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라〕fames · 〔영〕hu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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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의 전염병(구스타브 도레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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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의 전염병(구스타브 도레 작) .

I . 성서학적 관점

기아 즉 굶주림은 히브리어로 라아브((רָעָב), 그리스어 로 리모스(λιμός)인데, 자의적 단식이 아니라 외부로부 터 강요된 '양식의 결핍' 을 뜻한다. 이 개념들은 후대에 정신적 의미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굶주림' 이 라는 말이 쓰인 영역은 육체적 삶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신적 · 영적 삶의 영역에까지 확대되었다. 또 '굶 주림' 과 '목마름' 이 강조의 의미로 함께 사용되기도 하 였다. 팔레스티나와 그 주변 세계의 자연적인 기아의 원인 은, 농업과 목축업이 강우량(降雨量)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기에 알맞는 비가 오지 않아서 가뭄으로 인하 여 흉년이 들거나, 우박이나(출애 9, 23. 31-32), 곤충의 습격(출애 10, 15 ; 요엘 1, 4), 혹은 전쟁으로 식량 공급이 중단된 데 있었다. 전쟁 때에는 굶주림과 칼이 지배했고 (이사 51, 19 ; 예레 5, 12 ; 14, 15) 그 결과 염병도 따랐다 (예레 27, 8). 성서에는 기근에 관한 많은 구절들이 있다. 아브라함은 기근 때문에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 했고(창 세 12, 10), 이사악은 불레셋 왕에게로 가게 되었다(창세 26, 1). 특히 야곱의 시대에는 이집트에 심한 기근이 7년 이나 계속되어 가나안 땅에까지 영향을 줄 만큼 온 땅을 뒤덮었다(창세 41, 54) . 판관 시대에도 기근이 들었고(릇기 1, 1), 다윗 시대에 는 3년 간 굶주림의 고통에 시달렸으며(2사무 21, 1), 사 마리아가 여호람 왕과 엘리사 시대에 시리아 사람들에게 포위되어 공격을 받았을 때(2열왕 6, 25), 시드키야 왕 시 대에 예루살렘이 바빌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포위되었 을 때(2열왕 25, 3 ; 예레 52, 6) 역시 기근이 들었다. 심지 어 여자들이 자기 자식들을 잡아먹을 정도로 기근이 심 하기도 하였다(신명 28, 53-57 ; 2열왕 6, 28-29 ; 애가 2, 19-20 ; 4, 4. 9-10). 예언자들은 심판을 예고할 때 기근 의 고통을 자주 언급하였다(아모 4, 6 : 예레 14, 1-22 : 신 명 28, 48 : 32, 24 ; 이사 5, 13 ; 65, 13 ; 에제 5, 12. 1617). 기아는 한 도시를 상상할 수 없는 상태로 몰고 갔기 때문에 적의 무기보다 더 위험하였다(2역대 32, 2. 4. 11 ; 2열왕 6, 25 ; 7, 12 ; 25, 3).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에서 기아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하느님의 도움으로 만나, 메추라기, 물을 선사받았다(출애 16장 ; 17, 1-7). 하 느님은 주린 이를 먹인다(시편 146, 7).그래서 하느님은 굶주린 이에게 먹을것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라고 요구한다(이사 21, 14 ; 58, 7. 10 ; 에제 18, 7. 16 ; 마태 25, 35. 37). 이런 요구는 원수에게도 해당된다(잠언 25,21 ; 로마 12, 20). 그리고 하느님의 이 요구를 행하지 않는 사람은 심판을 받는다(마태 25, 42. 44 ; 욥기 22, 7). 그러 므로 냉수 한 그릇을 주어도 보상을 받는다(잠언 25, 25 ; 마태 25, 35). 따라서 암몬 사람들과 모압 사람들은 야훼의 공동체에서 제외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물과 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신명23, 3-4). 율법도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서는 다른 사람의 포도를 따거나, 이삭을 잘라먹는 것이 허락되었다(신명 23,24-25 : 마태 12, 1).신약성서에도 굶주림(λιμός)이 12회,굶주리다(πεινάω)가 23회 사용되었으며, 그중 21회는 본래적인 의미로 쓰였다. 예수도 주리고 목말라 하였다. 40일 동안 단식한 다음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기적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말씀에 대한 순종으로 굶주림의 고통을 극복하였다(마태 4, 1-12). 