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
幻視
〔라〕visio · 〔영〕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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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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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가 가지는 진정성은 교회의 교도권이 식별한다(성 베르나르도의 환시) .
하느님이 당신을 계시하기 위해 적용하는 자기 전달의 한 방법(민수 12, 6). 본질적으로 초월적 속성을 가지며, 신체 기관을 통한 일반적 개념에서 '보는 것'과 구별되는 일종의 '체험되어지는 어떤 것' 이다. 환시를 체험한다고 하였을 때, 그 환시자가 보게 된 광경의 소재가 되는 것들, 즉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실재들은 그 자체의 존재론적 기능과 의미를 넘어 하나의 은총의 순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환시에 동반되는 영상, 언어 등은 단순한 실재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이러한 영상, 언어 등은 동시에 환시의 매체가 될 수 있다. 〔성서에 나타난 환시〕 성서에서 다루어지는 환시는 '신들림' 혹은 평범한 '꿈' 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예언자들이나 환시자들에게 주어지는 계시적 성격의 지식이나 몰아적(沒我的) 체험을 의미한다. 이 체험은 하느님에 대한 특별한 깨달음이나 인간에게 자신을 계시하려는 하느님의 자기 의지를 그 내용으로 한다. 구약성서 : 구약성서에서 일반적으로 '환시' 라고 번역되는 단어는 주로 히브리어 '하자' (חָזָה, 보다)를 어근으로 하고 있다. '하존' (חָזוֹן)은 '환시' 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히브리어(1역대 17, 15 ; 2역대 32, 32 ; 이사 1, 1 : 애가 2, 9 ; 에제 12, 22-24. 27 : 다니 8, 1 이하. 13. 17. 26 ; 9, 21. 24 : 오바 1, 1 ; 나훔 1, 1 이하)이며, 이 외에도 '힛자온' (חִזָּיוֹן, a2사무 7. 17 욥기 4, 13 ; 7, 14 ; 20, 8 ; 33, 15 ; 이사 22, 1. 5 ; 요엘 3, 1 ; 즈가 13, 4), '마하제' (מַחֲזֶה, 창세 15, 1 ; 민수 24, 4. 16 : 에제 13, 7), '하조트' (חֲזוֹת, a2역대 9, 29), '하주트' (חָזוּת, 이사 21, 2 : 29, 11) 등이 '환시' 로 번역되고 있다. 그리고 아람어 '해주' (חֱז וּ) 역시 '환시' 를 나타낼 때 사용되는 용어로서, 주로 다니엘서의 아람어 부분에 등장한다(다니 2, 19. 28 ; 4, 2. 7. 10 : 7, 1 이하. 7. 13. 15). 특히 히브리어 '하존' 은 황홀경 중에 보게 되는 개별적 계시 체험을 표현하며, 단수형으로 표현되기도 하고(시편 89, 20 : 예레 14, 14 ; 다니 1, 17 ; 8, 15) 복수형으로 등장하기도 한다(예레 23, 16 ; 다니 1, 17 : 호세 12, 11). 구약성서에서 '환시' 로 번역되는 또 다른 언어군은 '라아' (רָאָה, 보다)를 어근으로 가지는 단어들이다. 이 어근은 이사야의 소명 사화에서 보게 된 환시(6, 1)를 지칭하는 데에도 사용된 바 있다. 여기에는 '계시' 와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 용어 '마르아' (מַרְאָה, 창세 46, 2 ; 민수 12, 6 : 1사무 3, 15 ; 에제 1, 1 ; 다니 10, 7 이하)와 '마르에' (מַרְאָה, 에제 8, 4 ; 11, 24 : 43, 3 ; 다니 8, 16. 26 이하 9, 23 ; 10, 1)가 포함된다. 신약성서 : 신약성서에서 듣는 것과 관련된 동사는 '아쿠오' (ἀκουω) 하나뿐이지만, 보는 것과 관련된 동사는 매우 다양하다. 그리스인들이 오관(五官)에 민감하였던 이들이었고, 특히 '보는 것' 을 중요시하였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여러 동사들 중 특별히 '환시' 로 번역되는 그리스어는 '호라마' (ο̈ραμα. 