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세
火洗
votum Baptismi, Baptismus flaminis · desire for Bap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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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
세례성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세례를 받겠다는 뜨거운 열성을 가지고 있을 경우, 그 염원이 명시적으로 표현되었든 표현되지 않았든 간에 그 염원으로 받는 세례. 화세는 혈세(血洗, baptismus sanguinis)와 함께 세례성사는 아니지만 세례의 효과를 갖는다. 따라서 화세가 원죄를 씻고, 화세를 받기 이전에 범한 모든 개인적인 죄를 용서해 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화세를 받은 사람이 교회에서 다른 성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만일 죽지 않고 살아난다면 세례의 인호가 없으므로 다른 성사를 유효하게 받을 수 없다. 성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식으로 수세(水洗, baptismus aquae)를 받아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화세로 받은 하느님의 은총을 잃게 된다. 스킬레벡스(E. Schillebeeckx, 1914~ )는 화세를 받은 사람은 불완전하게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며, 화세는 때때로 성사를 받는 것보다 긴요한 경험일 수 있지만 그것이 동일한 결과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화세에 대한 분명한 사례는 사도 행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인대장이었던 고르넬리오(Comelius)는 베드로의 설교를 들을 때 성령을 받았다(사도 10, 44). 이에 베드로는 "우리처럼 성령을 받은 이 사람들에게 물로 세례를 주는 일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라고 말하였고,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라고 지시하였다(사도 10, 47-48). 이는 화세로도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좋은 예이다. 또한 암브로시오(Ambrosius, 339~397)는 수세를 받지 못하고 죽은 로마 제국의 황제 발렌티니아누스 1세(364~375)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 하였다. "순교자들이 자기 피로 씻겨졌다면 이 사람 역시 자기 열성과 의지로 씻겨졌다" (<발렌티니아누스 황제를 위한 애도사> 53). 즉 죽기 전에 세례를 받으려고 하였던 간절한 청원이 세례를 대신한다며, 발렌티니아누스 1세 가 화세를 통해 죄를 용서받았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Hipponensis, 354~430)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느님 사랑으로 불타는 가톨릭 예비 신자가 세례를 받은 열교인보다 더 낫고···아직 세례를 받지 못한 고르넬리오가 세례를 받은 시몬보다 더 낫다" (《세례론》 I, IV, c.21). 교황 인노천시오 3세(1198~1216)는, '유대인이 스스로 자신에게 세례를 주고 죽었는데 어떻게 되었겠는가? 하는 문의를 받자, 세례는 무효이지만 화세로 구원을 받았다고 회답하였다(Decretal., lib. Ⅲ, tit. 42, c.4). 많은 교부들이 교회의 신앙과 세례로써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중세 신학자들은 교회 영역 밖에서 인간이 은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화세에 대한 교리를 채택하였다. 그래서 트리엔트 공의회(1545~ 1563)는 "복음이 선포된 뒤에는 재생의 세례나 '그 지 향' 없이 옛 아담의 상태에서 은총의 지위로 건너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Sess. VI, Ca.4)라고 하였다. 이러한 입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에서 더 구체화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고 또 인간의 궁극 소명도 신적인 소명이므로, 우리는 성령께서 하느님만이 아시는 방법으로 모든 사람에게 파스카 신비에 동참할 가능성을 주신다고 믿어야 한다(사목 22항 ; 교회 16항 ; 선교 7항). 그렇기에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를 모른다고 해도, 진리를 찾고 자신이 아는 대로 하느 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가 톨릭 교회 교리서》 1260항). 즉 화세를 통한 구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 대세 ; 세례성사 ; 수세 ; 혈세) ※ 참고문헌 J.P. Lang OFM, Dictionary of the Liturgy, Catholic Book Pub. Co., 1989, p. 54/ 주교 회의 교리 교육위원회 역,《가톨릭 교회 교리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3/ 윤형중, 《상해 천주 교 요리》 하, 가톨릭출판사, 1990. [편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