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광

後光

〔라〕nimbus · 〔영〕halo, nimb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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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모양으로 전신을 덮는 후광 만도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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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모양으로 전신을 덮는 후광 만도를라.

하느님과 성모 마리아, 천사와 성인 성녀들의 모습 전체 또는 머리 배후에 그려진 빛의 고리. 영광과 거룩함〔聖性〕, 고귀함과 탁월함을 상징한다.
영성 신학에서 후광은 관상에 잠길 때나 탈혼 상태에 있을 때 신비가들의 몸에서 발산되는 찬란한 빛을 의미한다. 어떤 저술가들은 장차 영광스럽게 될 육신의 황홀한 광휘를 미리 맛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후광이 강신술사(降神術師)의 광휘와 차별되는 점들 중 하나는 전자가 신비가의 몸에서 발산되는 데 반해 후자는 신체 위나 주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이것은 근본적으로 물질적인 현상이며 이러한 빛은 마귀도 만들 수 있다.
거룩한 존재의 둘레를 빛의 고리나 방사선의 광선으로 둘러싸는 표현은 고대 오리엔트 문명과 고대의 신상에서부터 나타난다. 특히 머리 부분만을 덮는 '두광' (頭光, siras-cakra)은 간다라 미술(Gandhara art)의 불상에서 시작되었는데, 처음에는 무늬가 없는 원판형이었으나 차차 그 주위에 연화 · 불꽃 · 당초 무늬 등을 넣었으며, 5세기에 들어서는 여러 문양으로 장엄하게 장식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은 지상에 나타난 신들이 구름에 둘러싸여 자취를 감추는 모습을 자주 묘사하였는데, 이런 이유로 '구름' 이란 뜻의 '님부스' (nimbus)가 후광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 또한 헬레니즘과 로마 미술에서 태양신인 헬리오스(Helios)는 종종 빛의 관을 쓴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에서는 이 상징이 이교(異敎)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여 사용하지 않다가 4세기 중엽에 이르러서야 도입되었다. 처음에는 심판자 · 입법자인 그리스도를 나타낼 경우에만 후광을 표현하다가 5세기에 이르러서는 모든 그리스도상에 후광을 그렸고, 이어 천사, 성모 마리아, 그리고 모든 성인들의 두부에도 후광이 표현되었다.
전신을 덮는 후광은 '배광' (背光, aureola)이라고 하는데, 그 형태가 초기에는 아몬드 모양이어서 '만도를라'(mandorla)라고 하였다. 기원은 확실치 않지만 5세기 로마에 지어진 성모 마리아 대성전(Santa Maria Maggiore Basilica)의 모자이크에서 구약성서의 몇몇 인물들을 둘러싸고 있는 최초의 만도를라를 확인할 수 있다. 6세기에는 예수의 변모와 승천을 묘사할 때 사용되어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관례적인 상징이 되었으며, 후에는 부활한 그리스도나 하늘에 있는 거룩한 그리스도, 성모 마리아의 죽음과 승천을 그릴 때 사용되었다.
'두광' 의 경우 성부, 성자, 성령 삼위 일체의 머리 부분에서 나온 세 개의 빛나는 선이 광선으로 표현되는 후광이 있으며, 원 안에 십자가가 있는 형태의 후광이 있는데 이것은 십자가를 통한 구원을 나타내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에만 사용될 수 있다. 종종 삼각 형태의 후광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성부에게 사용되며 삼위 일체를 나타낸다. 반면 성모 마리아의 후광은 항상 원형이고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성인들의 후광은 항상 장식이 없는 원형이다. 특히 중세에는 살아 있는 교황, 수도회 설립자, 황제 또는 특별한 기증자에게 사각형의 두광이 붙여진 예가 있는데, 사각형은 지상과 시간을 상징하며 하늘과 영원을 상징하는 원형보다 덜 완전한 모양이라는 이유 때문에 하느님, 성모 마리아, 성인, 천사들에게 붙이는 원형의 후광에 대비되도록 살아 있는 인물에게 붙인 것이다. 사각형 이외에도 여러 다각형, 특히 미덕을 갖춘 인물 혹은 다른 우의적인 인물을 암시하기 위한 육각형의 후광 등이 사용되었다. 또한 여러 각은 여러 가지 성덕 또는 다른 내용을 상징하였다. '최후의 심판자인 그리스도' 처럼 그리스도의 온몸을 배광으로 그리는 동시에 그의 머리에 별도로 두광을 그린 것은 특별히 그리스도의 영광과 권세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다.
후광의 색채는 고대에는 백색으로 그려졌으나, 르네상스 시기에는 빛을 상징하는 금색으로 그려졌으며, 간혹 청색이나 홍색의 후광도 있고 두부에서 방사상으로 발산하는 금색의 선으로 그려진 경우도 있다. 삼위 일체의 위격 순위에 따라, 또 성모 마리아, 천사, 다른 일반 성인 등의 순위에 따라 후광의 모양과 색채와 크기를 달리하는 경우도 있었고, 특히 성모 마리아의 후광은 보통 다른 천사와 성인들의 후광보다 훨씬 아름답고 세밀하게 그려졌다. 때에 따라서는 성령 칠은을 상징하는 일곱 마리의 비둘기나 여러 천사들을 원형으로 배치하여 후광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예수를 배반한 유다의 모습에는 검은 두광이 붙여졌다.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 중 어느 특정한 신비로운 장면 전체를 후광으로 크게 덮어 묘사하는 경우도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점점 지나치거나 부자연스러운 후광의 표현을 피하고 주로 금색의 가는 고리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후 후광을 직접 표현하는 대신 투명하고 빛나는 천개(天蓋), 불타는 등, 태양의 빛 등을 그림의 배경에 그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부터는 후광을 그리지 않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 특수 현상)
※ 참고문헌  George Ferguson, Signs&Symbols in Christian Art, A Hesperides Book, 1961/ E.E. Malone, aureole,《NCE》1, pp. 896~897/ C.J. Corcoran, halo, 《NCE》 6, p. 628/ Peter and Linda Murray, The Oxford Companion to Christian Art and Architecture, Oxford Univ. Press, 1996, p. 224. [편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