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
解脫
〔산〕mokṣa, mukti, vimuk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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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

해탈을 위한 수행의 한 방법인 요가.
정신적으로 온갖 고통과 번뇌와 구속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고 평안한 상태. 완전한 정신적 자유를 얻은 상태를 일컫는다. 해탈은 인도에서 전개된 대부분의 종교와 철학이 궁극 적 목표로 추구한 이상적 경지이다. 어원적으로는 '풀어 놓다' 라는 동사에서 파생하여 '해방' , '자유' 를 의미한 다. 소극적인 의미로는 삶의 고통이나 죄악으로부터 벗 어나는 것이지만, 진리와 진실을 스스로 실현하는 적극 적인 노력으로 성취되는 해탈은 필연적으로 수행과 연관 되어 있다. 완전한 해탈은 육체가 사라져서야 가능하다 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으나, 육체가 유지된 상태의 해탈도 인정하게 되었다. 전자는 '이신(離身) 해탈' 또 는 '최고 해탈' 로 불리고, 후자는 '생전 해탈' 로 불린다. 불교에서는 전자를 '무여의(無餘依) 열반' , 후자를 유 여의 열반' 이라고 한다. 인도의 종파와 학파들은 해탈을 중심 과제로 삼고 저마다 자파의 교의와 철학에 입각하 여 상이한 해탈론을 전개하였으나, 해탈 상태에 대한 인 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해탈의 종류와 방법을 설명 할 때 불교가 가장 다양하고 정치(精緻)한 해탈론을 전 개하였다. 〔생전 해탈과 완전 해탈〕 '생전 해탈' 이란 육체를 갖 고 살아 있는 상태에서 달성한 해탈을 의미한다. <바가 바드기타〉(Bhagavadgītā)에 의하면, '생전 해탈' 은 요가 에 통달하여 완벽하게 자기를 제어함으로써 죽음도 초월 한 경지에 도달한 인격을 가리키며, 진실을 깨닫는 것, 마 음을 소멸시키는 것, 잠재 인상을 제거하는 것에 의해 가 능하다고 한다. 이 해탈의 특징은 즐거움과 고통에 동요 하지 않으며, 아집과 집착이 없으며, 기쁨이나 역정 또는 두려움으로부터 초연하여 항상 청정하고 안정된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생전 해탈' 은 결국 냉정하면서도 원만 한 이상적 인격의 완성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단계적인 수행이 필요하다. 《안나푸르나 우파니샤드》(Annapūrṇa Upaniṣad)에서는 그 수행을 일곱 단계로 제시한다. 제1 단계는 경전을 학습하고 성자(聖者)와 교제하여, 영지 (英智)를 심화하는 과정이다. 제2 단계는 통찰이다. 제3 단계는 집착을 없애는 수행이다. 제4 단계는 잠재 인상 과 같은 번뇌의 요소를 소거하는 수행이다. 제5 단계는 정화된 의식으로 기쁨을 음미하는 상태이다. 제6 단계는 진실한 자아를 인식하여 기쁨으로 충만한 상태이다. 제7 단계는 평정하고 순수한 본래의 마음으로 항상 안락함과 우아함을 유지하는 상태이다. 여기까지 초월하여 이르게 되는 가장 심오한 최고의 상태는 살아 있는 자의 경계가 아니다. 따라서 제7 단계를 초월한 단계는 '이신 해탈' 로 불리는 완전 해탈이다. 이 일곱 단계에서 제5 단계 이 상이 '생전 해탈' 로 간주된다. 어느 단계를 생전 해탈로 보는가 하는 것은 문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 체로 이원적 사고 방식을 초월하여 일원(一元)을 깨달은 이후의 단계를 생전 해탈로 간주한다. 결국 생전 해탈은 정신적 자유를 누리는 초월적 삶이다. 