굶주림 때문에 무화 과 나무를 저주한 일도 있는데(마태 21,18-19), 이것은 이스라엘에게서 의로운 열매를 찾았으나 얻지 못한 나머지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을 선고한 것으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십자가 위에서는 피와 물을 다 쏟은 후에 "목마르다"고 신음한다(요한 19, 28 ; 시편 22, 15 ; 69, 21의 인용). 예수의 제자들도 예수의 가난에 동참한다. 그들은 배가 고파서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먹었다(마르 2,23). 그것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는 다윗과 그의 동료들이 행한 예를 들면서(1사무 21, 1-6) 제자들의 행위가 정당함을 말한다. 굶주림과 목마름은 바오로가 선교 활동을 할 때 겪어야 했던 힘든 고통이었 다(1고린 4, 11 ; 2고린 11, 27). 굶주림 때문에 인간은 그 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끊어질 수도 있다(로마 8, 35). 필 립비서 4장 11-13절에서 바오로는 굶주림에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지만, 이것은 그리스도 의 십자가의 수난과 부활을 믿음으로써 굶주림도 축복으 로 여기고 견디었다는 고백이다. 성서에서 굶주림은 한편으로는 곤궁과 가난의 표시이 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께 의지하는 것을 나 타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즉 굶주림은 종교적인 동경으 로서 경건한 뜻과 구원사적 의미를 가진다(이사 49, 10 ; 요한 6, 31-35 ; 묵시 7, 16). 기아는 빈번히 비유적으로 사용되어 하느님의 형벌과 관련되었다. 예언자 아모스는 "내가 이 땅에 기근을 내릴 날이 멀지 않았다. (주 야훼 의 말씀이시다) 양식이 없어 배고픈 것이 아니요,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야훼의 말씀을 들을 수 없어 굶주린 것이다"라고 영적인 기아를 외치고 있다(아모 8, 11).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욕구(아모 8, 12), 하 느님 자신에 대한 갈망(시편 42, 1-2 ; 63, 2 ; 143, 6), 지 혜에 대한 갈구(집회 51, 24)는 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기아는 인간에게 회개의 기회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루 가 15, 14-17). 가난한 사람들과 굶주린 사람들에게 예수 는 행복을 선언하였다(마태 5, 3 ; 루가 6, 21). 여기서 굶 주림은 넓은 의미로 쓰였다. 하느님은 궁핍한 이들의 편 이기 때문에 굶주린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구원을 베푼 다. 지금 굶주린 이들은 장차 배부르게 되고 지금 배부른 자들은 장차 굶주리게 된다(루가 6, 21. 25). 하느님은 이 와 같이 주린 이를 배부르게 하고 배부른 자를 빈손으로 보낸다(루가 1, 53). 마태오 복음의 진복 선언에서 기아는 의로움에 굶주리고 목말라 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마태 5, 6). 유대적 율법의 '자기 의(義)' 와 대립해서 '보다 나 은 의' , 즉 '하느님의 의' 에 대한 결핍과 욕구이다(마태 6, 10). 마태오 복음에서 의로움에 굶주린 이는 하느님 나라와 그 의로움을 갈망하는 사람이다(마태 6, 33). 예수 는 이 갈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영원한 생명의 샘인 당 신에게 오라고 한다(요한 4, 14-15). 이 생명은 "나는 생 명의 빵입니다"(요한 6, 48)라고 말씀하는 예수를 따르는 이에게만 주어진다(요한 7. 38). 기아를 해소시키는 것은 자비의 행동에 속할 뿐만 아니라 심판 때에 척도로서 제 시된다(마태 25, 35. 37. 42).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을 도와 주는 것은 곧 예수를 도와 주는 것이다. ※ 참고문헌  L. Goppelt, 《TWNT》 6/ W. Bauder, Hunger, Durst, 《TBLNT》 1,pp. 728~730/ G. Elwert, 《EKL》 2. 〔朴昌建〕 II . 사회학적 관점

