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성직자 양성
現地人聖職者養成
[라]formatio sacerdotis indigeni · [영]training of indigenous pri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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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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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사제 양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포교성의 지침에 따라 건립된 대구 유스티노 신학교(왼쪽)와 드망즈 주교에게 뽑혀 로마 우르바노 신학교로 유학간 신학생들.
복음이 어느 지역의 문화와 종교 심성 안에 깊게 뿌리 내리고 그 지역 문화와 가치관을 복음에 맞도록 정화시키기 위해 실행하는 방법 중 하나로, 현지에 있는 신앙인을 양성하여 사제 서품을 받도록 하는 것. 이를 과거에는 방인(邦人) 성직자 양성' 또는 '방인 사제 양성' 이라고 하였으며, '본토인(本土人) 성직자 양성' 이라고도 한다. 현지인 성직자들을 양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그리 스도교의 고유성을 손상하지 않고 복음에 합치되며 보편 교회에 일치해야 한다는 원칙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다. [양성의 필요성]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는 <선교 교령>(Ad Gentes)을 통해 선교를 "교회에서 파견 된 복음 선포자들이 온 세상에 가서 아직 그리스도를 믿 지 않는 민족과 집단에 복음을 선포하고 교회 자체를 심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활동" (6항)이라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한 지역에 새로운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설립하는 것은 선교 활동의 중요한 목적이다. 이보다 앞서 1944 년에 교황 비오 12세(1939~1958)는 "선교의 위대한 목적은 새로운 땅에 교회를 설립하는 일이며, 그곳에 뿌리가 곧게 내리도록 하는 것”(《AAS》 36[1944], p. 210)이라 정 의하였다. 또 교황은 회칙 <에반젤리 프레코네스>(Evangelii praecones, 1951. 6. 2)를 반포하며, 선교 활동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립하였다. "그리스도의 진리의 빛을 새로운 민족에게 전하고 신앙을 촉진시키며 토착 교회를 설립하는 것, 즉 현지인 성직자들을 양성하여 그들로 이루어진 교계 제도를 설립하는 것이다"(《AAS》43[1951],p.507). 그런데 교회가 어느 특정 지역에 새롭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능한 한 그 지역의 문화와 언어에 합당하게 표현하려고 애써야 한다. 동시에 지역 교회는 기존의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문화 가치들이 그리스도의 영향을 받아 보완되도록 힘써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제시한 진정한 인간의 모습에 반대되는 문화적 요소들에 대해 예언자적 역 할을 해야 한다. 보편 교회의 전승에 충실하고 민족 문화와 조화를 이루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지역 교회는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작업이 마무리되면 지역 교회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합당하게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내고, 고유한 문화의 바탕 위에서 교회 공동체를 더욱 풍성하게 하여 새로운 공동체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그 공동체는 정의와 진리, 인간 존중의 바탕 위에 설립된 공동체이며, 이로써 지역 사회와 새로운 관계가 성립된다. 복음이 그 민족의 심성에 맞게 표현됨으로써 지역 교회는 그 민족의 문화와 전통 안에 존재하는 교회가 될 수 있으며, 그리스도의 진리와 그리스도적 삶과의 만남을 통해 이뤄진 내적 변모를 매개로 그 지역 의 문화적 가치를 쇄신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교황 권고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 1975. 12. 8)를 통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교회로서 복음 선교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더 넓은 지역에서 또는 더 많은 사람 들에게 선교하는 것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상반되는 인간의 판단 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 동향, 사상의 원천, 생활 양식 등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것들을 역전시키고 바로잡는 데 있다고 하겠다" (19항). 그러므로 그 지역의 문화적 가치 를 쇄신하고 복음이 그 지역의 문화와 전통, 종교 심성에 맞게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선교사들보다 현지인들 가운데서 성직자들을 양성하여 교계 제도를 설립하고 자립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 주어야 한다. [양성에 관한 지침] 포교성의 설립과 그 영향 :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선교 활동은 대부분 오랜 전통을 지닌 수도회의 선교사들이 담당하였다. 1622년에 포교성 (Congregatio de Propaganda Fide, 현 인류 복음화성)이 설립 됨으로써 지리적으로 새롭게 발견된 아메리카 대륙과 아 시아,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선교 활동에 새로운 이정표 가 설정되었다. 포교성의 설립 이후에 세워진 선교회들 은 중국, 인도차이나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아프리카에서 교회를 설립하고, 특히 현지인 성직자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며 많은 활동을 하였다. 특히 파리 외방전교 회(Société des Missions Etrangeres de Paris, M.E.P.)는 선교 사들이 선교지에서 다음과 같은 일을 우선적으로 하도록 지시하였다. 