마태 17, 9 ; 사도 9, 10 : 10, 3. 17. 19 ; 11, 5 : 12, 9 ; 16, 9 이하 ; 18, 9)이다. 이 단어는 '보여진 것' 혹은 '환시' (마태 17, 9 : 사도 18, 9), '꿈에 보여진 환시' (사도 16, 9 이하) 등을 의미하고, 더불어 이러한 환시의 결과 주어지는 용서, 격려, 죄의 사함(사도 9, 10. 12 참조)까지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스어 '호라시스' (ο̈ρασις, 사도 2, 17 ; 묵시 9, 17) 역시 단순하게 환시를 의미하고, 그리스어 '옵타 시아' (ὸπτσ̀ια. 루가 1, 22 : 24, 23 ; 사도 26, 19 ; 2고린 12, 1)는 하느님이 천사를 통해 인간에게 보게 한 환시를 지칭한다. 특히 고린토 후서 12장 1절의 '옵타시아'는 황홀경적 체험을 의미한다. 요한 묵시록에는 '환시' 라는 단어가 단 한 번(9, 17) 등장할 뿐이지만, 거의 확실한 환시적 체험을 의미하는 "나는 보았다" (κὰι ἐ͂ιδον)라는 문장이 40여 회에 걸쳐 사용되었다. 루가 복음사가 역시 환시에 대한 중요한 이해를 제시하고 있다. 즈가리야의 환시(루가 1, 22), 아나니야의 환시(사도 9, 10), 고르넬리우스의 환시(사도 10, 3), 베드로의 환시(사도 10, 10 이하 : 12, 9), 바오로의 환시(사도 12, 19 ; 16, 9 : 18, 9) 등 다양한 환시 장면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서에서 환시의 의미 : 구약성서에서 일반적으로 '환시' 라고 번역되는 모든 히브리어와 아람어는 대략 다음 세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첫째, 하느님의 자기 계시적 성격과 이러한 계시에 근거를 둔 심리적 혹은 종교적 체험을 의미한다(애가 2, 9 : 에제 13, 16 : 다니 9, 21. 24 : 호세 12, 11). 즉 초월적 은총을 통해 보이고 들리는 체험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환시는 거짓 예언자들도 포함된 예언자들이 자신의 체험을 전달할 때 그 체험 전체를 한마디로 규정하는 일종의 전문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사 21, 2 : 예레 14, 14 : 23, 16 : 에제 7, 26). 셋째, 전형적인 문학 양식 용어로서 기록 형태로 제시된 환시를 의미하기도 하고(이사 29, 11), 기록되기 위해 제시된 환시를 의미하기도 한다(하바 2, 2 이하). 성서 안에서 환시라는 용어의 문학적 적용( '기록된' 환시)을 가장 잘 드러내는 용례는 몇몇 예언서와 요한 묵시록의 표제에서 발견된다(이사 1, 1 : 오바 1, 1 : 나훔 1, 1 : 참조 : 묵시 1, 1). 때때로 '환시' 라는 용어는 위의 책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2역대 9, 29 ; 32, 32). 성서에 제시된 환시의 기본 형식 : 고대 이스라엘과 그리스도교의 환시들은 대략 다음 여섯 가지 양상을 띤다. ① 예언적 소명에 대한 서술 : 환시는 예언자의 소명을 전달하기 위한 매체로 주어질 수 있다. 이러한 계시양식에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즉 예언자와 야훼 사이의 대화로 구성된 서술 형식(출애 3, 1-12 : 판관 6, 11-17 ; 예레 1, 4-10)과 야훼의 권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천상 궁전의 회의 형식(출애 24, 9-11 : 1열왕 22, 19-22 ; 이사 6, 1 이하 ; 에제 1, 1-3, 15 : 묵시 4, 1-11)이다. ② 상징적 꿈을 통한 환시 : 주로 밤에 발생하며, 꿈과 매우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환시이다. 물론 보편적으로 체험하는 꿈과는 구별되는 계시적 성격을 가진다. 대부분 환시자가 자신이 체험한 환시에 대한 분명한 의미를 알지 못하며, 따라서 환시를 통해 본 내용에 대한 해석을 필요로 한다. 