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신학
環境神學
[영]Ecological th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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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 생태 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사고와 행동 방식의 형성에 종교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새만금 살리기 삼보 일배)
독립적인 하나의 신학 영역 혹은 주제에 대한 신학 체계라기보다는, 생태 위기라는 상황 안에서 창조주 하느님과 인간과 창조의 상호 관계와 의미를 그리스도교의 신학 전통 전반에 걸쳐서 탐구하는 신학적 노력과 시도. '생태 신학' (生態神學)이라고도 한다. 환경 신학은 성서 신학, 교의 신학, 윤리 신학, 영성 신학, 전례 신학 등의 다양한 관점에서 생태 문제에 접근하여 생태 위기와 그 극복을 염두에 두고, 그리스도교의 신학 전통이 지닌 생태 문제에 대한 관계와 의미 등에 대해 성찰한다. 즉 생태 문제와 그리스도교의 상호 관계와 영향을 탐구하고 발견하는 것이 환경 신학의 가장 중요 한 과제이자 목표 중 하나이며, 환경 신학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환경 신학은 기본적으로 비판적 상호 관계법(a critical method of correlation)이라는 신학적 방법론을 채택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대화(對話)와 변증(辨 證, apologetics)의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대화 의 기능은 그리스도교와 생태 문제 사이에서 양방향으로 일어나며, 서로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즉 생태 문제를 그리스도교의 신학 전통에서 보고 이해하며, 또한 후자를 전자의 관점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 안에서 신학 전통의 재해석이 수행되고, 생태 문제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전망이 도출된다. 둘째, 변증의 기능은 대화 기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와 생태 문제 간의 대화의 노력이 없다면, 그리스도교가 생태 문제와 관련하여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스도교는 이러한 대화로 심각한 생태 위기에 직면한 이 시대에 더 큰 호소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태동과 역사적 발자취〕 그리스도교 안에는 생태 문제와 관련한 풍부한 신학 전통이 있지만 그리스도교 신학이 환경 신학적 탐구를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근대 이후 그리스도교 신학 안에는 서로 관련된 두 가지 형태의 분리가 존재해 왔다. 첫째는 인간과 자연의 분리로, 인간만이 신학의 주된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둘째는 창조와 구원의 분리로, 신학의 관심은 구원에 집중되고 창조는 상대적으로 경시되었다. 역사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분리 그리고 창조와 구 원의 분리는 근대 이후의 자연 과학, 특히 다윈(C. Darwin, 1809~1882)의 진화론이 제기한 도전에 대해 그리스 도교가 대응한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과학이 성서와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 제기한 도전에 직면해서, 교회는 인간을 제외한 자연을 과학의 영역으로 넘겨주고 인간 (영혼)의 구원에만 주의를 집중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즉 자연과 인간의 분리와 창조와 구원의 분리가 일어난 것이다. 신학적으로는 루터교 목사인 폰 라트(G. Von Rad, 1901~1971)를 비롯한 성서학자들의 성서 이해가 창조와 구원의 분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폰 라트의 주장에 의하 면 구약성서의 중심 주제는 하느님의 선택과 구원이며, 창조는 구원의 지평을 이스라엘 민족에서 우주 전체로 넓히기 위한 부차적인 것이다. 이로 인해 성서 해석의 가장 중요한 범주는 하느님의 인간 구원의 역사로 인식되 었다. 자연과 가장 직접적인 연관을 지닌 창조 신학의 연구 자체가 부진하였던 것도 환경 신학의 태동이 늦은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창조론이 다른 신학 영역들에 비 해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었던 것은 1960년대 이후의 전반적인 신학 동향과 관련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 회(1962~1965) 이후 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교회론에 신학적 연구의 초점이 맞춰졌으며, 1960년대 후반 과 1970년대 초에는 세속화와 사신 신학(死神神學, theologia de mortos Deo) 등으로 인해 신론(神論)으로 신학적 관심이 옮겨졌다. 그 이후에는 신약서와 교의사 등의 활발한 연구로 그리스도론에 관심이 모아졌다가 지금 에야 비로소 생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체험으 로 창조 신앙의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1967년에 역사학자인 화이트(Lynn White, Jr.)