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인

עבריים · Εβραϊκά · Hebraei · Hebr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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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의 조상으로, 북셈족에 속하는 고대 민족. 야곱의 열두 아들들의 자손으로서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가나안 지역을 정복한 사람들을 가리킬 때 이 용어를 사용한다. 현재 이스라엘 민족은 4천 년 역사를 지닌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셈족에 속하며, 셈족어(Semitic lan-guage)를 사용하는 인종은 오늘날 중 · 근동 지역에 분포하는 민족들이다. 이스라엘 민족 역시 셈족의 한 부족으로 나일 강과 티그리스 · 유프라테스 강 유역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고대 문명 사회와 깊은 연관을 맺으면서 요르단 강 줄기와 사해 서편의 제리코를 비롯한 팔레스티나 전역에 자리를 잡고 성장하였다.
[역 사] 반(半)유목민 생활을 하였던 셈족계에 속한 테라는 아들인 아브라함을 비롯하여 자신의 부족과 함께 현재 이라크에 해당하는 '우르' 라는 소도시를 떠나 바빌론을 거쳐 터키 땅인 '하란' 에 도착하였다(창세 11, 31). 이 시기에 반 유목민인 다른 셈족계 사람들은 메소포타미아 전역을 점령하여 자신들의 왕조를 세웠고, 그중 아모리족 출신인 바빌로니아 제1 왕조의 함무라비(Ham-murabi, 기원전 1792~1750) 왕은 티그리스 · 유프라테스 강 유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테라는 죽고, 아브라함이 부족장이 되었다. 어느 날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하느님이 말한 '가나안' (현 팔레스티나)에 도착하였다(창세 12, 5).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을 첫 번째 히브리인으로 생각하고 있다(창세 14, 13).
아브라함은 처음에 세겜에 머물다가 중앙 고원 지대를 거쳐 가나안 남부에 정착하여 이사악을 낳았으며, 이사악은 야곱을 낳았다. 후에 야곱이 낳은 열두 아들은 이스라엘의 열두지파의 명칭이 되었다. 성서는 야곱의 아들들이 막내인 요셉을 질투한 나머지 그를 이집트에 팔았다고 전한다(창세 37장). 학계에서는 역사적으로 이 시기 가나안 땅에 기근이 들어, 많은 히브리인이 이집트로 이주하였다고 추정한다(기원전 16세기). 이집트로 팔려간 요셉은 히브리인으로 불렸으며(창세 39, 14. 17), 갖은 고초를 겪고 난 후 파라오의 마음에 들어 파라오 다음가는 권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요셉이 이집트에서 통치하던 시기에 이집트로 이주한 히브리인들과 이집트인들은 4백여 년 동안 평화롭게 공존하였지만, 이후 요셉의 치적을 모르는 이집트의 왕이 통치하면서 히브리인들에 대한 억압이 시작되었다.
성서는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이집트 역사서는 히브리인에게 호의적이었던 이집트 왕조의 태도가 바뀐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기원전 16세기경 셈족인 희소스족이 이집트에 새 왕조를 개창하면서, 힉소스계 파라오가 기아에 허덕이는 히브리인들을 이집트로 이주하도록 너그럽게 받아들였지만, 힉소스 왕조를 멸망시킨 새로운 왕조의 왕은 희소스 지배 계급을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그 밑에서 자유로운 거주민의 신분으로 살던 외국인 히브리인들을 노예로 전락시켰다.
성서는 이집트의 왕자가 된 모세가 동족인 히브리인을 구타하던 이집트인을 돌로 쳐죽여(출애 2, 11), 파라오에 게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였다고 전한다(출애 2, 11 이후). 또한 하느님은 모세에게 자신의 백성인 히브리인들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킬 사명을 주었으며, 이에 모세는 동족인 히브리인들을 이집트에서 극적으로 구출하였다고 전한다(출애 3, 16 이후). 이집트에서 탈출한 히브리인들은 여호수아의 인도로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갔으며, 오늘날의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였다.
〔히브리인의 정체성〕 이스라엘 사람, 즉 오늘날의 유대인을 일반적으로 '히브리인' 이라고 부르지만, 구약 시대의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이스라엘 사람들' 이라고 불렀다. 구약성서에서는 간혹 이방인이 이스라엘인들을 지칭할 때(창세 38, 14. 17 ; 출애 2, 6 ; 1사무 4, 6. 9)나 이스라엘인이 이방인에게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자 할 때(창세 40, 15 ; 출애 3, 18 ; 5, 3)만 '히브리인' 이라고 하였으며, 팔레스티나인들과의 싸움 이후 히브리인이라는 용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여기서 '히브리인' (עבריים)이라는 명칭이 어원학적으로 기원전 2000년기의 문서에 언급된 '히브리' 와 발음이 유사한 '아피루' (Apiru) 또는 '하비루' (Habiru)라는 무리들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왜냐하면 성서에서 '히브리인' 이라는 말이 나왔던 시기와 이 무리들이 나타났던 시기가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아마르나(Amar-na) 문서에 따르면, 이 무리들은 그 당시 전 지역에서 발견되며, 토착민보다는 낮은 계층에 속한 자들로 부역에 끌려가거나 용병으로 일하였다. 즉 이들은 민족이 아니라 떠돌이 생활을 하였던 천한 계급에 속한 무리들이기에 결론적으로 '히브리인' 선조들과 이 무리들을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히브리인' 들이 한때 이 계층에 속한 자들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브라이트(John Bri-ght)는 '히브리인' 이라는 말은 이스라엘의 선조인 '에베르 (Eber)라는 이름에서 파생되었다고 본다. (→ 아마르나 ; 유대인 ; 이스라엘)
※ 참고문헌  John Bright, A History of Israel, Philadelpia, 1971(김윤주 역, 《이스라엘의 역사》, 분도출판사, 1978)/ B.W. Anderson, Understanding the Old Testament, 1974(제석봉 역, 《구약성서의 이해》 I, 성바오로 출판사, 1983)/ A.H.J. Gunneweg, Geschichte Israel bis Bar Kochba(문희석 역, 《이스라엘 역사》, 한국신학연구소, 1986) William F. Albright, The Biblical Periodfrom Abraham to Ezra, 1962(김정훈 역, 《간추린 이스라엘 역사》, 기독교문서선교회, 1998). 〔李勇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