좁은 의미의 굶주림은 사람들이 먹을 식량이 부족하여 끼니를 거르거나, 거르지 않더라도 어렵게 끼니를 이어 가는 것이고, 넓은 의미로는 물질적인 재화가 결여된 궁 핍 또는 가난의 상태이다. 이른바 물질적 조건과 삶의 조 건 전체가 절대적 결핍 상태에 빠져 인간 이하의 생존 조 건을 강요당하는 현상 전체를 가리킨다. 그러나 일차적 으로 굶주림은 먹을 것이 없어 주리는 것이므로 이 점을 강조해야 굶주림의 현실이 이데올로기나 통계 수치에 가 리워지지 않는다. 〔현대의 상황〕 1994년 브리태니커 연감에 따르면 1992년의 세계 인구는 54억, 총생산은 22조 5,663억 달러에 달하였다. 이 가운데 선진국 인구는 앵글로 아메 리카(미국, 캐나다), 서유럽, 오세아니아, 북유럽, 아시아 (일본)를 합해 8억으로 전세계 인구의 15%를 차지하였 다. 반면 이들 국가의 총생산은 15조 8,062억 달러로 세계 총생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구소련, 동구권의 일부 국가, 서유럽의 주변부 국가, 아랍 산유 국, 동아시아 지역의 신흥 공업국들을 포함시키면 이들 인구는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그러나 부(富)는 전세 계의 90%를 소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서유럽과 선진국 의 인구 비율이 전세계 인구의 30% 미만이면서, 세계 총생산의 78%, 에너지 소비의 81%, 군비의 87%를 차 지하던 1980년보다 부의 편중이 더 심화되었다는 사실 을 보여 준다. 또한 이 통계 수치는 세계 인구 중 10억이 일상적으로 굶주릴 수밖에 없고, 나머지 25억의 인구가 빈번하게 굶어야 하는 원인을 설명해 준다. 현재에도 하 루에 1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또 한 예로 1980년을 기준으로 볼 때 전세계의 인구가 생산한 식량 에서 흡수할 수 있는 영양가는 일인당 일일 평균 3,140 칼로리와 65g의 단백질이었다(보통 사람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열량은 2,400칼로리). 그런데 동서방 선진 공업국에 서는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평균 3,400칼로리를 섭취 하고, 아프리카는 2,200칼로리, 아시아는 2,020칼로리 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다시 비율로 환산하면 선진국은 수요량의 134%를, 아프리카는 93%, 아시아는 91%를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이 비율은 더 심각한 차이 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굶주림이 국가와 국가 간에만 발 생하는 것은 아니다. 저개발 국가의 경우 부유층과 빈곤 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 간의 격차 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국가간의 불평등과 국내 계층간의 부와 재화 분배의 불균형은 굶주림을 구조적으 로 재생산하고 있는 형편이다.

굶주림은 죽음의 원인일 뿐 아니라 저개발 국가의 유 아 사망률을 높이고, 어린이들의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 하기 때문에 이들을 신체적 · 문화적 불구로 만들어 굶주 림에서 영구적으로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굶주림은 하루빨리 지구상에서 퇴치해야 할 악 가운데 하나이다. [배 경] 굶주림은 개인의 그릇된 처신 곧 게으름에서 비롯된다고 하는 견해도 있지만, 이것은 부분적으로만 옳은 판단이다. 대부분의 굶주림은 사회적인 조건이 강 요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저개발 국가와 이들 국가의 하위 계층에 속하는 이들은 일상적으로 굶주림을 강요당 하고 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빈곤이 이들 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중심부(선진국)와 주변 부(저개발국) 간의 불균형적이고 차별적인 발전이 굶주림 을 구조화하고 있다. 굶주림의 근본적인 원인은 식량 부 족이지만, 이러한 부족 현상은 식량이 없어서 굶는 것이 아니라 분배의 불균형에서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식량 분배는 굶주림을 해결하는 일차적인 수단이 된다. 저개발 국가가 일상적으로 굶주림을 겪게 되는 구조적 인 배경은 첫 번째로 저개발 국가에서는 농산물이 자급 보다는 수출용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저개발 국가의 지배층이나 정부 당국이 자 동차와 기타 사치품의 수입 대금을 지불하기 위하여 외 화 소득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자국의 농산물을 수출 하기 때문이고, ② 농민들의 소득원인 농산물의 가격이 너무 낮아 농민의 생산 의욕을 저하시키고, 공산품과의 가격차가 심하여 더 많은 농산물을 내다 팔아야만 수지 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③ 세계 은행이나 국제 통화 기금(IMF) 등 개발 금융 기관들은 그들이 제공한 차관과 이자를 돌려 받기 위하여 저개발 국가들이 수출 산업에 치중하도록 독려(督勵)하고 있으며, ④ 특히 아 프리카에서는 농업 문제가 남녀 차별의 