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상간

近親相姦

[라]incestum · [영]inc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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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데의 회개를 촉구하는 세례자 요한(프라 필리포 리피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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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데의 회개를 촉구하는 세례자 요한(프라 필리포 리피 작) .


매우 가까운 혈연이나 인척 관계에 있는 사람간의 완 전 또는 불완전한 성적(性的) 부정 행위 및 성교. 여기서 말하는 가까움의 정도는 문화적 관습과 윤리 의식에 따 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며 법률로 정해진다. 따라서 근친 상간에 대한 연구는 일반적으로 윤리적 고찰뿐 아니라, 법적인 접근과 사회학적 분석이 동시에 필요하다. 근친 상간에 대한 구약성서의 자료들은 풍부한 편이 다. 이러한 내용으로 보아 이스라엘 백성이 근친 상간을 금하는 범위는 패 넓었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와 딸 또 는 의붓딸과의 성 관계(레위 18, 17), 어머니와 아들 또는 서모자 사이의 성 관계(레위 20, 11 : 신명 27, 20)가 금지 되었으며,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레위 18, 10. 17)는 물론 형제 자매 사이(레위 18, 9. 11 : 20, 17 : 신명 27, 22), 조 카와 고모 또는 이모 사이(레위 18, 12-14), 장모와 사위 (레위 20, 14), 시아버지와 며느리(레위 18, 15) 사이의 상 간이 모두 금지되었다. 이와 같은 금지 조항을 어기는 근 친 상간자에게는 형벌이 주어졌다. 즉, 후손을 보지 못하 게 하거나(레위 20, 21), 죽음을 당했으며(레위 20, 11-12. 17. 19-20), 겨레로부터 추방(레위 18, 29)되기도 하였고, 모녀를 함께 범하면 불태워 죽이기도 하였다(레위 20, 14) 신약성서는 구약성서처럼 구체적 금지 조항이 없으나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를 비난한 대목(마르 6, 17 이하)과 사도 바오로가 서모와 성적 관계를 맺었던 사람을 비난 한 사실(1고린 5, 1-2) 등으로 보아 구약 시대의 근친 상 간 금지가 그대로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의 윤리 신학은 성적인 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 어 고찰했다. 즉, 행위의 양상이 자연을 따르지만 죄가 되는 것(peccatum juxta naturam)과, 아예 자연을 거스르는 죄(peccatum contra naturam)가 그것이다. 근친 상간은 물론 가장 혐오스런 죄 중 하나이지만, 그것이 이성(異性)인 인간끼리의 결합인 까닭에 자연에 의한 죄에 포함시켰 다. 오늘날 이러한 구분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 고 있다. 근친 상간은 다른 모든 성적 남용의 죄와 마찬 가지로 하느님이 제정한 성 질서를 모독하는 일뿐만 아 니라 그것이 밀접한 가족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요청되는 특별한 순결과 가족적 사랑, 상호 존중과 조상 에 대한 효성을 모두 모독하는 것이기에 더욱 중대한 성 적 도착(倒錯)의 죄라 할 수 있다. 근친 상간은 범하는 이들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특히 직계 존 · 비속간의 관 계일수록 그 죄가 무겁다. 한편 방계 혈족 또는 인척간의 성적 관계는 문화적 관습, 민법 및 교회법의 규정에 따라 그 죄성이 각각 다르다. 윤리 신학에서는 근친 상간을 일 반적으로 자연적 근친 상간(incetum naturalis : 혈연 또는 인 척 사이), 영적 근친 상간(incstum spiritualis : 대부모와 대자 녀 사이) 및 법적 근친 상간(incestum legalis : 양부모와 양자 녀 사이)으로 구분하였고,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영적 부 모 자식 사이의 근친 상간을 '근친 상간의 형태를 띤 독 성죄' 라고까지 했으나, 1983년의 새 교회법에서는 영친 장애(靈親障碍 : impedimentum cognationis spiritualis) 규정 을 폐지하였다. 교회법의 근친 상간 관련 규정은 혼인 무효 장애 규정 의 형식을 띠고 있다. 직계 또는 방계 4촌 혈족간의 혼인 은 자연법적(신법적) 무효 장애로 보며(1091조), 그 이외 의 관계에서의 혼인은 교회법적 무효 장애로 본다. 방계 4촌 이내의 혈족간의 혼인은 무효이며(1091조), 직계 혈 족의 인척과의 혼인은 몇 촌간이든지 모두 무효이다 (1091조). 그뿐 아니라 동거 생활이 성립된 무효혼 또는 소문이 났거나 공개적인 축첩 관계에서 생긴 내연 관계 에 있는 남자와 여자는 상대방의 직계 1촌 혈족과는 유 효한 혼인을 할 수 없다(1093조). 또한 교회법은 법적 근 친 상간을 인정하여 법적 결연으로 친족이 된 사람들은 직계 또는 방계 2촌 사이일 때 유효하게 결혼할 수 없도 록 규정하고 있다(1094조) 근친 상간과 관련되는 한국 민법의 혼인 관계 규정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격하다. 먼저 금지 규정으로서 민법 제809조는 "동성 동본인 혈족 사 이, 남계 혈족의 배우자, 부(夫)의 혈족 및 기타 8촌 이 내의 인척이거나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혼인 무효 제815조 2항은 "당사자간에 직계 혈족, 8촌 이내의 방계 혈족 및 그 배 우자인 친족 관계가 있거나 또는 있었던 때"의 혼인은 무효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법 조항을 두고 현재 법 학자 및 가족사회학자들은 서로 상이한 해석을 하고 있 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지나치게 넓은 범위의 동성 동본 금혼 규정이 근친 상간 금지라는 윤리 의식에 의한 결정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 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민법은 입양된 자녀를 혼인 중의 출생자와 동일한 자녀로 보고 민법 제815조 2항의 규정을 법정 친족(혈족과 인척)과의 혼인 무효 규정에 그대로 적용시킨다. 세계의 거의 모든 사회에서 근친 상간은 인류 공통의 금기(incest taboo)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이 금기를 적용하는 범위와 이를 범할 때 부과하는 벌칙은 사회에 따라 다양하다. 이 금기의 기원에 대한 이론은 학자들에 따라 다르며, 어느 한 이론만으로는 이 금기의 존재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근친 상간이 심리학적, 사회학적, 문화적 요인들을 두루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회학자들은 이 금기의 기원을 밝히는 쪽보다는 그것이 가져다주는 생물학적, 심리학적, 가정학적, 사회적 기능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 이 금기를 통하여 가정과 사회에 건강한 구성원들이 공급됨 으로써 가정과 사회가 정신적,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가정의 배우자를 맞이 함으로써 가정들 사이의 연결과 젊은이들의 사회화가 가 능해지며 사회적 통합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참고문헌  C.H. Peschke, Christian Ethics, Alxester and Dublin : C. Goodlife Neale, 1978/ I. Aertnys · C. Damen · I. Visser, Theologia Moralis, Casale, Marietti, 1968/ M. Priimmer, Maruiale Theologiae Moralis, Friburg, Herder, 1953/ Thomas Aquinas, Summa Theologiae II-II, p. 154, a. 9. 10/ 한국 주교회의 교회법 위원회 역, 《교회법전》, 한국천 주교중앙협의회, 1989/ 법전출판사 편, 《대법전》, 법전출판사, 1990/ 《NCE》 7. 〔蘇秉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