는 인간 들이 지배하고 사용하도록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였다는 그리스도교의 믿음이 서구의 과학과 기술 그리고 진 보에 대한 신념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창세기에 언급되는 창조 설화들이 자연에 대해 과도하게 인간 중심적인 태도와 가치를 조장하였다고 비판하였다 (창세 1, 28 : 2, 19). 즉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인 유대-그 리스도교 전통이 생태 문제에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리스도교 안팎으로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창세기 본문에 대한 화이트의 주장은 잘못된 성서 이해 로 인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그의 비판은 그리 스도교가 생태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 도록 일깨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생태 문제와 관련하여,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세계 교회 협의회(WCC)를 중심으로 신앙과 생태 문제의 통합을 시도해 왔다. 세계 교회 협의회는 1970년 이후 지속 가능한 사회, 정의, 평화, 창조계 보존 등의 주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연구와 발언을 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의 경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의 생태적 관심은 여러 교황 문헌들에서 산발적으로, 인간에 대한 우선적 관심이라는 맥락 안에서 나타날 뿐이다. 생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최초의 본격적인 문헌은 교황 요한 바오로 2 세(1978~2005)가 1990년 세계 평화의 날에 발표한 <생태 위기 : 공동의 책임>(The Ecological Crisis A Common Responsibility이다. 교황은 이 문헌에서 현재의 생태 문제를 복잡한, 그러나 기본적으로 생명 존중의 결여에서 비롯된 윤리적 문제로 간주하고, 또한 생태 문제와 사회 정의의 밀접한 연관성을 강조하였다. 교황은 창조의 좋 음과 모든 피조물들의 상호 의존성 그리고 창조계를 온전히 보전해야 하는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가난과 생태적 파괴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간과하지 않았으며, 현재의 심각한 생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적 차원의 연대와 공동의 책임을 강조하였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세계 여러 국가의 주교 회의에서 생태 문제에 대한 사목 교서를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신학자들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종교와 신학의 영향에 유념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신학 전통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성서가 자연에 대해 지나치게 인간 중 심적인 관점을 보인다는 비판에 대해, 성서 신학자들은 관련된 성서 본문들을 현대의 성서 비평 방법을 이용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해 왔다. 조직 신학자들은 생태적 관점에서 전통적인 교의들을 탐구하여 그리스도교 교의가 더욱 명백하게 생태적 기여를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해방 신학자들은 생태 위기의 일차적 희생자가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생태 위기와 가난의 긴밀한 관계를 파악하고,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자연을 포함하도록 해방 신학의 지평을 넓혀 왔다(생태 해방 신학) . 여성 신학자들은 역사 안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과 자연에 대한 착취가 가부장적 사회 구조 안에 있는 남성 우월주의 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이의 극복을 위한 신학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생태 여성 신학). 이 외에 윤리 신학과 영성 신학 등의 관점에서도 생태 문제에 대한 접근이 이 루어지고 있다(생태 윤리와 생태 영성 등). 〔교의 신학적 접근〕 그리스도교와 생태 문제 사이의 근본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환경 신학의 과제는 기존의 신학 전통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신학과 생태 문제를 서로의 입장에서 비판적이 고 창조적으로 성찰함으로써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상호 관계와 의미 등을 밝혀 내야 한다. 