즉 현지인 성직자들을 양성할 것,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돌볼 것, 비신자들을 개종시킬 것 등이다. 19세기에 설립된 포교성 소속 선교사들, 즉 교황청 외방 전교회(P.I.M.E.) , 아프리카 성모의 선교사회(White Fathers), 리용의 아프리카 선교회(S.M.A.), 콤보니의 예 수 성심 전교회(M.C.C.J.), 밀힐 외방전교회(M.H.M.) 역 시 지역 교회의 설립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현지인 성직자와 수도자들을 양성하였다. 그런데 선교 지역에서 현지인 성직자들을 양성하는 데 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도 많이 발생하였다. 성직자 양성 기관, 즉 신학교의 열악한 환경과 시설, 전통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사제 성소의 어려움, 선교사 관점에서 볼 때 신학교에서의 엄한 공부와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신학생을 양성하는 데 따르는 불확실성 등이 그 대표적인 문제였다. 따라서 자연히 선교회들은 교회론적이 고 문화적인 문제에 더욱 치중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1659년 교황 알렉산데르 7세(1655~1667)는 교황령 <인 테르 체테라스>(Inter Ceteras)를 통해 다음과 같은 지침을 내렸다. "프랑스나 스페인, 혹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어 떤 나라들을 중국인들에게 그대로 심어 놓으려고 한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런 것이 아닌 신앙을 가져다 주십시오. 어떤 민족이든 그 민족이 갖고 있는 예절이나 관습이 전혀 사악한 것이 아니라면, 신앙은 결코 그것을 거부하거나 파괴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들을 보존하고 보호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침이 실제로 적용되고 성숙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다. 1889년 프랑스에서 '교황청 베드로 사도회' (Pontifical Society of St. Peter Apostole)가 설립되자, 현지인 성직자 양성에 있어서 결정적인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 단체는 평신도 회원들이 선교지에 대한 기도와 후원은 물론, 문화적 관심을 갖고 성소를 계발 · 후원함으로써 교회 안에서 현지인 성직자 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역대 교황의 지침 : 교황 베네딕도 15세(1914~1922) 는 회칙 <막시뭄 일룻>(Maximum Illud, 1919. 11. 30)을 반포하여 유럽 중심주의와 우월주의를 단죄하고 현지인 성직자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교황은 이 회칙을 통해 선교 활동의 중요한 원리를 몇 가지 지적하였다. 즉 외국의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출신국을 잊어야 한다고 당 부하면서, 선교 지역 주민들에 대한 책임, 현지인 성직자 양성의 중요성, 외국인 선교사들에게 요구되는 무사 공 정성과 그 지역이나 나라에서의 온전한 순응 등을 강조하였다. 교황 비오 12세는 첫 회칙인 <숨미 폰티피카투스> (Summi Pontificatus, 1939. 10. 20)를 통해 선교 지역의 국가들에서 교회가 토착 문화에 적응해야 함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현지인 성직자 양성을 촉진하고 현지인 주교 들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였고, 여러 민족들의 영 적인 가치가 교회 선교 활동 안으로 수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그리고 교황 바오로 6세는 제2차 바 티칸 공의회의 <선교 교령>에서, 현지인 성직자를 양성하는 일을 통해 지역 교회는 자신들의 사회에 깊게 뿌리내릴 수 있다(16항)고 강조하였다. 한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78~2005)는 1989년 '베드로 사도회 설립 100주 년' 을 맞아, 현지인 성직자는 '선교 지역 교회의 희망' 이라고 정의하며 가톨릭 교회 전체의 관심을 촉구하였다. 선교 교령의 가르침 :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선교 교 령> 16항에서 현지인 성직자 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고 있다. 먼저 개별 지역 교회가 현지인 성직자를 양성해야 하는 근거를 "이렇게 하여 신생 교회들은 자기 성직자들을 갖는 교구 구조를 차층 갖추어가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또한 "자기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구원의 고유 한 교역자를 가질 때에 교회는 어떠한 인간 사회에서든 더욱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된다" 라며 '인간 사회' 와 교 구 라는 사회학적 공동체와 교회법상 공동체를 결부시켜 고찰하였다. 물론 여기에서 전제되는 조건인 '고유한 교 역자' 는 그 지역 출신 현지인 성직자여야 한다. 이 원칙은 선교회뿐만 아니라 각 지역 교회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 한 원칙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제 양성에 관한 교령>(Optatam Totius)을 통해 성직자 양 성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언급하였지만, 특별히 <선교 교 령>에서 그 규정들을 엄격히 지키도록 지시하고 있다. 현지인 성직자를 양성하는 데 있어서 특별히 구원의 신비를 강조하고 전례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양성 과정에 있어서 신학생들로 하여금 복음 의 정신에 따라 살며 동시에 신앙의 본질적인 점을 바꾸는 일 없이 각 민족 고유의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에 부합하는 마음을 지니도록 가르쳐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미 <사제 양성에 관한 교령> 1항을 통해 각국 주교 회의는 그 지역의 사목적 요구에 언제나 부합할 '사제 양성 지침' 을 제정하도록 명하였다. 그런데 <선교 교령>에서는 이 내용을 받아들여 다음 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신학생들은 교회의 선교 활동 의 역사와 목적과 방법을 배우고 자기 민족의 특유한 사 회적, 경제적, 문화적 상황을 알아야 한다. 교회 일치의 정신을 함양하여야 하고 비그리스도인들과 형제적 대화 를 나눌 수 있도록 올바른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16항). 