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더, 요한 곳프리트 폰 (1744~1803)

Herder, Johann Gottfried v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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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더.

헤르더.


신인문주의(Neuhumanismus) 혹은 독일 인문주의 철학 자. 신학자. 비평가. 관심 분야가 넓고 박학다식하여 문화, 종교와 역사, 언 어학, 인류학, 교육학, 심리학, 문예학 등의 영역에서 높 이 평가받고 있으며 프로테스탄트 신학자, 설교가, 교육 자, 역사 철학자, 시인, 민요 수집가, 언어 철학자 등 다 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질풍 노도' (der Sturm und Drang) 운동의 지도적인 인물이었으며, 역사와 문화 철학의 혁 신자(innovator)였다. 〔생 애〕 1744년 8월 25일 동프로이센 모룽겐(Mohrungen)의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지방 학교를 다녔 으며, 1762년 여름부터 쾨니히스베르크(Königsberg) 대 학에서 신학 · 철학 · 문학을 공부하였다. 이때 독일 비판 철학의 창시자인 칸트(I. Kant, 1724~1804)와 계몽주의의 뛰어난 비평가인 하만(J.G. Hamann, 1730~1788)과 가까 운 사이가 되었다. 1764년 11월 리가(Riga)에서 교사 겸 설교가로 활동을 시작한 헤르더는, 1771년 4월 궁정 설교가로서 부케부르크(Bükeburg)로 갔다. 이곳에서 그 는 민족 문학과 관련된 새로운 문학 운동을 격려하고, 논 쟁적인 종교 저술과 철학 저술을 발표하였다. 이 당시 그 가 쓴 작품들이 프로메테우스적 · 비합리주의적인 동기 에서 출발한 문학 운동인 질풍 노도 운동의 기초가 되었 다. 1776년 괴테(J.W. von Goethe, 1749~1832)의 추천으 로 바이마르 궁의 일반 감독 및 종교 법원회의 의원에 임 명된 후, 그곳에 머물면서 독일 고전주의(die Klassik, 1786~1805)의 핵심을 이루었다고 평가되는 역사 철학 적 · 문화 비평적인 저서들, 즉 《인류의 철학사를 위한 이념들》(Ideen zur Geschichte der Philosophie der Menschheit, 1784~1791)과 《인간다움의 촉진을 위한 서간집》 (Briefe Zur Beförderung der Humanität, 1793~1797)을 저술 하였다. 1803년 12월 18일 바이마르(Weimar)에서 삶을 마감하였다. 〔사 상〕 헤르더는 프랑스 계몽주의(몽테스키외, 루소, 엘 베티우스)의 영감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영국 경험주 의(로크, 톨랜드, 흄)에 자극을 받았으며, 스피노자(B. de Spinoza, 1632~1677)의 사상, 르네상스와 독일의 초기 계 몽주의(라이프니츠, 토마시우스)의 종교 비판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관점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는 계몽주의의 일반적인 낙관주의에 찬성하지 않았으나, 루소(J.-J. Rousseau, 1712~1778)의 비관론에 빠지지도 않았다. 프랑스 계몽주의의 역사 철학은 선(善)이 축적되어 간다는 것이 었고, 18세기의 인간은 고대 혹은 중세의 인간보다 우월 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지만, 헤르더는 이와 같은 역사 관에 반대하였다. 즉 인간에 관한 지나치고 편협한 낙관 주의에 반대한 것이다. 그는 경건주의(Pietismus)의 영향 을 받아 겸손하고 신심 깊은 사람이었기에, 인간사가 직 접적으로 신에게 의존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하였다. 헤르더의 역사 철학적 사상의 중심에는 '인간다움' (Humanität)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이 개념은 헤르더에 서 헤겔(G.W.F. Hegel, 1770~1831)에 이르기까지 교육 적 · 예술적인 개념이었다. 여기서 '인간다움' 은, '이성과 자유를 향하여 고상하 게 도야(陶冶)하는 것, 섬세한 감각과 충동, 가장 유연하 면서 가장 강한 건강, 현세의 완성과 지배를 향하여 인간 을 고상하게 도야하는 것에 관해 언급되는 모든 것' 이라 는 의미를 갖는다. 헤르더는 이 개념의 부분적인 측면으 로 다음의 개념들을 열거하였다. 즉 '이성, 자유, 형평, 덕, 관용, 종교, 도야, 문화, 진리, 아름다움, 인류, 인간 성, 인권, 인간애, 인간의 의무, 인간의 존엄성' 등이다. 역사 철학의 방법론 : 헤르더는 모든 역사적 시기와 문명은 그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므로, 그것들을 자 연 과학적인 방법만으로 분석하고 기술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개별적인 주체성과 차이점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 장하였다. 그래서 그는 비코(G. Vico, 1668~1744)처럼 인 간 생활과 의식의 다양한 현상들, 예들 들어 제도, 언어, 문학, 종교, 신학, 상징 등에 관한 연구는 역사학의 과제 이며, 역사학의 주제는 인류학적 대상인 공동체 자체와 문화라고 믿었다. 그에게 있어서 역사는 인간 연구에 해 당되는 정신 과학으로 간주되었으며, 이러한 방법론 구 별은 후에 딜타이(W. Dilthey, 1833~1911), 크로체(B.Croce, 1866~1952), 콜링우드(R.G. Collingwood, 1889~ 1943)에 의해 발전되었다. 인간 이해 : 헤르더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은 자연에 서가 아니라 역사 안에서만 인식될 수 있다. 인간은 우주 자체처럼 '정신 본성' (Geistnatur)이다. 