신학이 생태 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과 인간이 자연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생태계의 파괴와 자원의 남 용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사고와 행동 방식에 크게 좌우되는데, 이들의 형성에 종교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연과 관계를 맺는 방식 그리고 인간이 하느님과 창조의 관계를 생각하는 방식은 서로에게 투사되 고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신학의 주제와 영역은 아마도 창조일 것이다. 창조론은 인간과 자연과 창조주 하느님 사이의 관계에 대해 귀중 한 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더구나 창조론은 현대 문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며, 생태 문제와 깊이 관련된 자연 과학과의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분야이다. 그리스도교는 오직 한 분인 창조주 하느님이 사랑과 자유 의지로 무(無)에서 만물을 창조하였음을 믿고 고백 한다(creatio ex nihilo). 이러한 창조 교의는 하느님만이 만물의 원천이며, 모든 피조물들은 하느님에게 전적으로 의존함으로써만 존재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이 교의는 모든 피조물은 좋은 것이고, 실재적이며, 질서를 이 루고 있음을 가리킨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창조에 대 한 관념은 최초의 창조(creatio originalis)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성서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창조는 최종적인 완 성인 새로운 창조(creatio nova)를 향해 변화해 가고 있는 지속적 창조(creatio continua)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 역 동적 창조관은 우주를 하나의 과정으로 파악하는 현대의 우주관과도 부합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창조와 종말 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창조는 종말의 시작이고, 종말 은 창조의 완성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종말론은 하느님의 구세사에서 인간만이 아닌 창조 전체가 지니는 의미를 강조하고, 편협한 인간 중심적 자연관을 극복하며, 자연의 궁극적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도록 촉구한다. 또한 창조에 대한 종말론적인 이해는 완성의 도정 중에 있 는 현재의 불완전한 상태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 이도록 도와 준다. 그리스도교 고유의 창조의 의미와 가치는, 창조를 육 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깊은 의미가 드러난다. 육화 교의는 하느님과 똑같은 분인 말씀이 사람이 되었다고 가르친다(요한 1, 1. 14). 즉 하느님이 창조의 일부를 취함으로써 창조계로 들어오고, 창조와 하나가 된 것이다. 이것이 진지하게 올바로 받아들여진다면, 육화 교의는 하느님의 창조인 이 세상의 가치와 존귀함을 힘차게 드러 내고 증언한다. 창조와 육화를 사랑에서 비롯된 하느님의 자유로운 자기 증여(self-communicaion)로 이해하면, 이들을 두 개의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라 동일한 하나의 사건의 서로 다른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존재론적인 의미에서 창조 전체는 육화로 향하는 움직임 속에 있으며, 육화는 창조의 완성 단계로 볼 수 있다. 창조와 육화의 이러한 긴밀한 내적 관계는 창조의 본질적 가치를 더할 나위 없이 드높여 준다. 나자렛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의미에 대한 고찰 또한 그리스도교의 창조 이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수의 삶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 치유와 구마 활동, 그리고 소외된 이들과의 식탁 친교 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예수가 선포한 하느님 나라에는 현재(이미)와 미래(아직) 두 차원의 긴장과 균 형이 있다. 미래의 측면은 하느님에 의해 언젠가 이루어 질 하느님 나라의 종말론적 완성에 대한 강한 희망의 근 거를 제시한다. 이와 동시에 현재의 측면은, 하느님 나라가 이미 자라나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 우리의 태도와 행 동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느님 나라는 하 느님의 창조물인 이 세상의 현재 상태에 절망하지 않는 희망과 투신의 근거를 제시한다. 한편, 예수는 자신의 사 명을 이사야서를 인용하여 상징적으로 드러내었다(루가 4, 18-20 ; 이사 61, 1-2). 이 구절을 희년의 선포로 이해 하여 안식일의 정신에서 예수의 삶을 바라본다면, 예수 의 치유와 구마 활동 그리고 식탁 친교의 의미는 인간 사 회를 넘어서 창조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 안식일은 개인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사회적이며 생태적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출애 23, 12 ; 레위 25 ; 신명 5, 1415). 