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幻想

hallucinatio · halluc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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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 모습이나 소리를 분명히 인식하는 현상. 인간의 정신이나 심리적인 상태가 비정상적일 때, 혹은 자연적인 원인이나 악령의 장난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환상은 대상 없는 지각으로 객관적 근거를 결여한 환영(幻影, illusion)과는 다르며, 신비 신학에서 정상적인 초자연적 현상으로 인정하는 환시(幻視, visio) 와도 다르다. 〔종 류] 모든 환상에는 등급이 있는데, 주체자가 실제 지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 반면 상상의 산물이거나 병으로 인한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환각증 (hallucinosis)과 연관이 있다. 그러나 듣고 보고 느끼는 것이 자신 안에만 존재한다고 믿는 경우는 위환상(僞幻 想, pseudohallucination)이나 심령적 환상(psychichallucination)으로 본다. 시각적 환상 : 사람이나 동물이 나타나는 모습들이 분명한 형태를 띠기 전에 가끔 단순한 빛이나 색깔로 순간적으로 비칠 때 시각적 환상이 시작된다. 환영들은 드물게 환상에 젖어 있는 사람의 생각을 상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주체의 몸을 거울처럼 반영하기도 한다. 마취로 일어난 꿈같은 상태와 어떤 전염성 질병 상태에서 환상에 젖어 있는 주체자는 외부 세계의 대상들을 축소하여 볼 수 있다. 매우 작은 환상으로 알려져 있는 이 현상 안에 서 인간들과 여러 사물들, 예를 들면, 집, 동물, 자동차들은 대단히 미소하게 보이나 색채는 매우 분명하고 활 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주체자는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대단히 만족해 한다. 거대한 물체로 드러나는 환상들은 매우 드물며, 그럴 경우 일반적으로 주체자에게 큰 걱정거리가 된다. 신학자인 카스퍼(Walter Kasper, 1933~ ) 추 기경은 자신의 저서인 《예수 그리스도》에서 예수의 부활 이 환상이라는 가설을 소개한다. 즉 "제자들의 주관적 시각 작용에 근거하여" 예수의 부활이 주장되었다는 것이다. 청각적 환상 : 이러한 환상들은 한쪽 귀나 양쪽 귀를 통해 일어난다. 시각적 환상보다는 출현 횟수가 적은 편이나 대개 명확하지 않은 소음들로 시작되어 점점 더 명확한 묘사로 발전한다. 후각적 환상 : 이 환상은 드물지만 정신병 환자들에게 일어나기도 한다. 촉각적 환상 : 이 환상은 수동적이거나 능동적일 수 있다. 수동적일 때 주체자는 다른 것에 의해서 접촉되거나 충격을 받는다고 상상한다. 반면 환상이 능동적일 때 주체자는 자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들과 접촉한다고 믿는다. 이런 현상들과 연관된 것들로는 신경 계통의 병에서 나타나는 운동 감각적 환상들(kinesthetic hallucinations)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증상에 걸린 환자 는 사지(四肢)의 위치가 바뀌었다거나 침대 밖으로 격렬 하게 밀려났다고 느낀다. 사지가 잘려 나간 환자는 절단 된 사지의 움직임을 느끼거나 또는 고통을 느끼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환상이다. 최면적 환상 : 비몽사몽 간의 희미한 상태에서 나타난다. 이런 환상들은 일장춘몽으로, 정상적인 사람들이 느 끼는 감각들과 쉽게 구별된다. 〔원 인〕 환상에 대한 이론들은 다양하다. 프랑스의 철 학자이자 오라토리오회 신부였던 말브랑슈(N. Malebranche, 1638~1715)는 데카르트(R. Descartes, 1596~1650) 의 이론을 발전시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즉 주체자가 장기간의 금식이나 깨어 있음, 열병 또는 정열로 인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동물적 영" (animal spirits)에 의해, 특히 뇌의 강렬한 작용을 받아 일어난 현상을 환상이라 고 하였다. 이러한 설명은 새로운 이론들이 발표된 19세 기 중반까지 지지를 받았다. 정신 분석학자인 프로이트(S. Freud, 1856~1939)는, 환 상은 무의식 상태에서 완전히 억제되지 않은 원인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이 이론은 그 출발을 성적인 면에 두고 있으므로 원초적 형태로는 의식 상태에 진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식 내의) 윤리적 검열관을 속이기 위해 여러 가지 위장된 모습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 지만 이러한 이론은 일관성 없는 모순으로 여겨진다. 만일 환상들이 충족된 것들이라면 주체자의 마음에 드는 것들이어야 하는데, 대부분은 명확히 마음에 드는 것들이 아니다. 환상들은 자주 성적인 형태를 취하며 주체자의 심령적 기능들이 정지할 때 명확하게 일어난다. 1855년 이래 진행된 생리적 조사들에 의하면, 환상들 은 뇌의 장애나 부상과 함께 일어난다. 이 장애들은 확산적일 수 있으므로, 뇌에 생긴 종양이 후각적 환상을 일으키거나 후두골에 생긴 신경 교종(神經膠腫, glioma)이 시각적 환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뇌일혈과 다양한 흥분 증세들 역시 환상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한편 심리 학적 연구에 의하면, 개성이 약해지고 판단력과 비판적 능력이 약해질 때 환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만으로는 환상들의 현상을 정확 히 알아내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며, 각 연구와 더불어 영성 신학적인 접근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영성 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환상들 중에는 악령의 장난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원인은 알기 어려우나 단지 현상적으로 알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즉 악령이 정상적인 인간을 유혹하여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거나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게 하므로 환상의 현상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구마를 통해 치유할 수 있다. (→ 특수 현상 ; 환시) ※ 참고문헌  전달수, 《신비체험과 현상》, 가톨릭출판사, 1997/ 조던 오먼, 이홍근 역, 《영성신학》, 분도출판사, 1987 [田達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