이에 대해 사후에 야 가능하다는 완전 해탈은, 생전 해탈이 약화되거나 왜 곡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지표로서 설정된 것이라고 이해 할 수 있다. 완전 해탈이 별도로 설정됨으로써 생전 해탈 은 끊임없이 육체로 인한 오염을 반성하며 정신적 완전 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힌두학파들의 해탈〕 우파니샤드 이전의 베다(Veda) 경전에서 추구한 것은 신의 은총으로 현세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었으며, 그 수단으로 제사가 중시되었 다. 그러나 철학적 사색이 진전되면서 유한한 물질 세계 보다는 무한한 정신 세계에서 진정한 행복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자, 물질 세계의 유한성은 곧 고통으 로 인식되고, 고통스러운 그 유한성을 초월하는 정신이 영원한 최고의 행복으로 간주되기에 이르렀다. 우파니샤 드에서는 그러한 정신을 범아일여(梵我一如)로 표현하 였다. 이는 개인의 육체에 한정된 자아〔我〕가 절대 원리 로서 편재하는 우주적 자아〔梵〕와 합일하여 정신의 무한 절대성이 실현된 경지이다. 또 좋은 상태가 재생되는 것 보다는 윤회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것을 최고의 이상으 로 삼고 있으므로, 윤회에서 해방되는 것이 곧 해탈인 것 이다. 우파니샤드의 사색을 계승한 베단타(Vedanta) 철학에 서는 범아일여가 곧 해탈이라고 주장하였다. 베단타 철 학의 대가인 상카라(Śaṅkara, 700?~750?)에 의하면, 범아 일여는 지식으로 무지를 제거할 때 실현되며, 이것이 곧 해탈인 동시에 인생의 최고 목표이다. 상카라의 추종자 들은 해탈을 생전 해탈과 최고 해탈로 구별하여 설명하 였다.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을 주장한 상키야(Sāmkhya) 학 파의 주장에 의하면, 순수 정신이 물질로부터 완전히 독 립한 상태인 독존이 해탈이다. 그리고 순수 정신의 독존 은 생전에 획득되지만, 완전한 독존은 육체가 사라진 후 에 가능하다. 요가(Yoga) 학파는 이 학파의 이론을 채택 하여 해탈에 도달할 수 있는 수행 방법을 제시하였다. 니 야야(Nyaya) 학파와 바이세시카(Vaisesika) 학파에 의하 면, 해탈은 진실한 지식으로 성취된다. 따라서 전자는 진 실한 지식을 얻기 위한 논리학에 주력하고, 후자는 현상 세계의 존재를 분석하는 데 주력하였다. 제사의 의의를 해명하는 데 주력하였던 미만사(Mimansa) 학파는 제사 를 바르게 실행하여 천계에 재생하는 것을 이상으로 추구 하였으나, 후에 제사 연구의 본래 취지가 자아를 발견하 여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해탈을 얻는 데 있다고 보았다. 힌두교의 종파들은 대체로 신의 구제력으로 해탈이 가 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카슈미르(Kashmi)의 시바교 (Saivaism)에서는 철학적 색채가 강한 해탈론을 전개하였 다. 즉 무지의 속박이 파열될 때 자아의 힘이 드러나는 것 이 해탈이며, 결국 해탈은 자기 자신의 진실한 본성을 인 지하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이 분별적 사 고 활동을 초월하여 깨닫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해탈인 것 이다. 이러한 해탈 후에 개인은 최고신인 시바와 동일함 을 깨닫는다. 이때 해탈은 자신과 신의 동일성에 대한 인 식이며, 자신이 최고신으로 존재한다는 인식의 과정이다. 