문제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데, 개발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성 문제를 정책적으로 가볍게 취급하여 결과적으로 농업이 낙후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세계 곡물 생산량 중에서 50% 정도를 즉, 25억의 인구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생산량을 사료용으 로 쓰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 마리의 육류를 생산하기 위 하여 사료로 사용하는 곡물의 양이 평균 두 사람의 식량 과 맞먹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곧 육식을 주로 하는 선진국의 식생활에 맞추기 위해 저개발국의 25억의 인 구가 굶주려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선진국에서 사료 용 농산물의 절반 가까이를 저개발 국가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수출을 위해 저개발 국가들은 자신들이 먹을 식 량을 싼값에 내다 팔아야 한다. 그래서 선진국의 육류 소 비 10%만 줄이면 세계의 굶주림을 몰아낼 수 있다는 결 론이 나온다.

세번째로, 선진국의 식량 지원이 저개발 국가의 식량 생산 의욕을 저하시켜 궁극에는 굶주림을 조장하기 때문 이다. 천재 지변의 경우에 식량 지원은 필수적이지만 지 속적인 지원은 자급 의욕을 떨어뜨리고, 식생활 습관을 바꾸어 놓는다. 따라서 전통적인 주곡의 수요는 낮아지 고 그 대신 수출용 농작물을 더 많이 재배하게 된다. 이 러한 상태에서 식량 지원이 중단될 경우, 식량 부족 현상 은 전보다 더욱 악화되며, 그만큼 수혜국(受惠國)은 더 의존적이 된다. 그리고 수혜국 정부는 외국으로부터 무 상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된 식량을 국내 시장에 판 매하여 그 대금으로 재정 적자를 보충하게 되고 결국 그 부담은 가난한 이들이 굶주림으로 보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네번째로 저개발 국가의 외채가 원인이다. 선진국이 저개발국에 후불, 연불 수출 곧 수입 차관을 제공하여 지 불 조건을 완화해 주면서 한편으로 수입 초과분이 저개 발 국가에 지속적으로 누적되었다. 중진국들도 사정은 다르지만 다국적 기업의 이윤 송금과 로열티 지불로 부 채 상환 능력이 떨어져 부채 누적이 가중되고 있다. 그리 고 저개발 국가와 중진국 부유층의 불법적 외화 도피가 경상 수지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통화 기금은 차관 상환을 위하여 가난한 계층의 구매력 을 억제하게 되고, 그 결과 저개발 국가의 국민들은 생활 수준을 저하시키면서 빈곤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되어 사회적 불안을 초래하게 되고, 정치는 경찰력과 군 대에 의존하지 않고는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다. 결국 외채는 후진성이 안고 있는 부담을 가난한 계층 에게 전가시키고, 후진성의 발전이라는 결과를 낳는 것 이다. 다섯번째로 저개발 국가와 선진국 간의 교역상의 불균형에서 비롯한다. 원자재를 수출하는 저개발 국가의 품목들은 갈수록 상승하는 선진국 공업 제품과의 교환 가치가 떨어져 더 많은 양을 수출하거나, 낮은 생활 조건 을 감수해야 한다. 이 구매력의 상실이 굶주림의 구조적 영속화를 촉진하고 있다. 선진국의 일방적인 이익을 지 키기 위해 선진국 주도로 만들어진 각종 금융, 정치, 경 제적 기제(IMF, IBRD, WTO, GATT)들은 이런 불균형과 차별 을 더욱 구조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의 추 세인 정보화가 추진(推進)하는 세계화의 과정은, 더 큰 규모의 자본 축적을 가능하게 하고, 초국가적인 이동을 통해 기반이 약한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적 토대를 뿌리 에서부터 흔들어 놓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보 화는 기존의 개발 모델을 지속시키면서 정보 빈국(기존 의 저개발국과 선진국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들을 빈곤의 구조로 몰아 굶주림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해결 방안〕 저개발국은 남남(南南) 교역의 강화, 저 개발 국가간의 분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세계 경제 체 제로 통합되는 것은 기존의 구조를 수직 계열화하고, 기 존에 갖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지속시키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을 가진 지역 경제 체제간의 통합이 미래를 위해서 유리할 것이다. 