안식일 정신의 관점에서 보면, 예수는 인간만이 아 니라 전 창조계를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수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만이 아니라 창조 전체를 위한, 만물의 창조주 하느님의 사랑이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체험으로 초기 교회는 예수를 창조의 구원자이자 근원으로 인식하게 되었다(요한 1, 118 ; 1고린 8, 6 : 골로 1, 15-20 : 히브 1, 2-3). 이런 인식은 구약성서의 지혜 문학 전통에 기초하고 있다. 구약성 서에서 의인화되어 묘사된 지혜는 하느님의 반영이고(지 혜 7, 26), 만물에 앞서 존재하고 창조를 사랑하며(잠언 8, 2-31), 만물의 창조에 관여하였으며(지혜 7, 21), 만물 에 충만해 있고(지혜 7, 24), 만물을 새롭게 하며(지혜 7, 27), 창조 안에 자신의 거처를 정하고 피조물들을 자신의 잔치에 초대한다(잠언 9, 1-6 ; 집회 24, 19-22). 이렇게 예수를 하느님의 지혜로 이해하였을 때 창조와 예수 의 밀접한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창조의 의미와 가치 를 예수 안에 육화한 지혜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창조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지혜는 궁극적으로 예수의 십자가의 신비 안에서 나타난다(1고린 1, 22-23). 하느님 의 지혜는 바로 십자가 위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 전체에 의미를 지니게 된다. 우주를 창조하고 움직이고 새롭게 하는 하느님의 지혜가 다름 아닌 십자가의 하느님 사랑임이 밝혀지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된 지 혜 그리스도론은 풍부한 생태적 의미를 신학에 제공할 수 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삼위의 관계는 상호 내재(相互內 在, perichoresis, circumincesio)의 관계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서로 동등하게, 서로 안에 완벽 하게 존재하며 일치를 이루고 있다(요한 14, 11). 인간이 자연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생태 문제의 핵심이 있음을 떠올린다면, 삼위 일체 교의의 상호 내재 관계는 이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상호 내재가 삼위 상호 간의 완전한 개방성을 전제한다면, 삼위 일체의 관계는 생명, 사랑, 포괄성, 동등성의 원리로 볼 수 있다. 한편,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창조는 삼위 일체적 과정의 산물로 여 겨져 왔다. 즉 보나벤투라(Bonaventura, 1217?~1274)는 '성부는 성자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창조하며, 삼위 일체의 산물인 창조는 삼위 일체의 반영이고 삼위 일체는 창조의 모범' 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상호 내재 관계는 모든 피조물들 관계의 이상적 모형으로 볼 수 있다. 삼위 일체의 상호 내재적 관계는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이며 도구적인 관점에서 자연을 보는 태도를 효과적으로 견제 한다. 삼위 일체 교의는 자연을 유용성의 차원에서만 바라보는 태도를 버리고, 상호 내재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생명, 사랑, 포괄성, 동등성의 가치가 삼위 일체의 반영인 창조에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 감각에 의해 인식될 수 있는 것과 인식될 수 없는 것, 혹은 물질적인 것과 영적인 것 사이에 관계가 존재한다는 성사의 일반 원리 또한 환경 신학을 위한 중요한 원천이다. 성사의 원리에 따르면, 영적인 것은 물질 안에서 그리고 물질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하고 작용한다. 그리스도교의 성사적 관점은 물질이 궁극적 실재라는 유물론 을 거부하고 물질을 영적 실재의 표현으로 보며, 정신만을 궁극적 실재로 간주하는 유심론에 맞서 물질의 실재 성과 좋음을 인정한다. 성사적 이해에 따르면, 영적인 것은 물질을 무시하거나 억압함으로써가 아니라, 물질 안 에서 그리고 물질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한다. 물질은 영 적인 것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의 표현이자 도구로써 작용한다. 가장 일반적인 성사적 관계는 하느 님과 세상, 즉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 다. 창조주 하느님은 신적 실재, 의지, 목적을 창조와 그 역사 안에서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표현한다. 이런 의미 에서, 세상은 하느님의 성사이다(시편 19, 1 ; 로마 1, 20). "창조된 세상은 하느님의 능력, 선하심, 지혜, 영원함이 새겨져 있는 가장 아름다운 극장이다" (Jean Calvin). 자연 안에서 느끼는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성사적 인식은 근대 이후 급격히 탈성화되고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으로 변한 자연관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성사적 관점 에서 본 자연은 일차적으로 인간을 위한 자원이 아니라 하느님이 드러나는 장(場)이다. 성사적 자연관은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신 중심적 관점으로 자연을 보도록 한다. 