소개하는 랍비 문헌. 또는 랍비들이 기록이나 구전된 율 법을 유권적으로 해석하여 후대에 전수한 규범들과 결정 들. 이처럼 할라카는 법적인 것과 상관 없는 내용, 즉 윤 리적이고 도덕적인 가르침, 신학적 사고, 전설이나 민담, 삶의 지혜를 보여 주는 금언들, 기도, 역사적 자료들, 이 스라엘과 성지에 관한 찬양들, 꿈에 대한 해석, 메시아 신앙과 기다림에 대한 표현들인 '하가다' (הַגָּדָה)와 구분 되어, 유대인의 삶에 관련된 법을 통칭한다. 〔할라카〕 '할라카' 는 유대 문학과 유대교의 역사적 발 전 과정 안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따라서 우리말에 상응 하는 단어를 발견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그대로 '할라 카 라고 부른다. 어원적으로 이 용어는 '가다, 걷다 라는 의미를 지닌 '할라케' (הָלַךְ)라는 히브리어 어근에서 유 래되어, 인간이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그 위에 머물러야 할 길 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할라카' 는 일차적으로 구약성서를 포함한 유대 문학 에서 법적 제한, 또는 구속력을 갖는 모든 것을 총칭하는 집합적 개념이다. 따라서 현대의 법조문에 상응하는 문 학적 틀을 갖는다. '할라카' 라는 개념이 명시적으로 등 장한 것은 서기 200년경 편집된 미쉬나(מִשְׁנָה)를 해석하 는 탈무드(תַּלְמוּד)서이다. 탈무드에서는 토라(תּוֹרָה) 나 미쉬나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견해를 총괄적으로 소 개한 후 결론적으로 "할라카는 ~을 따른다" 라고 선언함 으로써 유대 민족이 지켜야 할 법과 그 법조문에 대한 최 종적 이해를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협의의 의미로 쓰여 졌던 '할라카' 는 그 후 유대 사상에서 포괄적이고 일반 적 개념으로 발전하여 유대교에서의 전체 법구조와 그 해석의 틀을 지시하는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할라카' 가 정하는 법칙과 규정들은 무엇보다도 토라 에 근거한다. 할라카는 토라에 명시되어 있거나 그로부 터 해석 또는 유추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일컬어지 는 토라란, 일반적으로 그리스도교에서 생각하는 모세 오경, 또는 구약성서보다도 더 큰 틀이다. 랍비들에 의해 전승된 바리사이적 유대 사상에 따르면 글로 쓰여진 토 라 외에 구전된 토라가 있다고 한다. 그들은 모세가 시나 이산에서 하느님으로부터 토라를 받을 때, 일부는 글로 그리고 일부는 말, 즉 구전으로 전하도록 두 가지 토라를 받았다는 전승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이 귀중한 토라가 손상되지 않도록 그 둘레에 담장을 치는, 즉 토라를 보호 하는 율법을 만드는 것을 토라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중 요한 임무로 여겼다. 유대 문학이 전하는 토라에 대한 다 양한 해석과 논쟁은 유대 사상에서 하나인 진리의 다양 한 양상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따라서 탈무드는 그 중 하 나를 최종적인 할라카로 선언하면서도 그에 대한 토론과 논쟁을 종합적으로 전하고 있다. 할라카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토라와 랍비들의 가르침을 바탕 으로 할라카를 해석하고 확장해 가는 것이다. 둘째는 19 세기부터 시작된 비판적 방법론으로, 이 방법은 할라카 를 문학적-역사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관찰하고 해석 한다. 이 비판적 방법론을 통해 탈무드의 할라카가 발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역사적 · 사회적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할라카와 사회 · 문화적 환경 의 상관 관계가 밝혀지게 되었으나, 전통적 할라카 연구 가들은 비판적 방법론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를 통해 할라카와 토라의 절대적 가치가 손상되고 상대화된 다고 보기 때문이다. 할라카 연구에 있어서 중심 본문은 탈무드이다. 특히 5세기의 예루살렘 탈무드보다 6세기의 바빌로니아 탈무 드가 전통적으로 더 중요시되었는데, 현대에 와서는 예 루살렘 탈무드 또한 중요하게 여겨진다. 할라카 연구가 들의 일차적 임무는 무엇보다도 탈무드에 근거하여 법 적 · 규범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할 라카 연구가들의 토론과 논쟁은 탈무드의 해석에 대한 견해의 차이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현대까지도 끊 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탈무드가 할라카 연구의 기본이라 해서 체계를 갖춘 법전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탈무드에는 미쉬나의 차례를 따라 다양한 내용들 이 무질서하게 등장하며, 때때로 그 내용들은 서로 상 충 · 모순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런 탈무드를 보완하기 위해 좀 더 체계적인 법문학 작품들이 등장하였다. 