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종 혼인

混宗婚姻

[라]matrimonium mixtum · [영]mixed 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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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에서 세례받은 신자와 타종교나 타교파 신자 사이의 혼인. [역 사] 혼종 혼인은 교회의 오랜 역사 동안 금지되기도 하고 허락되기도 하였다. 그 역사를 살펴보면, 이교도나 열교도와의 혼인이 문제가 되자 초세기 공의회는 유대인이나 이교도와의 혼인을 반대하는 법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12~13세기에 교회는 가톨릭 신자가 이교도와 혼인하는 것을 명백히 금지시켰으나, 일단 맺어진 혼인은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그 경우에 교황이 나 주교의 관면이 있었는지는 명백하지 않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는 혼종 혼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 았으나, <혼인 교리와 혼인의 개혁 교령>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금지하였다. 그리고 가톨릭 신자와 이교도 사이의 혼인의 경우, 이교도가 공식적으로 자기의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 한 사목자들이 그 혼인을 주례할 수는 없게 되었다. 18세기에 들어와서 교회는 가톨릭 신자에게 혼 종 혼인을 허락하는 관면을 주기 시작하기는 하였으나, 이교도는 이교를 청산하여야만 하였고 관면은 교황만이 줄 수 있었다. 18세기 말에는 주교들, 특히 선교 지역의 주교들에게 관면권이 부여되었다. 그러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혼종 혼인에 대한 신학적 · 교회법적 태도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교회 일치 운동이 받아들여지고 종교의 자유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도 변화되어, 혼종 혼인에 대한 변화 또한 이를 거스르는 금지에 대한 본성, 요구되는 약속의 형식화, 전례 형식 등에 있어서 명백하게 드러났다. 사실 1917년 법전(1060조)에서 혼종 혼인은 무효 장애가 아니고 금지 장애였으나, 현행 교회법에서는 허가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1917년 법전에서는 "엄격히 금지된다"(severissime ecclesia ubique prohibet)라고 선언하여 관면을 요구하지만, 현행 교회법전(1124조)에서는 단순히 "관할권자의 명시적 허가 없이는 금지된다"(sine expressa auctoritatis competentis licentia prohibitum est)라는 조항을 두고 있을 뿐이다. [개 념] 넓은 의미의 혼종 혼인은 가톨릭 신자와 다른 종교를 믿는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을 말하며, 좁은 의미의 혼종 혼인은 가톨릭 신자와 가톨릭이 아닌 그리스도교 세례자 사이의 혼인을 의미한다. 혼종 혼인을 거행하는 데 있어서 가톨릭 측의 경우는 단지 신앙 생활을 해 왔다는 것이 아니라 세례 자체가 요구되며, 또한 비가톨릭 측의 경우에는 그 교단이나 교파에서 유효한 세례를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정식 행위로 가톨릭 교회를 떠난 사람이 가톨릭 신자와 혼인할 경우에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에서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는, 성공회의 성직자가 집전한 세례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여 가톨릭 신자와 성공회 신자가 혼인하는 경우 혼인 장애가 아니라 타교파 혼인 금지 규정을 적용하여 이에 대한 허가를 준다(교회법 1124조,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111조 2항)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테스탄트 세례자와 혼인하는 경우에는 세례의 유효성이 의심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므로 일반적으로 미신자 장애 관면을 주고 (교회법 1086조), 세례가 유효할 경우를 대비하여 타교파 혼인 금지 규정에 대한 허가도 준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 침서》 111조 3항). [허가 조건] 교회가 혼종 혼인에 대해 "정당하거나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이러한 허가를 줄 수 있다"(교회 법 1125조)라는 새로운 입장을 편다고 해서, 조건이 채워 졌다고 허가가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에는 더욱 용의주도한 태도가 요구된다. 법률 상 합법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은 허가를 줄 수 있다' 고 되어 있으나, 비록 조건이 채워졌다고 할지라도 허가를 '주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허가를 내릴 만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경우는, 양 당사자들이 성사혼에 대하여 책 임을 자각하고 있고 상대방의 교파에 대해 충분한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혼종 혼인에서 발생될지 모르는 위험을 서로의 노력으로 없앨 수 있다고 여겨질 때이다. 첫 번째 조건의 선언과 약속으로 표현되는 교회의 신앙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에게 있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는 신앙으로부터 이탈하는 위험을 잘 인식해야만 한다. 