또 하나 세계 경제로부터 선택적인 단절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립적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또한 굶주림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지 적되었던 조건들 대부분이 선진국들이 주도권을 행사하 고 있는 것들이므로 선진국의 생활 수준을 낮추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아울러 미래의 방향을 지속 가능한 분 배 정의에 따른 모델로 선진국의 개발 우선 순위를 조정 하고, 아울러 기득권의 포기가 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종 국제 기구는 기존 선진국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 라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기여하도록 역할과 기능을 재 조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회의 가르침〕 가톨릭 교회는 굶주림의 구조적 원인 과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엄밀한 분석에 바탕을 둔 적절 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굶주림의 원인을 최 초로 밝힌 교황은 바오로 6세이다. 그는 "국가간의 불균 형은 날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어떤 국가에서는 인구에 비해 남아돌아가도록 식량을 풍부히 생산하는가 하면 다 른 국가에서는 부당하게 결핍을 느끼거나, 생산된 소량 이나마 외국에 수출할 수 있을는지 불안해 해야만 한다" (민족들의 발전 8항). 교황은 이어 문제의 해결책으로 "가 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하여 계획된 사업을 재정적으 로 뒷받침할 용의가 있는가? 국가가 보다 광범위한 발전 을 추진하도록 더 많은 세금을 바칠 용의가 있는가? 생 산자가 보다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수입품의 가 격을 좀더 높여 줄 용의는 갖추어졌는가? 후진국을 돕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청춘 시절에 고국을 떠날 각오는 서 있는가?" (동 47항)라고 물으면서 구체적인 정책 제안보 다는 선진국의 의식 변화와 구체적인 행동의 의지를 호 소한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책으로 선진국의 연대와 정 의의 의무를 강조한다. "인간적으로 보든지 초자연적으 로 보든지 모든 국가들은 서로 형제라는 점에서 우선 부 유한 국가들에게 협동 실천의 의무가 부과되며 그 근거 로 세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선진국들이 후진국 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상호 연대성의 의무이고, 둘째 는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거래상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 정의의 의무이며, 셋째는 모든 국가들이 공 동으로 보다 인간다운 세계를 건설하여, 각각 줄 것과 받 을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보편적 사랑의 의무인 것 이다. 이 문제의 해결 여하에 따라 세계 문명이 좌우될 것이므로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동 44항). 그리고 그러한 방향으로 세계가 변화해야 한다면 근본 원리로 "우리는 경제적인 것을 인간적인 것에서 분리시키거나 어떤 진보를 그 배경인 문명에서 분리시키는 것을 찬동 할 수 없다. 우리 생각에는 가장 중대한 것이 인간이다. 하나하나의 인간, 그 인간들의 집단, 나아가서는 인류 전 체가 중한 것" (동 14항)이라고 하면서 가톨릭 사회론의 기본 방향을 유지시킨다. (⇦ 기아 ; → 가난) ※ 참고문헌  Donal Dorr, Option for the Poor- Hundred Years of Vatican Social Teaching, Dublin, 1983/ Karl H. Peschke, S.V.D., Christian Ethics, vol. 2, Alcester and Dublin, 1986(유봉준 역, 《그리스도교 윤리 학》 제3권, 분도출판사, 1992/ Rudolf H. Strahm, Warum sie SO arm sind, Wuppertal, 1985(김 종민 역, 《왜 그다지도 가난한가?》, 분도출판사, 1987)/ 교황 바오로 6세, <민족들의 발전 촉진에 관한 회칙>/ 교황 요 한 바오로 2세, <백 주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 헌장>/ 1993 Book ofthe Year, Encyclopedia Britanica, 1994. 〔朴文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