해석은 해석자(주로 천사)에 의해 이루어진다(다니 7-8 ; 1에녹 83-84 : 4에즈 11-12, 2 ; 2바룩 35-47 ; 53-77). ③ 환시 보도 : 초감각적 인식을 통해 예언자가 보고들은 계시적 체험을 서술하는 일종의 '자전적 보도' 라고 할 수 있는데(2열왕 8, 7-15 이하), 크게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즉 환시에 대한 통보와 "무엇이 보이느냐?" 라는 질문으로 도입되는 환시이다. 후자의 환시는 일반적으로 질문과 답변으로 진행된다(예레 1, 11-14 : 아모 7, 7 이하 8, 1 이하 ; 즈가 5, 1-4). ④ 보장(확신, 보증)에 대한 신탁 : "겁내지 마라" 혹은 "용기를 내어라" 같은 문장으로 시작되고, 초자연적 계시자에 의해 주어지는 권고로 되어 있다. 또한 이 권고에 대한 근본적 언약도 함께 제시된다(사도 18, 9 이하 : 23, 11 ; 27, 23 이하). ⑤ 다른 세계로의 여행 : 지상과는 구별되는 천상 세계 혹은 지하 세계로의 여행을 포함하는 환시이다(묵시 4, 1-22, 6 ; 1에녹 1-36 ; 37-71 ; 72-82). ⑥ 신현(神現) 혹은 현현(顯現) : 이 환시는 신적 · 초자연적 존재의 가시적 외형에 대한 묘사를 포함하기도한다(출애 19, 3 이하 : 미가 1, 3 이하 : 하바 3, 3-6 : 1에녹 1, 3-7 ; 묵시 1, 9-20). 〔환시에 대한 교회적 승인〕 성서에 등장하는 환시 이외에 체험된 환시는, 그 환시가 아무리 문학적으로 그리고 내용적으로 탁월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탁월성 때문에 계시적 성격을 가진다고 규정할 수 없다. 또한 환시자의 종교적 태도 혹은 환시 내용의 신앙적 진실성 등 신앙생활에서는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미덕들 역시 해당 환시의 계시적 성격 여부를 규명하는 데 직접적 근거로 작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은 교회의 뛰어난 인물들, 특히 성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데, 한 인물을 교회의 성인으로 공포할 때 이 인물이 받은 환시의 탁월성이 절대적 조건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환시가 가지는 계시적 성격으로서의 진정성은, 교회의 가르침과 그리스도의 계시적 말씀에 본질적으로 저촉되는지 여부에 근거해서 교회의 교도권이 식별한다. 이러한 이유로 교회 전통은 환시라는 범주를 언제나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계시와 성사에 근거해서 검열하고 해석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교회에 의해 인정된 환시는 결코 추상적 개념으로 존재한다고 규정할 수 없다. 환시는 추상적 매체를 통해 전달되지만, 그 결과와 반향은 실질적이고 현실적이며, 인간의 삶과 밀접히 연결된 구체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즉 교회가 인정한 환시는 그리스도교 실재와 생활 전반에 대한, 좀 더 생생한 체험과 의미를 충족시킬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잠언 29, 18 참조). 물론 이러한 환시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이미 그리스도교의 신앙 전통과 성서 안에서 이미 제시된 신학이요 신앙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 체험 ; 특수 현상) ※ 참고문헌 D.E. Aune, The International Standard Bible Encyclopedia IV, pp. 993~994/ A.Y. Collins, Haper Collins Bible Dictionary, pp. 1194~1195/ K.V. Trubiar, 《SM》Ⅲ, pp. 347~349/ W. Michaelis, ο̈ραω, 《TWNT》 V, pp. 315~381/ A. Jepsen, חזֶה hāzaāh, 《TWAT》 Ⅱ, pp. 822~835/ H.-F. Fuchs, רָאָה rā'āh, 《TWAT》VII, pp. 225~266/ D. Vetter, חָזָה, 《THAT》 I, pp. 533~537/ D. Vetter, רָאָה,《THAT》II, pp. 692~701/ M. Frenschkowski, 《TRE》35, pp. 117~137. 〔金懦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