〔초기 불교의 해탈〕 초기 불교의 경전에서 해탈은 마 음이 번뇌로부터 해방되는 것, 즉 번뇌로부터 해방된 마 음의 상태 혹은 번뇌가 없는 마음을 의미하며, 열반이나 깨달음도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이 해탈을 성취하여 인격을 완성하는 요소를 다섯 단계로 제시한 것이 '오분 법신' (五分法身)으로, '계' (戒), '정' (定), '혜' (慧) , '해탈' , '해탈지견' (解脫智見)이다. '계' 는 계율을 준수 하는 생활이다. '정' 은 명상으로 집중과 안정을 유지하 는 것이다. '혜' 는 계와 정의 힘으로 삼법인(三法印)이 나 사성제(四聖諦)와 같은 기본 교리를 수습하여 지혜를 얻는 것이다. '해탈' 은 지혜의 힘으로 번뇌를 단멸하여 자유롭게 되는 것이다. '해탈지견' 은 자신이 진실과 진 리를 깨달았다는 최종적인 자각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 쳐 해탈을 완성한 사람을 아라한(阿羅漢, arhat)이라 부 른다. 석가모니(釋迦牟尼, 기원전 624~544?)를 비롯하여 그의 많은 제자들이 아라한으로 인정되었다는 점에서, 해탈은 현세에서 단기간에 획득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 되었다. 아라한의 경지는 다시 '심(心) 해탈' , '혜(慧) 해탈' , '구(俱) 해탈' 로 분류되기도 한다. '심 해탈' 은 탐욕과 애욕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고, '혜 해탈' 은 무명(無明) 즉 무지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며, '구 해탈' 은 그 양쪽의 장애 모두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후대의 구분에 의하면 지혜로 번뇌를 단절하였더라도 아직 무색계(無色界)의 명상〔定〕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혜 해탈' 이며, 무색계 의 명상에 들어갈 수 있으면 '구 해탈' 이다. 〔소승 불교의 해탈〕 소승 불교의 교학에서는 해탈의 분류와 과정을 더욱 상세하게 고찰하였다. 성자는 그 경 지에 따라 '예류' (預流), '일래' (一來), , '불환' (不還) '아라한' 등 4단계로 분류되며, 해탈은 '아라한' 에 이르 러 완성된다. 아라한의 세 해탈 중에서 '심 해탈' 을 소승 불교에서는 '신(信) 해탈' 로 대치하는데, 부처에 대한 독실한 신앙으로 해탈하는 것이 '신 해탈' 이다. 가장 유력한 부파(部派)인 설일체유부(說-切有部)에 서는 아라한의 해탈을 '시(時) 해탈' , '불시(不時) 해 탈' , '혜 해탈' , '구 해탈' 등으로 구분한다. '시 해탈' 은 어떤 환경 조건이 갖추어질 때 비로소 명상에 들어가 해 탈하는 것이며, '불시 해탈' 은 때를 기다리지 않고 임의 로 명상에 들어가 해탈하는 것이다. 그리고 '혜 해탈' 은 사성제를 학습하여 얻은 지혜로 번뇌를 끊어 해탈하는 것이며, '구 해탈' 은 지혜의 힘과 멸진정(滅盡定)이라는 명상의 힘으로 해탈하는 것이다. 또한 해탈을 '무위(無 爲) 해탈' 과 '유위(有爲) 해탈' 로 크게 양분하기도 하는 데, '무위 해탈' 은 흔히 말하는 해탈로서 번뇌가 완전히 제거된 마음의 상태이며, '유위 해탈' 은 앞서 말한 오분 법신 중의 해탈로서, 구체적으로는 아라한이 갖춘 뛰어 난 이해력 즉 승해(勝解)를 가리킨다. 또한 '무위 해탈' 은 마음에서 번뇌가 사라진 정적(靜的)인 상태를 일컫 고, '유위 해탈' 은 번뇌를 제거하는 마음의 동적인 상태 를 일컫는다. 〔대승 불교의 해탈〕 대승 불교는 무아의 교리를 철저 하게 적용하여 모든 것이 '공' (空)이라는 주장을 강력히 표명하고, 육바라밀(六波羅蜜)의 실천법 중에서 특히 '반야(般若) 바라밀' 을 중시하였다. 《반야경》(般若經)에 의하면 번뇌는 자아에 대한 집착과 현상적 존재 요소에 대한 집착에서 발생하므로, 이 두 가지 집착에서 벗어날 때 해탈을 얻는다. 여기서 해탈을 얻기 위해 구비해야 할 조건으로 역설한 것은 지혜와 방편(方便)이다. '반야' 라 고 불리는 지혜는 석가모니가 깨달은 진리인 연기(緣起) 의 이치에 따라 모든 것은 '공'이라고 아는 것이며, 방편 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려는 자비심을 구체적으로 실천하 는 것이다. 