대표 적으로 알파시(Isaac ben Jacob Alfasi, 1013~1103)의 법전, 마이모니데스(Moses Maimonides, 1135~1204)의 미쉬나 토라(Mishne Tora), 아셰르 벤 예히엘(Ascher ben Jehiel, 1250?~1327)의 법전, 그리고 야코브 벤 아셰르(Jacob ben Ascher, 1269?~1340?)의 법전인 《4개의 줄》(Arba'ah Turim) 등이 그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카로(Joseph ben Ephraim Karo, 1488~1575)는 《4개의 줄》에 대한 주석서를 집필한 후, 당시까지의 할라카를 통일적으로 종합하는 법전인 <예비된 식탁》(Schulchan Aruk)을 집대성하였다. 그러나 카로는 스페인의 유대 공 동체인 세파르딤(Sephartim)에 속해 있었기에, 그의 법 전은 프랑스, 독일, 폴란드 지역의 유대 공동체인 아슈케 나짐(Ashkenazim)의 종교 생활까지 감안하지는 못하였 다. 그래서 폴란드의 랍비인 이세를레스(Moses Isserles, ?~1572)는 크라쿠프(Kraków)에서 카로의 작품을 보충하 여 《식탁보》(Mappa)를 펴냈다. 그로 인해 《예비된 식탁》 은 최종적 형태를 갖추게 되어 할라카의 연구사에 한 획 을 긋는 법문학으로서 자리매김하였다. 이 작품 이전의 할라카 연구가들은 '리쇼님' (Rishonim, 전기), 그리고 그 이후의 연구가들은 '아하로님' (Acharonim, 후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보통 '리쇼님' 의 법률적 권위는 '아하 로님' 보다 더 존중된다. 오늘날 유대 민족은 할라카에 대하여 어떤 자세를 가 지느냐에 따라 종교적 측면에서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정통(orthodox) 유대 그룹으로 이들 은《예비된 식탁》유대인' 이라고 불릴 정도로《예비된 식탁》을 문자 그대로 따른다. 두 번째는 보수(conservative) 유대 그룹으로 그들 역시《예비된 식탁》을 존중 하지만 할라카가 역사적 · 사회적 · 문화적 영향 아래 있 음을 인정하고 현대적 할라카 연구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개방된 태도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개혁(reform) 유대 그 룹은 할라카를 법구조의 원천으로 인정하지만, 전통적 할라카에 문자적 권위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하가다] '하가다' 는 일반적으로 '확실하다, 뚜렷하 다' 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나가드' (נָגַד)로부터 파생되어 '설명하다 해설하다' 의 뜻을 가진 히필형(사역형) '히기 드 (הִגִּיד)에서 유래된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은 연관 속에 서 "문자적인 의미를 넘어 토라가 시사하는 것" (W. Bacher)을 설명하는 것, '연설적인 것, 이야기적인 것' 으 로 이해된다. 그러나 하가다는 그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유대 문학 적 · 사상적인 면에서 할라카가 아닌 모든 것을 총칭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러므로 할라카가 법적 성격의 법조 문들, 규정들, 그에 대한 해석들이라면, 하가다는 법적 제한이라기보다는 윤리적 · 종교적 가르침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종적이고 정언적 결론보다는 커다란 방향을 제 시함으로써 그 마무리를 하며, 따라서 하가다는 현대적 관점에서 본다면 비유 · 격언 · 일화 · 우화 등의 다양한 문학적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하가다적 토라 해석은 이미 다니엘서 9장 24절 이하 에서 발견되며, 쿰란의 문헌이나 외경 등에서도 자주 등 장한다. 알렉산드리아의 필론(Philon Alexandrinus, 기원전 20?~서기 50?)과 유대교 역사가인 요세푸스(F. Josephus, 37/38?~100?)의 작품에서도 역시 하가다적 토라 이해가 나타난다. 랍비들의 하가다는 비교적 일정한 주제와 방 향을 갖고 있다. 첫째, 토라는 이스라엘을 위한 하느님의 계시이다. 둘째, 이스라엘은 하느님에 의해 선택된 백성 이다. 셋째, 하느님의 선택의 중심에 토라가 있다. 즉, 토라를 이스라엘에 주었다는 것은 하느님의 선택을 드러 내는 것이다. 넷째,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토라에 따라 살 아야 한다. 다섯째, 토라는 하느님의 계시이기에 이스라 엘이 필요한 모든 것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여섯 째,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복된 것은 토라를 연구하는 일 이다. 