즉 우선적으로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자연을 보도록 우리를 도와 줄 것이다. 〔과 제〕 생태 문제와 관련하여, 그리스도교 신학은 전 통에 충실할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문화, 특히 과학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예로부터 그리스도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는 당시의 사회적 · 역사적 맥락 안에서 자신의 믿음을 표현해 왔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지배하는 현대 세계에서 과학과의 대화는 종교와 현대 사회와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 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은 우주와 지구의 기원, 현재의 상황, 미래의 전망에 대해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견해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스도교는 이러한 과학적 전망 안에 자신의 신학적 전통을 위치시키고 새롭게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생태 문제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전망과 의미를 이 시대에 더 설득력 있고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 신학은 생태적 관점에서의 신학적 성찰 결과가 그리스도인들의 실제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신앙 생활이 성사와 전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성사와 전례를 생태적 관심과 연결시키려는 노력과 시도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신앙이 생태 문제에 대해 어떤 관계와 의미가 있는지 의식 하도록 도와 줄 수 있는 환경 신학의 중요한 실천적 측면이 될 것이다. 전례는 신앙의 규범이 될 뿐만 아니라(lex orandi, lex credendi) 생활의 규범(lex vivendi)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전례는 이런 점에서 전반적으로 미흡하다. 예를 들어 강론이나 기도문 안에서 창조에 대한 관심이 언급되거나 강조되는 경우는 드물다. 가톨릭 교회의 신자들은 아직도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내세 지향적인 믿음과 영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민으로서는 생태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신앙인으로서 생태 문제를 바라보는 데에는 익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생태 위기의 가장 중요한 요인들 중의 하나는 바로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행동하는 방식이다. 철학과 더불어 세계의 여러 종교들은 인간의 자연관과 자연 안에서 인간의 역할에 대한 관점의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왔다. 그러므로 다른 종교들이 제시하는 상이한 세계관들을 검토하는 것 또한 생태 위기의 근본 원인과 해답을 분석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각 종교 전통은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종교 간의 대화는 생태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리스도교 신학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 (→ 신학 ; 신학사 ; 환경 윤리학) ※ 참고문헌 J. 몰트만, 김균진 역, 《창조 안에 계신 하느님 : 생 태학적 창조론》, 한국신 학연구소, 1987/ R. 슈나켄부르그, 조규만 · 조규홍 역, 《하느님의 다스림과 하느님 나라》, 가톨릭출판사, 2002/ 조현철 An Ecological Vision ofthe World Toward a Christian Ecological Theology.for Our Age, Roma, Gregorian Univ. Press, 2004/ L. Boff, Cry ofthe Earth. Cry ofthe Poor, New York, Orbis, 1997/ -, Ecology andLiberation : A New Paradigm, New York, Orbis, 1995/ 一, Trinity and Society, Kent, Burns & Oates, 1988/ D.R. Christiansen . W. Grazer eds., And God Saw That It Was Good : Catholic Theology and the Environment, Washington D.C., United States Catholic Conference, 1996/ A. Clifford, Foundations for a Catholic Ecological Theology of God, D.R. Christiansen · W. Grazer eds., And God Saw That It Was Good : Catholic Theology and the Environment, Washington D.C., United States Catholic Conference, 1996, pp. 19~46/ 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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