두 번째 조건으로 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는 자녀의 가톨릭 세례와 교육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이는 혼인의 목적으로 정의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녀를 한 교파에서 세례받게 하고 다른 교파에서 교육받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분명 히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자녀들의 가톨릭 세례와 교육에 대한 '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의 최대의 노력' 이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의 법률은 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가 책임을 다하도록 임무와 권리를 주지만, 동시에 종교적 자유에 대한 정의를 나타내어 비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에 대한 배려도 고려하였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 편에서 '힘껏 모든 것을 다하겠다' 는 것은 혼인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에 대한 절대적인 약속 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비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는 어떠 한 약속이나, 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의 신앙에 관계되는 보증이나,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대한 책임이 없다. 그러 나 그는 가톨릭 신자 편 당사자에게 요구되는 약속이나 의무를 인식해야 한다. 세 번째 조건인 혼인의 목적과 본질적 특성에 대한 양편 당사자들의 교육은 평생 공동 운명체, 혼인의 목적,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의 법규정(교회 법 1055~1061조)의 문맥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에서는 교구 직권자뿐 아니라 본당 주임 신부도, 정당하 고 합리적인 사유가 있으면 혼종 혼인을 허가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111조 2항). 혼종 혼인의 선언과 약속에 관하여 주교 회의는 어떤 양식을 정하고, 그것을 비가톨릭 신자에게 알리는 방식을 정해야 한다.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는 혼인 양식 제2 호에 이 규정을 정해 놓고 있다(혼인 양식 2호, 혼인 전 당 사자의 진술서). [지켜야 할 혼인 형식] 혼례 형식 : 혼종 혼인일지라도 교회법 제1108조 1항에 규정된 교회법상 형식(교회의 공 식 증인인 주례자와 두 명의 증인)을 지키며, 전례 형식의 혼인 예절에 따라 거행한다. 혼인 합의의 교환은 교회나 적당한 장소(교회법 1108조)에서 전례 거행 중에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혼인 예절은 미사 밖에서 거행하나 교구 직권자가 미사 중에 거행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다 (신앙 교리성, 훈령, <성사혼>[Matrimonii sacramentum, 1966. 3. 18] ; 교황 바오로 6세의 자의 교서, <혼종 혼인>[Matrimonia mixta, 1970. 3. 31]). 교회법적 형식은 가톨릭 신자와 프로테스탄트 신자 사이의 혼인의 유효성을 위해 요구된다. 한국 천주교회는 관면 혼인을 미사 중에 집전할 수 있도록 일반 적 권한을 사제들에게 위임하였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 서》 113조 3항). 교회법상 형식의 관면 : 교회법상 형식을 지킬 수 없는 이유가 인정되면, 사제는 관면할 수 없으나 교구 직권자는 교회법상 형식을 관면할 수 있다(교회법 1127조,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114조). 교회법상 형식의 관면은 가톨릭 신자와 프로테스탄트의 세례를 받은 사람 또는 가톨릭 신자와 미신자의 혼인일 경우 교회법적 형식을 지키기가 곤란한 경우에만 허락된다. 이 교회법상 형식의 관면을 얻으면 비가톨릭 주례자가 공식 증인으로 참석하여 특별한 종교적 · 사회적 형식에 따라 혼인 합의를 받는다. 교회법상 형식의 관면을 얻으려면, 교회법상 형식을 지키기가 극히 어려우며 또 공적 혼례 형식이 있는 경우라야 한다. 주교 회의는 혼인의 유효성을 위해 교회법상 형식의 관면에 대한 규정을 정하여야 하며, 교회법상 형식의 관면으로 거행된 혼인은 교회법 제1121조 2항의 규정에 따라 기록되어야만 한다. 교회법상 형식이 관면 되는 때에는 교회법상 형식의 관면과 가톨릭 전례상 형식의 관면과 소속 본당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의 혼인 거행 허가와 혼종 혼인에 대한 허가 및 미신자 장애에 대한 관면까지 수반된다고 볼 수 있다. 이중 예식 금지 : 가톨릭 주례자와 비가톨릭 교역자가 함께 같은 장소에서 각각 자기의 의식을 행하면서 당사자들에게 합의를 요청하는 종교 예식은 거행하지 말아야 한다. 즉 동시에 두 번 예식을 거행하여서는 안된다(교회법 1127조 3항). 이러한 합의 교환의 중복은 결국 당사자 중 한편은 상대방의 예식을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방 교회 신자와의 경우에는 동방 교회의 혼인 예식을 다시 거행하는 것을 금하지 않는데, 동방 교회 신자들은 성직자에게 축복을 받는 것을 본질적인 요소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방 교회 신자와의 혼인은 교황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 혼인 ; 혼인성사 ; 혼인 장애) ※ 참고문헌  이찬우, 《하느님 백성의 전례와 성사 생활》,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996, pp. 149~152/ -, 《혼인》,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998, pp. 215~2291 정진석, 《교회법 해설》 8, 한국천 주교중앙협의회, 1999, pp. 246~2681 L. Chiappetta, Prontuario di diritto canonico e concordatario, Roma, Dehoniane ed., 1994, pp. 756~761/ J.A. Coriden . T.J. Green · D.E. Heintschel ed., The Code of Canon Law. A Text and Commentary, The Canon Law Society of America, Paulist Press, 1985, pp. 800~806/ T. Lull, Ecumenical Marriage : Pastoral Problem or Opportunity ; E. Sunderland, The Pastoral Care of Ecumenical Marriages - The Episcopal Perspective, Journal of Ecumenical Studies 16, 1979, pp. 619. 628. 643~650/ M. Hurley, Beyond Tolerance, London, Geoffrey Chapman, 1975, pp. 79~121/ J. Lynch, Ecumenical Marriage, 《CLSAP》 5, 1973, pp. 33~541 一, Mixed Marriages in the Aftermath of Matrimonia Mixta, Journal of Ecumenical Studies 11, 1974, pp. 643~646. [李雨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