일곱째, 토라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토라로부터 모 든 문제의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토라에 대한 문제 까지도 토라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신약성서에서도 구약성서에 대한 하가다적 해석이 발견된다. 갈라디아서 4장 21절 이하에서 바오로는 아브라 함, 사라 그리고 하갈을 언급하면서 하갈을 시나이산, 즉 과거와 현재의 예루살렘에, 사라를 미래의 예루살렘에 비 유한다. 이 외에 다른 구절(1고린 10, 1 이하 : 마르 1, 2 이 하)에서도 구약성서에 대한 하가다적 해석이 발견된다. 토라에 대한 하가다적 해석은 더욱 발전되어 출애굽기 의 주석인 메킬타(מְכִילְתָּא) 측량 또는 단위), 민수기와 신 명기의 주석인 시프레( סִפְרֵי־, 책들)등 유대 문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할라카와 하가다의 차이] 〕 할라카와 하가다는 여러 가 지 관점에서 서로 대별되는데, 그 법적 · 문학적 · 내용적 대별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할라카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만, 하가다는 법을 해석할 뿐 구체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둘째, 할라카 는 유대 사상의 법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정언적 틀을 갖 지만, 하가다는 종교적 · 도덕적 측면을 드러내는 가르침 이다. 즉 하가다는 어떤 문제에 대한 최종적 결정을 내리 기보다는 그 문제에 대한 랍비들의 다양한 관점을 종합 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체적 지평을 제시한다. 셋째, 유대 문학에서 할라카는 구약성서에 의해 논증 되지만, 구약성서에 의해 할라카가 반박되는 일은 없다. 즉 할라카의 법적 규정들은 구약성서에 의해 논증되는 과정을 통해 그 법적 정당성이 더욱 공고해지므로 할라 카적 해석은 매우 전통적 방법을 고수한다. 그러나 그 법 적 구속력과 사회적 영향력으로 인해, 시대적 상황에 맞 도록 끊임없이 재해석되어야 하였고. 유대 사상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놓인 할라카의 전체적 통일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반면, 하가다는 유대 공동체 의 구성원들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적은 만큼 시대적 상 황에 민감하게 적응할 필요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사상 적 논쟁을 통해 유대 사상이 위협받는 시기에는 그 변화 를 수용하였다. 결과적으로 할라카는 더 짜임새 있는 내 적 체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법적 구속력이 사 회적으로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많 은 변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하지만 하가다는 할라 카에 비해 훨씬 더 탄력적이고 느슨한 내적 체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라카보다 변화가 훨씬 적다. 넷째, 본래 할라카와 하가다의 두 개념이 표면으로 드 러나는 것은 탈무드를 통해서이다. 그러나 할라카이든 하가다이든 그 중심에는 신적 계시의 절정인 토라가 위 치한다. 이 둘은 궁극적으로 현대적 의미에서의 법이나 윤리적 체계를 뛰어넘는 인간의 전인적 과정에서 분별되 어야 하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의 가치 체계를, 하느님과 의 관계에 대한 반성을 통해 제시한다. (⇦ 토라 ; 하가 다 ; → 모세 오경 ; 미드라쉬 ; 미쉬나 ; 아키바 벤 요셉 ; 유대교 ; 율법 ; 탈무드) ※ 참고문헌 W. Bacher, Die Agada der Tannaiten, Berlin, 1966/⸺, Die Agada der palaestinensischen Amoraeer, Hildesheim, 1966/ P. Billerbeck, Kommentar zum NT aus Talmud und Midrasch, Miinchen, 1922~1928/ E. Schuerer, Geschichte des juedischen Volkes im Zetalter Jesu Christi, Leipzig, 1907/ M. Schwab, Le Talmud de Jerusalem, Paris, 1960/ J.D. Bleich, Comtemporary Halakhic Problems, New York, 1977/ L. Jacobs, Development of Halakha, 《EJ》 7, pp. 1161~1166/ S.J. Sevin, le-Or ha-Halaka, Jerusalem, 1957/ S. Siegel, Conservative Judaism and Jewish Law, New York, 1977/ C. Tcernowiz, History of the Jewish Codes, New York, 1946. 〔崔昇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