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 金顯承(1913~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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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김현승.
시인. 시론가(詩論 家). 국문학자. 호는 다 형(茶兄), 무애(無愛), 남풍(南風). 1913년 4 월 4일 부친 김창국(金 昶國)의 신학(神學) 유 학지인 평양에서 6남매 중 2남으로 출생, 6세 까지 부친의 첫 목회지 인 제주에서 성장하였 다. 1919년 부친이 전 남 광주시로 전근되면 서 이곳 기독교 학교인 승일학교(崇一學校) 초등과를 졸업하게 되었고,이후 부 친의 뜻에 따라 평양의 승실중학(崇實中學)을 졸업하였 다. 승실전문학교 문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34년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과 <어린 새벽은 우 리를 찾아온다 합니다>라는 작품을 양주동 교수의 추천 으로 <동아일보>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단하였다. 1936년 건강 문제로 광주에 내려가 교원 생활을 시작한 뒤 현실 문제와 일제의 탄압으로 시작(詩作) 활동을 중 단하였으나, 해방 후 3~4년이 지난 뒤부터는 10여 년 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시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1951 년부터 조선대학교 교수(1951~1959)를 거쳐 모교인 승실 대학교 교수(1960~1975)로 재직하면서, 조선대학교 (1962) , 국학대학(1960~1962), , 전북대학교(1964~1965) , 연세대학교(1965) 덕성여자대학교(1968), 서라벌예술대 학 등에서 문학을 강의하였다. 뿐만 아니라 문단 활동에 도 관계하여 오랫동안 <현대 문학》의 시 부문 추천 위원 으로 있으면서 많은 후배 및 제자들을 시인으로 등단시 켰으며, 한국문학가협회 중앙 위원(1955), 동 상임 위원 (1957), 한국문인협회 이사(1961~1962) 한국문인협회 시 분과 위원장(196. 1971) 등을 역임하였다. 수상 경력을 보면, 1955년 한국시인협회 제1회 시인상 수상 대상자 로 선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하였고, 같은 해 제1회 전 라남도 문화상 문학 부문상, 1973년 서울특별시 문화상 등을 받았다. [사 상] 김현승이 한국시사(韓國詩史)에 남긴 가장 큰 공적은 기독교 사상을 자신의 시에 본격적으로 수용하여 형상화한 일이다. 엄격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육체보다는 영혼에, 지상적인 것보다는 천상의 것에, 유 한성보다는 영원성에 가치를 두었다. 이 가치를 표현하 기 위해 그는 견고한 이미지를 갖는 시어나 사물들을 자 주 구상하였는데, '보석' , '견고한 것' , '마른 나뭇가 지' , '열매' , '납' , '참나무'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육 체적인 것, 지상적인 것의 가치도 소멸을 통해 초월적인 것으로 전이되므로, 본질적으로 아름다운 것이라 하여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았다. 꽃의 소멸이 열매의 결실 을 가져오듯이(<가을이 오는 달> 3연), 소멸하는 육체는 아 름다운 향기를 남긴다(<가을의 향기> 4연). 풍성한 녹음이 소멸하고 앙상한 '마른 가지들' 만 남으면 '다스운 보금 자리' 가 된다(<고전주의자> 1연). 꽃이 '열매' 로서 마지막 을 매듭짓는 것처럼 이 시인에게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오직 '눈물' 이다(〈눈물〉. 타락하기 쉽고 불완전한 웃음 을 거부하고, 아름답고 변하지 않는 눈물을 택한다. 화려 한 꽃이나 웃음보다 열매나 눈물 속에서 인생의 미와 가 치를 느끼는 것이다. '보석' 은 그 견고함과 영구성, 미적 가치로 인해 초월적 이미지로 사용되었다. 김현승의 시에서 지상적인 것, 유한한 것들의 소멸은 태우는 행위를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심화된다(<참나무가 탈 때>). 후기 시에 자주 등장하는 '재' 와 '검은 빛' 은 자 신을 소진(消盡)하는 정신을 표상한다. '재' 는 사물을 태우고 남은 것, 곧 현상적 존재의 최후라는 맥락에서 열 매, 눈물, 보석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검은 빛' 은 현상 의 빛이 다 소멸한 후 마지막 남은 빛이며 "빛을 넘어 빛 에 닿아 있는"(〈〈검은 빛> 6연) 통일의 빛으로서 형이상학 적 이미지이다. 또한 검은 빛의 이미지는 김현승의 기독 교적 세계관을 암시하는 까마귀의 이미지에 수용된다. '까마귀' 는 그의 전 작품을 통해 가장 중요한 상징으로 서 빛깔과 소리, 비상성(飛翔)의 의미를 함축한다. 까 마귀의 검은 빛은 빛을 넘어 빛에 닿아 있는 통일의 빛이 다. 까마귀의 소리는 '말하는 새' '울고 가는 새' , 비 곡(悲曲)의 작곡가, '황혼(黃昏)의 시인' 등의 은유적 표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언어나 시, 또는 시인을 상징한다. '비상성' (飛翔性)은 '영혼(靈魂)의 새' , '지평 선을 향해 날아가는 새' , '인간 영혼의 귀향(歸鄕)' , '천 상으로의 비상(飛翔)' 등의 표현이 보여 주듯 지상적 존 재의 초월 지향을 암시한다. 따라서 김현승의 시에서 까 마귀는 검은 빛, 소리, 비상성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소멸 성과 창조성 그리고 영혼의 영원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김현승의 시는 인간 존재와 지상적 사물의 유한성과 소멸성을 극복하고 본질적이며 영원한 세계를 지향하는 초월적 정신을 형상화하였다. 그것은 바로 그 리스도교적 세계관과 시적 상상력이 통합되어 이룩된 업 적이었다. [저 서] 김현승은 생전에 시집을 4권 냈다. 제1 시집 《김현승 시초(詩抄)》(文學思想社, 1963)는 초기작 27편을 수록한 것으로 자연을 소재로 한 낭만적 감성의 생기가 엿보인다. 제2 시집 《옹호자의 노래》(宣明文化社, 1963)는 반생의 주요 작품을 수록한 것으로, 시인의 내면 세계, 사회적 · 민족적 현실 등 그 소재가 다양하다. 제3 시집 《견고한 고독》(關東出版社, 1968)과 제4 시집 《절대 고독》 (成文閣, 1970)은 청교도적 신앙과 사상을 견고한 이미지 로 형상화한 김현승의 후기 시 특징이 두드러진다. 그 후 《김현승 시 전집》(關東出版社, 1974)과 유고 시집 《마지막 지상에서》(創作 批評社, 1975)가 발간되었다. 이 밖의 저서로는 <한국 현대시 해설》(關東出版社, 1972), 《세계 문예 사조사》(高麗出版社, 1974), 《고독과 시》知識産業社, 1977) 등이 있다. ※ 참고문헌 郭光秀, <사라짐과 永遠性 - 金顯承의 詩世界〉, 《韓國詩文學大系 金顯承》, 知識産業社, 1982, pp. 219~303/ 金宗吉, , <堅固에의 執念 - 金顯承 詩의 스타일을 중심으로>, 《진실과 언어 - 김종길 제2 시론집》, 일지사, 1974, pp. 127~139/ 權泳溱, <詩와 宗 敎的 想像力 - 金顯承 詩에 나타난 사물의 心像 構造와 '까마귀' 의 象徵性을 中心으로>, 《崇實語文》 2, 1985, pp. 51 ~84. 〔權泳溱〕