따라서 《반야경》에서 말하는 해탈은 반야라 는 최고의 지혜로 번뇌를 끊은 경지이지만, 여기에는 중 생의 이익을 도모하는 이타적 실천도 함께 요구된다. 대승 불교의 유식(唯識) 학파는, 본래 '공' 인 모든 것 이 마음에 의해 주관과 객관으로 분열됨으로써 온갖 번 뇌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따르면 주객의 분열 은 허망 분별에 의해 일어나므로 허망 분별을 없애는 지 혜, 즉 무분별지(無分別智)를 수습함으로써 해탈을 얻는 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마음의 작용을 관찰하여 깨달 음으로 전환시키는 요가 수행이다. 수행자는 무분별지를 수습함으로써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발생한 번뇌를 열반 으로 전환하고, 현상적 존재의 요소에 대한 집착에서 발 생한 무지를 깨달음〔菩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 라 오염된 마음은 청정한 지혜로 바뀌는데, 이 경지가 바 로 해탈이다. 유식 학파에서는 이러한 해탈을 무주처(無 住處) 열반이라고 한다. 대지혜로써 번뇌를 제거하여 생 사에 얽매이지 않으며, 또 대자비로써 열반에도 안주하 지 않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경지가 무주처 열반이다. 〔의 의〕 해탈관은 번쇄한 논의로 전개되기도 하지만, 중생 구제의 자비 실천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개인적· 사회적 의의를 동시에 인정할 수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란 미혹의 반대말이지만, 그 내용은 누진통(漏 盡通)을 얻었다고 표현된다. 여기서 누는 번뇌의 총칭이 다. 따라서 깨달음은 번뇌의 불을 끈 열반과 같다. 그런 데 누진통의 내용은 해탈이다. 해탈은 인류의 개인적· 사회적인 조건, 원인 등으로부터 생기는 모든 속박이나 고통에서 해방된 상태이고, 자주와 자재(自在)의 경지이 다. 이 고통은 무릇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공통하는 근 본적인 고뇌를 뜻한다. 또한 해탈은 '심 해탈' 또는 '해탈심' 이라고도 표현되 는데, 온갖 번뇌로 인한 혼미와 의혹이 존재하지 않으며, 공하여 청정한 마음이 되었다는 뜻이다. 해탈심을 얻은 자는 개인적 해방에 안주하지 않고, 저절로 자비심을 발 현하여 윤회의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원하는 모든 중생을 돕고자 노력한다. 그의 언동은 그대로 모든 중생을 구제 하려는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되며, 이것이 불 교의 중생 구제이다. (→ 구원, 종교학에서의 ; 깨달음 ; 부처 ; 불교 ; 석가모니 ; 열반 ; 윤회) ※ 참고문헌 Rewati Raman Pandey, Scientific Temper and Advaita Vedānta, Varanasi, Surehonmesh Prakashan, 1991/ 高崎直道 外編, 《佛 敎 . 1 ソ ド思想辭典》, 東京, 春秋社, 1987/ 西義雄, 〈菩薩 と そ の 願(praṇidhāna) 行(carita)について>, 《印度學佛教學研究》, 11-2, 1963, pp. 385~386/ 伊藤道哉, 〈Vedāñta派の人格 完 成 論 sthitaprajña をめ ぐつて>, <イソド思想における 人間觀》, 京都, 平 樂寺書店, 1991/ 中村元編, 《解脫》 京都, 平樂寺書店, 1982. 〔鄭承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