이와 같이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신의 나라의 고유한 전통과 종교, 문화에 대해서도 깊게 연구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선 교 교령>은 현지인 성직자 양성이 "각기 자기 민족의 풍습과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라고 강조하면서 가 능한 그 나라 안에서 이루어질 것을 희망하였다. 이를 위해 각 지역 교회가 각자의 주된 사회, 문화 영역에서 신학적 고찰을 활발하게 하도록 다음과 같이 촉구하였다. "하느님께서 계시하시고 성서에 기록되고 교부들과 교도권이 가르친 사실과 말씀을 새롭게 연구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신앙이, 민족들의 철학이나 예지를 고려하여 이해를 추구할 수 있는지, 또 어떠한 방식으로 그들의 풍습과 인생관과 사회 질서가 하느님의 계시로 밝혀진 도덕과 합치할 수 있는지 더욱 분명하게 파악될 것이다" (22항). [현지인 성직자의 영성] 현지인 성직자의 수가 늘어남 으로써 젊은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으며, 나아가 보편 교회에도 희망을 전해 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현지인 성직자 양성에 있어서는 다음의 분야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제 생활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고, 그 지역 주민의 조건과 상황에 어떻게 침투할 수 있는가? 지역 문화 안에서 교회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사제의 역할은 무엇인가? 문화의 복음화, 비그리스도인 들과의 대화, 인간 발전과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해방에 대하여 어떠한 봉사를 할 수 있는가? 따라서 영성 교육은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는 문제이다. 현지인 성직자는 특히 선교 활동 및 사목 활동과 제자직을 향한 개인의 기도, 사도직, 자기 부정과 고유한 금욕을 통하여 선교사인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야 한다. 성령께 순응 : 신학생들을 먼저 성령께 순응하는 생활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성령은 주저하는 제자들의 무리에 내려와 그들의 기도와 생활, 사도직, 자기 부정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심지어 순교까지 할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제자들의 영성은 물론 하느님, 세상, 그들 자신을 보는 방식도 변화시켰다. 이것은 성령께 전적으로 순응함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선교 활동은 성령의 구원 활동 에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교의 17항 참조). 토착화와 연대의 영성 : 현지인 성직자로서 그 지역 사 람을 위해 헌신한다는 것은 인종과 계급, 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진 장벽을 극복하면서 지역 주민과 온전히 일치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과, 이제껏 자기가 지닌 것을 다 포기하고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도록 준비" (선교 24항)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육화를 자신의 고유한 삶 안에서 재현해야 한다. 기도와 관상 : 현지인 성직자에게 필요한 영성의 본질적 근거는 기도와 관상(觀想)이다. 기도의 내용, 지향, 외면적 상황들은 선교 활동에 의해 조건지어진다. 기도 안에서 그는 개인의 선교적, 사목적인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 식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다른 종교인들과 경쟁하고 대립하기보다는 대화하려는 자세를 갖고, 문화 · 경제적으로 공유하며,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것 등은 기도의 결과이다. 목자의 사랑 : 목자의 사랑은 하느님과 이웃에 이르는 성직자의 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현대의 사제 양성>(Pastores Dabo Vobis, 1992. 3. 25)을 통해 다음과 같이 목자의 사랑에 대해 언급하였다. "목자로서의 사랑에서 필수적인 것은 자신을 내어 주는 것, 즉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모범을 좇아 자신을 교회에 온전히 내어 주는 것이다. ···목자로서의 사랑은 우리의 사고 방식과 행동 방식, 그리고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결정하여 준다" (23 항). 목자의 사랑은 현지인 성직자들이 사람과 사물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 계급, 이데올로기로 인한 장애와 분열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주며 모든 사람, 특히 가난한 이 들에 대해 살아 있는 하느님 사랑의 성사가 되도록 해 준 다(<교회의 선교 사명> 88, 89항 참조). (⇦ 방인 성직자 양 성 ; → 교황청 전교 원조회 ; 복음화 ; 선교 ; <선교 교령> ; 선교회 ; 선교 회칙 ; 인류 복음화성 ; 토착화) ※ 참고문헌 Dizionario di Missiologia, EDB, Bologna, 1993/ AA.VV., Following Christ in Mission, A Foundational Course in Missiology, Paulines, Nairobi Kenya, 1995/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개정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2/ 교황 바오로 6세, 이종흥 역, 《현대의 복음 선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771 교황 요 한 바오로 2세, 윤민구 역, 《현대의 사제 양성》,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3/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정하권 역, 《교회의 선교 사명》,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1/ 칼 뮐러 . 테오 순더마이더 편, 한국 기독교학회 선교신학회 편역, 《선교학 사전》, 다산글방, 2003/ 윤민구 편, 《전례의 토착화》, 가톨릭출판사, 1990/ 요제프 톰코, <방인 사제는 선교 지역 교회의 희망>,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회보》 5호, 1990. [金俊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