즉 정신의 힘을 가졌기 때문에 철학적 사유를 통하여 다양한 역사적 현 상들을 일치시키는 끈, 즉 역사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 다. 또한 인간은 감각적 · 자연적 성질과 지성적 · 초감각 적 성질을 모두 갖춘 '이중성' 의 존재이기에 감각적인 세계에서는 자기 완성에 도달할 수 없으므로, 그가 중시 하는 '인간다움' 은 초감각적 차원에서의 인간의 목표로 제시되었다. 인간은 완성된 형태의 유기체로서 모든 유 (類, Gattung)의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인간은 모든 유기체의 정점(頂点)으로 등장하므로 소우주(小宇 宙)라고 불린다. 인간은 모든 덧없는 피조물 중에서 가 장 존귀한 존재이다. 역사와 인간다움 : 헤르더는 진보 사관을 문화 이해와 의 유기적 일치 관계에서 제시하였다. 인류 전체는 문화 가 점진적으로 완성되어 감에 따라 더불어 완성 단계에 이르게 되며, 문화는 역사 발전의 과정에서 상호 증축된, 질적으로 더 높은 단계에 도달한다. 또한 그는 단순히 사 회가 진보한다고 전제하지 않고 이를 역사적 · 지리적 사 실에서 도출하였다. 즉 기후, 예술의 진보, 무역의 진보, 항해술과 문화 일반의 진보와 같은 자료들로부터 진보 이념을 착상하였다. 또한 그는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내 적인 연관성을 강조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다 움' 의 실천이다. '인간다움' 은 역사에 내재하는 법칙이 며, '인간다움' 이라는 결정적인 요인은 자연사로까지 확 대된다. 헤르더는 인류의 발전을 우주 전체 발전의 구성 요소로 파악하였으며, 이성적 존재인 인간의 신체적이며 심리적인 유기체를, 최고도로 발전한 자연의 산물로 간 주하였다. 또한 자연을 일련의 상승하는 형태와 힘으로 간주하고, 인류의 발전을 인간다움과 이성이 단계적인 방식으로 성장하며 실현되는 상승적 과정이라고 여겼다. 또한 그는 인류가 다수의 형태로 나타나면서도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헤르더의 역사 철학은 본질적으로 몽테스키외(C.-L. de Montesquieu, 1689~1755) 가 주장한 지리적 조건에 의한 결정론의 영향을 받은 것 이기 때문에, 상이한 조건에 따라 인간의 생활 방식이 다 르게 형성된다고 하였다. 생활 양식과, 대체로 변하지 않 지만 역사적으로 각인된 민족지학적인 특징들과 전통들 의 특성은 개별적인 지역과 상이한 역사의 시기에 인간 의 형성을 규정한다. 기후는 인간의 '유전적인 힘' 과 자 연적 기관만을 변형시킬 뿐이며, 기후적 요소는 개인에 의해 특수한 방식으로 동화된다. 이처럼 기후적 조건과 인간 활동의 내적인 관계는 긴밀하므로, 인간이 멋대로 지리적 조건을 변경하면 재앙이 초래된다. 이러한 헤르 더의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오늘날 심각하 고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 생태계 문제의 논의에 좋은 시 사점을 제공한다. 그는 청년기에는 인간다움과 관련하여 '개별적인 것'(개체)의 고유함을 강조하였으나, 후에는 모든 인간에게 인간다움을 지향하는 보편적인 소질이 있다고 주장하였 다. 즉 개체는 각기 자신의 고유한 개체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인간적인 것의 통일성도 보존한다. 헤르더에게 있어서 역사의 진행은, 인간의 다양한 소질과 능력을 충 분히 발전시킬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인류를 완성하는 충동력인, 인간의 생산적 활동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여 기서 상승하는 '인간다움' 은 노동 도구의 사용, 점증하 는 기계의 사용, 지속적인 기술의 발전에 의존한다. 이렇 게 인간에 의해 점증하는 자연의 지배 과정은 역사 발전 의 근본적인 계기이다. 헤르더의 역사관은 계몽주의의 진보 사관과는 달리 나선형적이다. 예를 들면, 시대적으 로 앞선 문화가 뒤쳐진 문화보다 질적으로 반드시 더 나 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화는 서로 비교할 수는 있지 만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각 문화가 각 사회와 인류 전 체에 비길 데 없이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평 가〕 오늘날 '세계화' 라는 표어 아래 정작 주체적 자각이 소홀히 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의 고유함과 개 별성을 강조한 헤르더의 사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 계 시민은 한 나라의 시민임을 통하여 그 본래적 의미를 지닐 수 있으며, '인간다움' 을 추구하고 실현함으로써 개별과 보편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 점에서, 헤르더의 사상은 우리가 역사와 민족을 이해하는 데 훌 륭한 바탕이 될 통찰력을 제공한다. (→ 역사 철학) ※ 참고문헌  Allan Bullock, 김진엽 역, 《휴머니즘 강의》, 서당, 1989/ H.E. Bödecker ed., Aufklärung und Geschichte, Vandenhoeck & Ruprecht Göttingen, 1986/ Otto Brunner . Werner Conze · Reinhart Koselleck eds., Geschichiliche Grundbegriffe, vols. 3, Klett-Cotta Stuttgart, 1982/ J.C. Herder, Werke in zwei Bänden, Carl Hanser Verlag, Miinchen, 1953/ J.C. Maltusch ed., Biickeburger Gespriche iiber J.G. Herder, Rinteln, 1980/ B. Poschmann ed., Bückeburger Gespräche über J.G. Herder, Rinteln, 1984. 〔朴鍾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